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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배당' LG CNS, 사모펀드 엑시트 눈치 봤나

총배당액 1300억대 결정, FI 맥쿼리 '회수' 지속…구광모 회장 비롯 오너일가도 '현금 확보'

김경태 기자  2024-03-14 15:22:19
엘지씨엔에스(LG CNS)가 역대 최대 규모의 배당을 추진한다. LG CNS는 지난해 매출과 이익 모두 증가하는 호실적을 기록하기는 했다. 하지만 현금흐름이 악화한 상황에서 대규모 현금 유출을 감수하는 결정을 했다는 점에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LG그룹은 과거 일감몰아주기 이슈 해소를 위해 LG CNS의 지분 일부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에 매각했다. PEF는 통상 인수했던 지분을 다시 매각하기 전 배당 등의 방법으로 중간 회수를 한다.

이번 대규모 배당도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LG CNS의 최대주주인 ㈜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도 배당으로 직접적인 수혜를 입게 됐다.

◇'사상 최대' 배당 단행 예정, 1325억 유출…현금흐름 '악화' 속 결정

LG CNS는 LG그룹의 대표적인 알짜 계열사다. 시스템통합(SI)업체로 그룹 내부 물량을 기반으로 매해 탄탄한 실적을 올렸다. 이를 기반으로 꾸준히 배당을 하며 모회사인 ㈜LG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근에는 갈수록 배당에 더 과감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2020년 총 746억원을 배당한 뒤 이듬해 951억원을 배당했다. 2022년에는 1038억원을 배당하며 역대 최대 금액을 경신했다.

LG CNS의 총배당액 기록은 1년만에 다시 쓰일 전망이다. IT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다음주께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지난해 회계연도에 관한 배당 지급도 확정할 방침인데 주당 배당금은 1520원이다. 유통 주식 수(8719만7353주)를 대입하면 총금액은 1325억원이다.

IT업계 관계자는 "LG CNS에서 주주환원을 고려해 배당금액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G CNS가 대규모 배당에 나설 수 있는 배경으로는 호실적이 꼽힌다. LG CNS는 비상장사로 작년 사업보고서가 아직 공시되지 않았다. 다만 최대주주인 ㈜LG에 따르면 LG CNS는 작년 실적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5조6053억원으로 전년보다 12.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641억원, 당기순이익은 3324억원으로 각각 20.4%, 25.4% 늘었다. 작년 3분기 연결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배당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은 1조6207억원으로 2022년말(1조5530억원)보다 증가했다.

하지만 현금흐름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배당은 재무활동현금흐름에 잡힌다. ㈜LG에 따르면 LG CNS의 작년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547억원을 기록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046억원으로 전년말보다 2238억원 감소했다.

◇맥쿼리 중간 회수 '함박웃음', 지주사 ㈜LG·구광모 회장 등 '수혜'

LG CNS가 2020년 이후 3년 연속 배당을 늘린 데는 FI의 존재가 지목된다. ㈜LG는 2019년 12월 LG CNS의 지분 35%를 맥쿼리자산운용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맥쿼리자산운용은 '크리스탈코리아 유한회사'를 내세워 2020년 4월 거래를 마쳤다.

당시 거래는 공정거래법상 이슈를 해소하기 위한 측면이 컸다. 공정거래법상 상장·비상장사에 상관없이 총수 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기업이 자회사 지분 50% 이상을 갖고 있으면 '일감 몰아주기'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LG의 LG CNS 지분율은 맥쿼리자산운용과 거래 이후 49.95%를 나타내고 있다.

PEF 운용사는 투자 이후 지분 매각을 통한 완전한 회수(Full Exit)를 하기 전에 배당, 자본재조정(리캡) 등을 통해 중간 회수를 한다. LG CNS가 고배당을 지속할수록 맥쿼리자산운용이 최종 투자금 회수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는 구조다.

맥쿼리자산운용의 지분율(35%)를 고려하면 이번에 배당으로 464억원을 받는다. 2020년 이후 배당받은 금액을 더하면 총 1421억원으로 집계된다.

LG CNS의 최대주주인 ㈜LG, 2대주주인 맥쿼리자산운용 외에 주요 주주들도 대규모 배당으로 수혜를 입게 됐다. LG CNS의 특수관계인 주주로는 구광모 LG그룹 회장(1.12%),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0.84%), 구본준 LX그룹 회장(0.28%), 구본식 LT그룹 회장(0.14%)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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