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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덕 위기 넘긴 롯데건설, 내년 초는

PF 우발채무 1분기 1.87조 도래…불확실성 지속에 케미칼 부담 '가중'

박기수 기자  2022-11-01 08:24:00
일진머티리얼즈라는 '대어'를 낚은 롯데케미칼이 인수 자금 마련과 동시에 롯데건설 유동성 지원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계약금을 제외하고 2조원이 넘는 금액을 마련해야 하는 롯데케미칼은 최근 롯데건설에 유상증자로 825억원을 수혈하고 3개월 만기로 5000억원을 대여해줬다.

문제는 롯데건설의 유동성 문제가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유동성 부족으로 내년에도 모회사가 지원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로서는 자금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도 예측한다.

31일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는 약 6조7491억원이다. 이중 올해 말까지 약 3조1015억원의 만기가 집중돼있다.

이 3조1015억원은 유상증자와 롯데케미칼로부터의 자금 대여를 비롯해 보유 현금과 은행권 차입 등으로 메꿀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특히 롯데건설은 은행권 차입으로 1조원이 훨씬 넘는 금액을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기가 코 앞으로 다가온 ABCP 등에 대해서는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문제는 내년이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내년 1분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우발채무 규모는 1조8696억원이다.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4819억원, 4030억원의 PF 우발채무 만기가 도래한다.

물론 현재 단기자금시장 등 시장 상황이 내년 초까지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 정부가 이달 23일 컨틴전시 플랜으로 '50조원+α'의 유동성을 시장에 푸는 등 유동성 완화를 위해 정책적 지원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장 경색 등이 이례적인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올해 중에서도 재건축이나 분양 등으로 유동성이 어느 정도 돌아갈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내년 1분기 상황을 현재 예단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내년 초에도 자금시장에 활로가 뚫리지 않을 경우 모회사로부터 금전 지원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 중인 롯데케미칼이 한 번 더 나설 경우 재무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이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자체만으로도 신용도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총 2조7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인수 대금을 비롯해 인수 후 일진머티리얼즈의 외형 확장을 위한 추가 투자 가능성도 있다. 인수 이후 신용도가 하락할 경우 조달 비용이 상승한다는 점도 재무 건전성을 해치는 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해 조단위 파이낸싱을 진행하면서도 롯데건설에 대한 추가 출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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