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신세계면세점(법인명 신세계디에프)가 조달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최근에는 만기 1년 미만의 ‘단기 조달’ 방식을 택했다. 사모채와 장기CP를 동시에 활용하면서 차입구조를 다변화하는 전략을 취했다.
금리 변동 구간에 맞춰 자금 운용의 유연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차입 총량을 절반 가까이 줄이며 재무 구조를 탄탄히 다지는 전략에 해당한다. 면세시장 회복세 속에서 ‘단기·저부채’ 기조가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
◇리파이낸싱 위한 장기CP 1년만 복귀…사모채와 병행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디에프는 이달 초 3000억원 규모의 364일물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신세계디에프의 장기 CP 발행은 약 1년여 만이다. 이번 조달은 오는 10월 말 만기를 맞는 기존 CP의 차환 목적이다. 지난해 11월에도 동일한 금액과 만기로 CP를 발행한 바 있다.
신세계디에프는 올해 6월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의 정기평정에서 단기신용등급 A2+를 유지했다. 신용도 안정성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단기물 발행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번 발행은 총액을 늘리기보다 정기적 조달 주기를 유지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대규모 만기 도래 시점마다 금리 리스크가 커지는 장기물 대신, 단기물을 순환시키며 차환 시점을 분산하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이자비용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시장금리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세계디에프가 장기 CP를 처음 발행한 것은 2021년이다. 당시 코로나19로 면세업이 침체되면서 사모채 시장 접근이 어려워지자, 회사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장기 CP 발행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후 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들자 사모채 발행도 병행했지만, 여전히 CP는 단기 유동성 관리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3월 신세계디에프는 11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3년으로, 금리는 연 3.92%가 책정됐다. 신세계디에프의 사모채 발행은 지난 2020년 1월 초도 발행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업황이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지만, 현금흐름이 안정되면서 단기물 중심 조달이 가능해졌다”며 “시장금리 하락 구간에서 단기 차입을 통해 이자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입 1조→5300억 ‘절반 이하’…단기물 중심 안정화
신세계디에프는 차입 부담을 보수적으로 관리하며 재무안정성을 높여가고 있다. 2021년 말 7550억원에 달하던 총차입금은 2024년 말 기준 5338억원으로 3년 만에 30% 이상 줄었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는 5718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이는 단기 차입 확대에 따른 일시적 변동으로 분석된다.
순차입금 역시 같은 기간 6846억원에서 4488억원으로 감소했다. 2021년 6.8배 수준이던 순차입금/EBITDA 배수는 올해 3월 4.3배로 떨어지며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 부담이 뚜렷하게 완화됐다. 차입금 의존도가 줄어들면서 부채비율도 2021년 295.6%에서 2024년 227.9%로 안정 구간에 진입했다.
출처: 한국신용평가
구조적으로 들여다보면 단기성 차입이 여전히 대부분을 차지한다. 2024년 말 기준 총차입금 5338억원 중 4678억원(88%)이 단기성으로, CP와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다. 반면 장기차입금은 660억원에 불과해 조달·상환 주기를 짧게 유지하고 있다. 단기물 위주 조달로 금리 변화에 대응하면서도, 차환 주기를 세분화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그럼에도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개선세가 뚜렷하다. 2021년 62.7배였던 차입금 의존도는 2024년 43.0배로 낮아졌고, 'EBITDA/이자비용' 배수도 15.7배에서 4.5배 수준으로 조정됐다. 단기 조달 비중이 늘었지만,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 덕분에 이자상환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신세계디에프의 재무 구조는 ‘저부채·단기물 중심’으로 요약된다. 면세사업 회복과 함께 현금흐름이 개선되면서 차입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했고, 2025년 들어 단기 운용 목적의 차입만 부분적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신세계디에프가 면세점 업황 회복을 기점으로 차입규모 축소는 물론 차입 구조 효율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단기물 위주의 유연한 운용이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