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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

금리 메리트에 인기 급증, A급 회사채 몰린 자금 '15조'

A급 내에서도 대기업 계열사 선호도 뚜렷

김슬기 기자  2024-02-20 07:56:31
A급 공모 회사채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한화, LS전선 등은 조 단위 수요를 모은 데다가 크레딧 스프레드 역시 개별 민평 대비 두자릿수 이상 좁히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선호를 뚜렷하게 보여줬다. 다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방향성이 정해지면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평이다.

크레딧 시장에서는 최근 AA등급의 크레딧 스프레드가 벌써 국고채 대비 50bp(1bp=0.01%포인트) 안쪽까지 좁혀지면서 금리 메리트가 있는 A급으로 수요가 쏠리고 있다고 봤다. 또한 최근 흥행에 성공한 A급의 경우 주로 대기업 계열사가 다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같은 등급 내 차별화도 심화되고 있다고 봤다.

◇ 연초 후 A급 수요예측에 15조 참여, '한화·LS전선' 등 조 단위 자금 모였다

크레딧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A급 공모 회사채에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15조3000억원 가량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계획한 모집액 2조1800억원과 비교하면 7배나 많은 기관투자자 수요가 모인 것이다. 수요가 몰리면서 증액발행 역시 수월한 상황이다.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아직 발행조건이 확정되지 않은 한화·LS전선·동아에스티·한국토지신탁·녹십자·SK스페셜티·대성홀딩스 등을 제외한 A급 회사들의 최종발행액은 2조7550억원이었다. 이들 기업의 모집액이 1조43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이 증액발행이 이뤄진 것을 알 수 있다.


A등급 내에서는 조 단위의 수요를 모으는 발행사도 있었다. 가장 최근 수요예측을 진행한 한화(A+)는 2년물(모집액 600억원)과 3년물(900억원) 각각 5070억원, 5390억원을 모았고 -35bp, -45bp에서 물량을 채웠다. 증액발행을 고려해도 두 자릿수 이상으로 스프레드를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S전선(A+) 역시 2년물(400억원)과 3년물(300억원) 모집에 각각 5530억원, 5510억원이 모였고 각각 개별민평 대비 -40bp, -46bp 수준에서 모집액을 채웠다. A0등급인 하나F&I와 HD현대케미칼, 팜한농, HD현대중공업은 각각 8930억원, 5740억원, 7390억원, 8650억원 등을 모았고 모두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

◇ A급 금리 메리트 빛났다…대기업 계열사 위주로 흥행

A급 흥행에는 AA급 대비 금리 메리트가 충분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나이스P&I에 따르면 국고채 2년물과 회사채 AA-등급 크레딧 스프레드는 연초 63.5bp에서 16일 기준 56.2bp까지 줄었다. A+등급 크레딧 스프레드는 같은 기간 120bp에서 102.5bp로, A0등급은 138.5bp에서 120bp 수준으로 내려왔다.

A급 회사채의 스프레드가 AA등급 대비 더 빠르게 떨어졌으나 금리가 여전히 4%중반대에서 형성되어 있는만큼 금리 메리트가 있다고 평가받는 것이다. 또한 최근 나오는 회사채의 만기구조(트랜치)가 2년물과 3년물이 대다수인만큼 이자수익을 노리는 기관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금리인하 기대는 여전하지만 1월 FOMC에서 금리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횡보하는 상태"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장 금리가 떨어질 것도 아닌데 장기채에 투자하는 것보다 2~3년물인데 금리가 높은 채권에 투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A급 채권 선호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A급 회사채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모든 발행사가 개별민평 금리 대비 낮은 수준에서 발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건설채로 분류되는 SK에코플랜트의 경우 1년물, 1.6년물, 2년물 등 단기채 위주로 트랜치를 구성했고 모집액을 초과하는 수준에서 수요를 모았으나 각 트랜치별로 +21bp, +40bp, +40bp에서 발행에 성공했다.

또한 이지스자산운용(A-)의 경우 300억원 모집에 660억원이 모이면서 증액발행에 성공했다. 다만 제시한 금리밴드 최상단인 7.2%에서 발행이 결정됐다. 한국토지신탁(A-)은 총 1000억원 모집에 380억원의 유효수요가 모이는 등 미매각이 발생했다. 개별민평 대비 +70bp 수준에서 발행이 이뤄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흥행하는 A급 회사채의 공통점을 보면 우량한 대기업 계열사가 다수라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증권사 RM들도 대기업 외에 재무가 우량한 곳을 중심으로 흥행이 될만한 곳을 찾아가 조달을 제안하는 등 자신있는 발행사 위주로 세일즈를 진행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금리까지 횡보하면서 흥행에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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