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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 유증자금 활용 쏠쏠한 이자 장사 '한 번 더'

2년 전 유증 때도 예금·MMT 등 운용 '고수익'…4600억대 유증 자금도 '비슷한 활용'

김경태 기자  2024-03-22 07:24:14
대한전선이 4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한 가운데 향후 자금을 어떤 식으로 운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대한전선이 밝힌 계획에 따르면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실제 투자비로 집행하기 전까지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2년 전 유증 때도 모집 자금을 투자하기 전까지 안정성 높은 상품에 돈을 예치하고 쏠쏠한 이자수익을 얻었다. 세부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도 유사한 방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2년 전처럼 투자 집행이 지연될수록 이자수익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투자 전 유증 자금 활용, 2년 전보다 '상세하지 않은' 설명 기재

대한전선은 2년 전에도 대규모 유증을 추진했다. 2021년 12월 총 5005억원 조달을 목표로 본격적인 유증 작업에 착수했다. 2022년 3월 최종 모집금액 4889억원으로 유증이 마무리됐다.

당시 유증 자금 활용처는 크게 차입금 상환, 해저케이블 시설투자, 운영자금 세 가지였다. 차입금은 최대주주인 호반산업 등에 빌린 돈 2000억원으로 2022년 3월 서둘러 상환했다.

반면 운영자금 880억원은 2022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나눠 집행할 계획을 밝혔다. 해저케이블 시설투자 자금 2000억원은 2022년부터 2023년 하반기까지 안분해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가 집행되기 전까지 시간의 간극이 존재했고 대한전선은 이를 활용했다. 당시 대한전선은 납입일로부터 사용일까지 특정금전신탁, MMF, MMDA 등 금융기관의 단기 금융상품으로 운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달 19일 납입을 완료한 4600억원 규모 유증 자금 역시 비슷하게 활용할 예정이다. 대한전선은 이달 19일 자금 관리와 운용 계획을 밝혔다.

2년 전보다는 세부적인 내용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그 설명도 2년 전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대한전선은 "유상증자 대금 중 자금 사용 시기가 도래하지 않은 금액에 대해서는 국내 제1금융권 등의 안정성이 높은 상품에 예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한전선에 따르면 투자 집행 전 자금 운용을 위해 활용할 금융상품은 2년 전과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은행정기예금과 특정금전신탁 등으로 운용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2년 전보다 투자 집행 기간 '장기', 이자수익 증가 가능성↑

대한전선이 이번 유증 자금을 활용해 거둘 이자 수익은 2년 전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손익계산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투자 집행 계획이 이전보다 훨씬 장기에 걸쳐 이뤄지기 때문이다.

유증 조달액 4625억원을 전부 시설투자에 쓴다. 이 중 해저케이블 2공장 증설에 4125억원, 해외 현지공장 시설투자에 500억원을 배정했다.

해저케이블 2공장 증설은 올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투자한다. 해외 현지공장 시설투자는 올해 이후에 본격 사용될 예정이다. 투자 기간이 2년이었던 이전 유증보다 기간이 훨씬 길다. 그만큼 금융기관에 유증 금액을 예치하는 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이자수익은 영업외손익에 포함돼 손익계산서에 잡힌다. 대한전선이 밝힌 계획대로라면 유증자금으로 인한 이자수익이 약 4년간 손익계산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한전선은 아직 1공장 투자도 완료하지 않았다. 2022년 12월 충남 당진 아산국가산업단지 고대지구에서 임해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는데 올 상반기에 1단계 완공과 생산 개시가 이뤄진다. 내년 상반기 중 2단계 완공, 생산 제품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대한전선의 유증 자금(4625억원) 중 최대주주인 호반산업이 출자한 금액은 2112억원이다. 나머지는 기존 주주, 실권주 일반공모 등으로 조달됐다. 작년 12월말 기준 호반산업과 자사주(0.62%)를 제외한 기타주주의 지분율은 59.2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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