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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너지머티, 일진 계열사 주식매각 현금유입 '쏠쏠'

일진그룹사 주식처분 완료…총매각금액 520억 안팎 추정

이민호 기자  2023-11-02 14:53:12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일진머티리얼즈 시절부터 보유하고 있던 5개 일진그룹 계열사 주식 전량을 처분했다. 이들 주식 처분으로 유입한 현금은 52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연결 기준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일진그룹 일가인 허재명 전 사장이 매입한 일진제강 주식의 기여도가 컸다.

◇일진 계열사 주식처분…허재명 전 사장, 디스플레이·제강 주식매입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일진그룹 계열사 주식을 다수 보유했다. 이들 주식은 일진머티리얼즈 시절부터 보유한 것이다. 올해 3월 14일 롯데케미칼이 2조7000억원에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3%(2457만8512주)를 인수할 때 이들 주식이 인수자산에 그대로 포함됐다. 롯데케미칼이 사들인 지분 전량은 허재명 전 일진머티리얼즈 이사회 의장 사장이 보유하던 것이다. 허 전 사장은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차남이다.

지난해말 연결 기준(자회사 롯데에코월(옛 일진유니스코) 보유분 포함)으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보유한 일진그룹 계열사 주식은 △일진다이아몬드 38만9946주(지분율 2.75%) △일진홀딩스 30만3242주(0.61%) △일진디스플레이 754만0951주(14.64%) △일진전기 64만839주(1.73%) △일진제강 7만5126주(10.35%)였다.


이들 주식의 합산 취득원가는 607억원에 이른다. 일진디스플레이 주식 취득원가가 4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일진제강 110억원, 일진전기 51억원, 일진다이아몬드 33억원, 일진홀딩스 13억원 순이다. 이 때문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서는 이들 주식을 모두 매각하면 현금흐름을 보강하는 효과가 있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인수 3일 후인 3월 17일 일진디스플레이와 일진제강 주식 전량을 처분했다. 이들 주식을 매입한 인물은 허 전 사장이다. 허 전 사장은 이전에는 일진디스플레이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지만 이번 매입으로 허 회장(지분율 24.63%)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일진제강에서도 지분율을 기존 7.39%(3대 주주)에서 17.74%로 늘리면서 허 회장(지분율 68.18%)에 이어 2대 주주로 뛰어올랐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서는 일진제강 주식 매각성과가 꽤 쏠쏠하다. 허 전 사장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보유한 일진제강 주식 전량을 사가는 데 지불한 금액은 215억원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지난해말 장부가액을 106억원으로 평가한 점을 고려하면 막대한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일진제강이 비상장사인 데다 주주가 허 회장 일가로만 구성된 가족기업이라는 특징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반면 일진디스플레이 주식 전량에 대한 매각금액은 74억원에 불과하다. 장부금액은 2021년말 137억원, 지난해말 91억원 등 갈수록 하락했으며 이번 매각금액은 이보다도 더 낮았다. 상장사인 일진디스플레이의 주가가 부진한 탓이다. 매각금액에 책정된 주당가격은 977원이다. 이번달 1일 종가는 915원으로 더 하락한 상태다.


◇매각총액 520억 안팎 추정…연간 EBITDA 절반 수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일진다이아몬드와 일진홀딩스 주식 전량은 2분기 중 매각을 완료했다. 이들 주식은 일진그룹 특수관계자나 특정 인물이 아닌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복수 투자자가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이들 주식을 얼마에 매각했는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매각시기인 올해 2분기 일진다이아몬드 평균주가(2만350원)와 일진홀딩스 평균주가(4696원)를 고려하면 매각금액은 일진다이아몬드 주식이 79억원, 일진홀딩스 주식이 14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일진전기 주식 전량은 3분기 중인 지난 8월 66억원에 매각했다. 일진다이아몬드나 일진홀딩스처럼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복수 투자자가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일진전기 주식 처분을 끝으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5개월 만에 일진그룹 계열사 주식을 모두 현금화하는 데 성공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일진그룹 계열사 주식을 모두 팔아 손에 쥔 금액은 521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연결 기준 EBITDA가 2021년 1128억원, 지난해 1374억원이었고 올해 상반기 456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일진그룹 계열사 주식 매각금액은 적지 않은 수준이다. 특히 전액 현금으로 받기 때문에 현금성자산 누적에 긍정적이다. 올해 상반기말 현금성자산은 8486억원이다. 자산총계(2조4264억원)를 고려하면 자산의 35%가 현금성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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