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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는 지금

SK와 우버의 '윈-윈' 도모하는 우티 CFO

피터 오 CFO, 올해부터 사업개발 총괄도 겸직...'턴어라운드' 기반 닦기 과제

양도웅 기자  2023-04-10 08:00:00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SK스퀘어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와 미국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의 합작사인 '우티'는 올해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사업개발 총괄도 겸직하도록 업무 분장을 새롭게 했다. 지난해 매출에서부터 적자를 기록한 이례적인 상황에서 재무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사업 확장과 실적 반등을 꾀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티는 티맵모빌리티가 지분 49%, 우버(UBER B.V.)가 지분 51%를 갖는 구조로 법인등기 기준 2021년 1월 설립됐다. 목적은 모바일과 웹 기반의 주문형 여객운송업이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점하고 있는 택시 호출 사업이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가 2년 연속 영업손익 흑자를 기록한 데 반해 우티는 지난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점은 매출액이 마이너스(-) 128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차감한 매출총손익, 여기서 다시 판매관리비를 차감한 영업손익이 적자를 기록하는 사례는 흔하다. 하지만 손익계산서상의 최상단부터 마이너스인 건 이례적이다. 이는 우티가 플랫폼 사용자들에게 사용 대가를 받은 게 아니라 반대로 줬다는 뜻이다.

실제 우티는 가맹 기사를 유치하기 위해 실질 수수료 0%, 가입비 무료 정책 등을 펼쳤다. 더불어 1건만 운행해도 가맹택시에 6000원을 지급하는 현금 지원도 더했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고육지책이었지만 매출액에서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당기순손실이 지난해 1186억원으로 전년 대비 190% 증가했다.

당기순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티맵모빌리티가 보유하고 있는 우티의 지분 가치는 절반 이상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지분 49%의 장부가액은 288억원으로 전년 대비 375억원(57%) 떨어졌다. 이러한 감소는 티맵모빌리티 실적 악화의 원인 중 하나로도 작용했다.

(출처=티맵모빌리티 연결감사보고서)

올해 우티는 실적 반등을 위해 업무 분장을 새롭게 했다. 일례로 피터 오(Peter Oh) CFO가 사업개발 업무도 함께 맡도록 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피터 오 CFO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SK에서 근무하다가 2021년 우티 설립 때 CFO로 합류해 3년째 근무하고 있다.

이번 피터 오 CFO의 업무 범위 확대는 1대주주인 우버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우티의 실질 지배주주는 우버다. 티맵모빌리티 측은 "주주간 약정에 의해 우버(UBER B.V.)가 협의없이 우티에 관련 활동을 단독으로 지시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우티를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티맵모빌리티의 종속기업과 관계기업 9곳 가운데 자산이 두 번째로 큰 곳이 우티다.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곳도 우티다. 티맵모빌리티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점을 고려하면 인지도를 높이고 성장성을 설득하기 위해선 우티의 실적 반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우티는 올해 해외 여행이 본격화되면서 사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우티의 장점 중 하나가 우버 애플리케이션과 연동이 된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SK텔레콤의 T멤버십 이용자 할인 행사도 진행하는 등 두 대주주와의 시너지를 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대주주와의 시너지를 통해 '윈-윈'을 도모하는 역할을 피터 오 CFO가 맡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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