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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사 '시총 뉴노멀'

그룹 시총 2위 안착한 포스코퓨처엠, 다음 목표는 '100조'

소재사로 변신하며 환골탈태…새 경영진 투자 의지 견조

이호준 기자  2024-03-29 16:09:45

편집자주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다 꺼낼 수 없지만 이 말만은 할 수 있다. 쉽게 '대세'가 되진 않았다. 어떤 곳은 여러 번의 '빅 딜' 후 투자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또다른 곳은 적자만 냈지만 기업공개(IPO)의 적기를 제대로 잡아 그룹의 대표 주자에 올랐다. 모든 성장 전략이 다 달랐지만, 어느새 그룹에서도 가장 커져버린 시가총액이 이들의 성공과 새 시대를 주목하게 만든다. 더벨이 갖은 노력 끝에 시장을 사로잡은 주요 그룹 간판 계열사의 시총 그 뒷배경을 들여다본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기자 간담회에서 2030년 시가총액 목표로 '100조원'을 제시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시총이 2조~3조원 사이를 오르락 내리락했던 2020년 이후 단박에 23조원대, 그룹 내 확실한 시총 '2등 기업'으로 안착한 자신감이 느껴진 포부였다.

다만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기) 영역에 진입했다는 평가와 함께 회사를 향한 시장 관심도 일단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또 그룹의 새 회장은 포스코에서만 33년 일한 정통 철강맨이다. 포스코퓨처엠의 포부는 유효할 수 있을까.

◇소재사로 변신하며 환골탈태…그룹사 확실한 '2등 기업'

포스코퓨처엠은 그룹 내에서 가장 역사가 길다. 출발 자체가 1963년 설립된 내화물 생산 업체 삼화화성이다. 1994년 포항축로와 합병하며 내화물 시공까지 할 수 있게 됐고, 2010년과 2018년 각각 음·양극재 분야에 진출, 지금의 사업 구조를 갖추게 됐다.

다만 '상장'은 늦은 편이었다. 포스큐퓨처엠은 2010년대까지만 해도 철강제품의 가공·무역업을 하는 포스코엠텍과 정보기술(IT) 회사 포스데이타과 함께 '코스닥 3형제'로 불렸는데, 상장 시점은 2001년으로 가장 늦었다.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시점도 2019년이다.

그리고 이후 4년 넘게 성공 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시총 관점에서의 핵심 변곡점은 '2020년 조직 개편'이다. 당시 포스코퓨처엠은 에너지소재본부를 처음 설립했다. 이전에도 음·양극재 사업을 진행해 왔지만 독립적인 사업본부까지 세운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내화물' 기업이 '소재' 기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코로나가 발발한 2020년 초까지만해도 시총은 3조원대 였지만 이듬해인 2021년엔 13조원대까지 뛰었다. 당시 배터리 수요가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흐름이 부각되자 회사에 대한 시장 관심도 커졌다.

시총은 이후 파죽지세로 더욱 급등했다. 2022년 10조원대에서 출발했던 시총은 11월 18조원까지 상승했다. 그리고 사명 변경을 거친 2023년에는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란 현상까지 생길 만큼 투자가 집중돼, 그해 7월 시총 40조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포스코퓨처엠을 향한 관심은 잠시 소강상태다. 현재 배터리 시장이 캐즘 영역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 형성된 상태다. 시총도 작년 고점 대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29일에는 23조5100억원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물론 2조~3조원을 오갔던 예전을 생각하면 '환골탈태'라는 평가가 절로 나온다. 포스코그룹 내에서는 확실한 '2등 기업'이 됐다. 2020년까지도 포스코퓨처엠의 시총은 그룹 내 3~5위에서 오르락내리락 했다. 현재 시총 1등은 포스코홀딩스가 지키고 있다.

(단위:백만원, 출처: KRX)

◇2030년 시총 '100조' 목표…새 경영진의 의지도 확인

여기서 만족해도 좋을 것 같지만, 중장기적으로 지속 성장이 전망되는 전기차 시장을 감안하면 다른 문제다. 이차전지 소재에 대한 관심도 이제 시작 단계일 수 있단 얘기다.

포스코퓨처엠이 더 큰 목표를 세우고 있는 배경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2030년 시총 목표로 '100조원'을 제시했다. 그룹 내 모든 상장사 시총을 더한 것보다 많다. 그만큼 회사 내부적으로도 주가를 견인할 요소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룹 차원의 투자 의지도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장인화 신임 포스코그룹 회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무조건 성공시켜야 한다는 굳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차전지 소재 투자에) 소극적이지 않겠다"고 했다.

실제로 사세 확장 움직임은 '현재 진행형'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사업목적에 '이차전지 소재 원료' 관련 사업을 추가했다. 앞으로 회사의 사업 영역이 이차전지 소재의 '원료단'으로 넓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장에 알린 셈이다.

시장의 관심을 모을 만한 '이벤트'도 여럿 있다. 올해 9월 포스코퓨처엠과 미국 자동차 회사 GM(제너럴모터스)와 캐나다 퀘벡 지역에 짓는 연산 3만톤(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올해 예정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계획대로 추진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진한 전방 수요로 단기적인 실적 자체는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최근 리튬 가격 반등, 투자 가속화로 시장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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