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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신세계그룹 면세점 계열사 신세계디에프가 1년물 CP(기업어음) 발행을 재개했다. 새해 들어 1년물 CP 상환 일정이 도래하자 일찌감치 200억원을 조달하며 여유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1년물 CP를 주로 활용하던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연말 처음으로 모회사 지원을 받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조달수단 다변화에 나섰다. 해가 갈수록 부채비율이 증가하며 차입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인천국제공항 DF2 사업권 반납이 완료된 뒤 현금 유입이 기대된다.
◇지속된 적자에 부채비율 상승세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디에프는 지난 9일 200억원 규모 CP를 발행했다. 만기는 364일로 과거 CP 발행을 함께한 바 있는 iM증권이 주관을 맡았다. 지난해 10월 300억원 규모 1년물 CP를 찍은 지 3개월 만이다.
만기가 1년에 육박하는 CP를 사용하면 발행사 차원에서 장점이 분명하다. 만기 1년 이상인 경우 별도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1년에서 하루만 모자라도 제출 의무가 사라진다. 사실상 장기 CP에 가까운 수준으로 조달이 가능한 셈이다.
신세계디에프는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기업어음 발행 규모를 연간 1000억원 안팎으로 관리해왔으나 2023년부터 기조가 달라졌다. 2022년 말 기준 단기차입금 중 기업어음 발행잔액은 800억원이었는데 2023년 말 3900억원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단기차입금도 2022년 말 2040억원에서 1년 사이 4450억원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이듬해인 2024년 영업적자로 전환하면서 시장성 조달 수요가 지속됐다. 2023년 중국 따이공에 지급하던 모객비용 정상화를 통해 매출은 줄었음에도 흑자를 이어갔지만 인천공항 DF2·DF4구역 영업 개시 후 임차료 부담이 상승하면서 2024년 197억원 영업적자를 나타냈다.
CP 같은 단기차입을 통해 현금 유출에 대응하다 보니 자연스레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도 상승했다. 2023년 말 184%였던 부채비율은 2024년 말 228%로 높아지더니 작년 3분기 말 기준 258%로 늘었다. 차입금의존도도 역시 40% 후반 수준을 이어오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는 총차입금을 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작년 11월 '30년' 만기 영구채 데뷔전도 단기 조달에만 치우친 것도 아니다. 지난해 2월에는 3년물 사모채 발행으로 5년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2020년 발행한 1100억원 규모 사모채는 2023년 보유 자금을 통해 상환했는데 지난해 1100억원 규모로 발행을 재개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모회사인 신세계 지원을 받아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신세계의 지급보증 덕에 'AA-' 신용도로 1000억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수요예측에서 1910억원 주문이 들어와 금리가 연 4.24%로 정해졌다. 만기가 긴 특성상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3년 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3년물 회사채와 유사한 셈이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금리가 연 2%포인트 높아진다.
작년 전방위 조달 증가는 인천공항 DF2의 적자 누적과 관련이 깊다. 임대료는 이용객수와 연동돼 비용은 늘었는데 기대만큼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매달 적자가 발생했다. 결국 신세계디에프는 작년 10월 사업권 반납을 결정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DF2구역 영업이 마무리되는 상반기 신세계디에프의 비용 부담도 덩달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오는 4월 1910억원 규모 DF2구역 임차보증금 회수가 예정돼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인천공항 DF2·DF4구역 임차보증금 증가로 인해 총차입금 규모가 확대됐다"며 "영업이 끝나는 올해 상반기 차입 부담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