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식품이 영구채 규모를 축소시키고 있다. 그동안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부채비율을 관리해 왔으나 실질적 재무부담이 과중하다고 평가받아 왔다. 이에 차환 목적의 신종자본증권은 기존보다 축소 발행하면서 이자 비용 및 실질적 상환 부담을 경감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 속 차환 목적으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금리 부담을 낮추고 만기보장수익을 제공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례적으로 영업이익에 따른 스텝업 조항도 삽입하면서 이자비용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콜옵션 행사 시기를 장기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기발행 신종자본증권 차환 목적 300억 조달, 만기보장수익·스텝업 조항 '눈길'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풀무원식품은 전날 이사회를 개최하고 3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청약일과 납입일 모두 2월 11일로 예정됐으며 조달 자금은 기발행한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차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표면이자율은 2%로 설정되면서 앞선 신종자본증권보다 금리 부담을 덜었다. 그동안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은 모두 이자율이 5% 이상으로 책정되면서 이자 부담을 줘 왔다. 다만 만기보장수익률은 내부수익률(IRR) 기준 연 7%로 정해지면서 금리 외에도 투자자가 안전 장치를 마련한 모습이다. 조기상환은 발행일로부터 3년이 되는 날부터 행사 가능하며, 중도상환일까지의 기간에 대한 만기보장수익률을 달성하는 금액을 상환해야 한다.
특이한 점은 스텝업 조항도 만기보장수익률을 가산하는 방식으로 삽입됐다는 것이다. 우선 발행일로부터 5년이 경과하면 IRR 연 2%p를 가산하고 이후 매 1년마다 1%p씩 추가된다. 여기에 실적에 따라서도 IRR이 가산된다. 2027년 500억원, 2028년 900억원, 2029년 1200억원, 2030년 1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경우 IRR 연 1.5%p가 늘어난다. 최초 실적달성요건시 1.5%p 상승 이후 다시금 달성요건을 충족하면 추가로 1%p가 증가한다.
풀무원식품은 2021년부터 매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있다. △2021년 685억원 △2022년 170억원 △2023년 200억원 △2024년 900억원 △2025년 500억원 등의 영구채를 찍어냈다. 이중 2022년 발행한 170억원만 상환을 마쳤다. 올해 발행을 앞둔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으로는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중 사모 형태로 발행한 500억원을 상환할 방침이다.
2025년 3분기말 연결 기준 풀무원식품의 부채비율은 190.6%다. 총차입금은 6287억원이고 이에 따른 차입금의존도는 42%다.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기타불입자본으로 추가된 2263억원의 자본을 부채로 분류할 경우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418%, 57%로 증가한다.
신종자본증권이 대부분 금리 5% 이상으로 형성되면서 수익분배금에 따른 부담도 상당하다.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신종자본증권 수익분배금으로 69억원이 인식됐다. 현금 유출이 지속되는 상환 속 만기보장수익률을 발행 조건에 삽입한 이유로도 풀이된다.
◇영구채 규모 축소 예정, 콜옵션 시기도 '장기화' 올해 기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스텝업 일시도 앞두고 있다. 2024년 3월 12일 발행한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은 2026년 3월부터 이자율이 상향된다. 이외에도 2021년 발행한 685억원, 2023년 발행한 200억원 규모 역시 올해 하반기 중 스텝업이 예정됐다.
이가운데 올해 3월 스텝업 일시가 도래하는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차환하는 과정에서는 3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만을 발행하면서 영구채의 규모를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구채 성격으로 부채비율을 관리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긴 하지만 이자비용 및 상환 부담은 여전한 만큼 조달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콜옵션 기한 역시 장기화하기 위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 조건으로 금리를 낮추고 만기보장수익률을 제시한 점, 해당 만기보장수익률의 기본 가산 시점이 5년 뒤인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부수적 스텝업 역시 합리적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설정됐다. 2027년 500억원과 2028년 900억원, 이후 추가로 조건이 상향되면서 풀무원식품 입장에서는 우호적인 조건으로 발행을 마쳤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까지 풀무원식품의 순이익은 183억원이다. 올해 추가로 스텝업을 앞둔 신종자본증권 역시 콜옵션 행사 시기를 장기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스텝업 조항은 콜옵션 행사 시기의 장기화를 위해 에쿼티 펀드와 협의했고 에쿼티 펀드의 업사이드 구조를 추구하는 성향이 반영됐다”며 “2025년말 신종자본증권 규모 대비 26년에는 신종자본증권 규모를 일부 축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