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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승계 비용 13조…'상장·합병·지주사' 정의선의 치트키는

정의선 회장, 지주사격 모비스 지분 0.33%뿐…'50조 가치'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 주목

김동현 기자  2026-05-13 17:18:25
현대자동차그룹이 완성차 업체를 넘어 로보틱스 및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리레이팅(기업가치 재평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가 상용화를 준비하며 기업의 정체성도 변화하고 있죠. 이 시점에서 시장의 시선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 전략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안정적인 지배력 확보와 그룹의 오랜 숙제인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무려 13조원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시장 안팎에선 최근 몸값이 급등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기업공개(IPO)가 이 방정식을 풀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그룹 지배축 현대모비스, 총수 일가 지분율은 7%

현대차그룹은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 중 사실상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는 곳은 현대차가 아닌 현대모비스죠.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 22.36%를 쥔 최대주주이고 현대차가 기아(35.17%)를, 기아가 다시 현대모비스 지분 18.11%를 보유하며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룹 지배력의 핵심인 현대모비스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낮다는 점입니다. 현재 정몽구 명예회장이 7.47%, 정의선 회장이 0.33%를 각각 보유 중입니다.

시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의 완전한 승계와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위해 필요한 자금이 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정의선 회장이 기아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8.11%를 직접 매입하고 향후 정몽구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지분을 승계받는 데 내야 할 상속·증여세로 막대한 금액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죠.

그러나 정의선 회장이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은 필요 자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정 회장이 보유한 핵심 자산으로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20%, 현대오토에버 7.3%, 현대엔지니어링 11.7% 등입니다. 이 지분을 전량 현금화해도 그 규모가 5조~6조원 수준에 그치죠.

#현대모비스·글로비스 합병 시도와 철회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아예 시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2018년,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개편안을 발표했으나 주주들의 반대로 자진 철회한 바 있습니다. 당시 거버넌스 방정식의 핵심은 현대모비스의 인적분할 후 글로비스와 합병이었죠.

현대모비스를 모듈·AS사업 신설회사와 핵심부품 존속회사로 분할하고 신설회사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구조 개편을 추진했습니다.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현대글로비스와 신설회사를 합병해 정의선 회장→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이 계획은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를 비롯한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등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합병 비율의 공정성 논란이 터진 것이죠.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불거진 사법 리스크를 목격했던 현대차그룹은 논란이 커지자 계획을 전격 철회했습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등장, 그룹 리레이팅

이 가운데 정의선 회장의 개인 지분율이 높은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승계를 위한 강력한 레버리지 카드로 급부상했습니다. 정 회장은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약 21.9%를 직접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현대글로비스가 보스턴다이내믹스에 891억원을 추가 출자(지분율 0.3%p 증가)할 당시 기업가치를 역산하면 그 규모가 약 29조 7000억원에 달합니다.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사업에 대한 가치가 재평가 받으며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100조원을 돌파했죠. 이에 따라 시장에선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몸값이 최소 50조원 이상을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기업가치를 5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정의선 회장의 지분 가치는 10조원에 육박합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이를 현금화한다면 상속세 재원 마련과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IPO 리스크는?

다만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나스닥 등 해외 상장이 본격화할 경우 몇가지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그중 하나가 중복 상장에 따른 모회사 주주가치 훼손 논란입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최대주주는 미국 계열사인 HMG글로벌(56.5%)이며 이 HMG글로벌은 현대차(49.5%), 기아(30.5%), 현대모비스(20%) 등 이미 상장된 그룹 3사가 지배하고 있죠.

최근 현대차그룹 주가 상승의 핵심 동력이 로보틱스 사업에 대한 리레이팅 효과였던 만큼 자회사를 별도 상장할 경우 기존 3사 주주로부터 "미래 사업을 쪼개기 상장해 주주가치를 희석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주주들과 가치를 공유할 방안을 내놓아야 하는 이유죠.

보스턴다이나믹스는 미래 성장성까진 입증했으나 아직 흑자 궤도에는 오르지 못한 상태입니다. 매년 매출 규모가 성장하고 있으나 순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죠. 지난해에는 매출 1500억원을 기록했으나 순손실이 5000억원 이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IPO의 또다른 목적은 연구개발(R&D) 자금 확보죠.

#다른 카드는…현대엔지니어링 IPO·지주사 정공법

전문가들은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 외에도 현대차그룹이 다른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있다고 분석합니다. 과거 철회했던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이죠. 현대엔지니어링은 2019~2020년 상장을 추진하다 증시 위축을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습니다.

정의선 회장의 지분(11.7%)이 적지 않은 회사인 만큼 언제든 현금화 가능한 개인 핵심 자산으로 평가받습니다. 건설·플랜트 업황 회복이나 지배구조 개편 시기와 맞물려 상장 작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단순히 지분을 사고 것을 넘어 판을 새로 짜는 전략입니다. 현대모비스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지주사를 현대차와 합병하거나 정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지주사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입니다. 순환출자를 단번에 끊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정공법이지만 이 역시 분할·합병 비율의 공정성 과제가 남습니다.

#미완의 지배구조 개편, 돈과 비율의 싸움

2018년 현대모비스·글로비스 합병 무산 이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계는 멈춘 듯 보였으나 실제로는 미래 로보틱스 사업을 통해 총수의 지분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됐습니다.

지배구조 개편이든 승계든 본질은 결국 현금 확보와 시장이 납득할 공정한 비율의 싸움입니다. 전기차와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전통 완성차의 틀을 깨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의 한계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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