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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긴급 점검

금융권, 롯데건설 건전성 실사 압박…유상증자 트리거됐나

①추가 수혈 가능성 배제 어려워…자본확충 방식으로 재무 부담 회피

박기수 기자  2022-11-18 14:03:52
롯데건설 유동성 문제를 외부에서 감지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민감한 쪽은 롯데건설 대주주인 롯데케미칼에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이다. 그룹 안팎에서 롯데그룹에 대한 자금 압박이 거세지면서 결국 롯데케미칼이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THE CFO 취재를 종합하면 롯데케미칼과 채무관계가 있는 금융회사는 최근 롯데케미칼 측에 롯데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전성 등 우발채무로 인한 리스크를 실사해달라고 의뢰했다.

금융회사 관계자는 "단기자금시장 경색으로 롯데건설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고 대주주인 롯데케미칼 측에 롯데건설의 재무 건전성과 유동성 등을 실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PF ABCP는 약 3조1015억원이다. 신용평가사 등 크레딧 업계는 이 금액의 경우 롯데건설의 유상증자를 비롯해 자체 현금, 계열사들로부터 급하게 지원 받은 자금으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 계열사에는 롯데케미칼이 포함됐다. 유상증자 참여와 대여금으로 롯데케미칼이 건설에 수혈한 자금만 약 6000억원에 이른다.

내년 1분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신용연계 유동화증권이 1조7521억원이 있다. 시장 분위기가 완화하지 않으면 추가 수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애초에 시장에서는 일진머티리얼즈 딜을 추진하고 있는 와중에 롯데건설 유동성 지원에 나선 롯데케미칼을 두고 빅딜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내비치고 있었다.

시장 관계자는 "몇 달 뒤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소요해야 하는 기업이 6000억원 이상을 계열사에 지원한다는 것이 매우 큰 부담"이라면서 "자체 자금과 차입으로만 해결하기에는 일진머티리얼즈의 몸값이 매우 부담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자회사 건전성을 체크해달라고 요청받은 상황에서 롯데케미칼 자체의 재무부담을 늘리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라면서 "회사 안팎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CFO의 선택이 유상증자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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