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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

와이씨켐, 유리기판 소재 유망주 등극 '고공비행'

AI 반도체 시장 겨냥 코팅제·PR 제품 개발, 고객사 품질평가 진행

이우찬 기자  2024-04-16 18:24:38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와이씨켐의 기세가 드높습니다. 2022년 7월 코스닥에 상장한 와이씨켐은 올해 들어 승승장구하고 있어요. 가본 적 없는 2만원선을 훌쩍 돌파했고, 3만원을 터치하기도 했습니다. 반도체 산업 회복 국면에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종가는 전 거래일(14일)보다 3.78% 상승한 2만8800원을 기록했는데요. 기간별 수익률이 대단합니다. 1개월 동안 93.29% 상승했고 3개월 동안 173.76% 올랐네요. 1억원을 올초에 투자해 전량 매도했다면 수익금만 1억7300만원에 달하는 겁니다.

몸집도 크게 불어났습니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14일 시가총액은 1459억원이었는데요, 지난 15일 종가 기준 시총은 2912억원입니다. 체격이 두 배가 됐습니다. 장중 최고 주가 3만5400원을 찍었던 지난 5일 종가 기준 시총은 3000억원을 돌파한 3119억원에 달했습니다. 상장 당시에는 어땠을까요. 2022년 7월 시총은 1600억원에서 1800억원 사이였습니다.

단연 개인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주도했습니다. 최근 1년 동안 91만5225주를 순매수했어요.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만주, 52만주가량을 순매도했습니다. 최근 3개월로 좁히면 외국인도 매수에 힘을 실었고요.

6개월 주가가 1만원 안팎을 오르내린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라고 부를 수 있겠네요. 지난해 10월 27일 종가는 8530원으로 시총은 862억원에 불과했거든요. 최저 시총대비 현재 3배 이상의 평가를 받는 겁니다.

◇Industry & Event

2001년 7월 설립된 와이씨켐은 i-Line 포토레지스트(PR)와 KrF(크립톤불소) PR, 스핀온카본하드마스크(SOC) 등의 포토소재 제품을 생산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에 납품하는 반도체 전자재료 기업입니다.

차세대 D램으로 손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성장에 맞춰 TSV용 포토레지스트를 국산화해 국내 반도체 기업에 공급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특히 와이씨켐은 유리기판용 소재 개발을 마무리해 주목 받고 있습니다. 반도체 패키지 두께를 더욱 얇게 하고 반도체 성능을 대폭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유리 반도체 기판용 특수 폴리머 유리코팅제와 구리도금 공정용 포토레지스트를 개발했죠. 양산을 눈앞에 두고 고객사가 제품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와이씨켐이 반도체 유리기판 전용 핵심 소재 3종(포토레지스트·스트리퍼·디벨로퍼)을 올해 하반기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면서도 안정적인 게 장점으로 꼽히는데요. 반도체 미세화에 발맞춰 기판도 1960년대 플라스틱 패키지에서 1980년대 세라믹, 1990년대 유기물 패키지까지 진화해왔죠.

기존 유기물 패키지 방식은 서버, 인공지능(AI) 가속기 등 하이엔드 어플리케이션에서 기판이 대형화되면서 열에 취약한데요. 반면 유리기판은 열에 강해 휘어짐이 적고 회로 패턴 왜곡이 50% 감소해 평탄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같은 면적에서도 최대 10배 많은 전기 신호를 전달하면서 대면적 기판 양산 수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상용화를 위해서는 데이터 급증을 커버할 수 있는 유리기판 소재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엔비디아와 인텔, 삼성전자 등 너나없이 차세대 반도체 핵심 사업으로 유리기판에 주목하는 상황입니다.

◇Market View

폭발적인 급등세에도 와이씨켐을 다룬 증권사 리포트를 찾기는 어려웠는데요. 가장 최근 리포트는 지난해 12월 하나증권의 리포트였습니다. 다만 이 리포트는 상장 주관사였던 하나증권이 관련 규정에 따라 연간 두 차례 발간한 정기 리포트 중 일부였습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4년 텅스텐 슬러리 공급이 본격화되며 외형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텅스텐 슬러리 외에도 ArF 포토레지스트, 글라스 기판용 포토레지스트 및 특수 폴리머, 극자외선(EUV) 린스 등 지속적으로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유리기판 소재를 의미하는 글라스 기판용 포토레지스트 등을 일부 언급했을 뿐입니다.

반도체용 유리기판을 다룬 산업 분석 리포트에서는 관련 기업으로 와이씨켐이 여러 차례 언급됐습니다. 그로쓰리서치는 지난 11일 리포트에서 와이씨켐에 관해 "반도체 유리기판 전용 핵심 소재 3종 연구 개발를 마치고 양산 준비단계 돌입했다"고 썼습니다.

KB증권은 지난 5일 리포트에서 유리기판 수혜주 한곳으로 와이씨켐을 꼽았어요. 해당 리포트는 "유리기판을 균열로부터 보호하는 특수 폴리머 유리 코팅제와 구리 도금용 포토레지스트 등을 개발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기존 디스플레이용 유리 코팅제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기업"이라고 소개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와이씨켐의 키맨으로는 이승훈 대표가 꼽히는데요. 이 대표는 부친 이성일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이성일 대표(지분율 29.22%)에 이어 지분 10.87%를 보유한 2대 주주입니다. 이 대표가 1975년생이고, 이성일 대표는 1943년생입니다.

이 대표는 회사가 설립된 2001년부터 경영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경북대 전자재료공학 석사, 연세대 MBA 학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영남대에서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20년 이상 경영활동을 하면서도 배움의 끈을 놓치 않고, 전문성을 구축해왔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와이씨켐의 경영 시계도 빨라지고 있는데요. 이 대표에게 직접 최근 주가와 유리기판 양산에 관해 물어보려고 했지만 연락이 닿지는 못했습니다. IR 담당자를 통해 현재 회사의 경영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IR 담당자는 "유리기판용 소재를 개발해 고객사 양산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양산 시점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고객사 감산 이슈가 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흑자전환과 외형 확장을 위해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IR 관계자는 "초미세 반도체 공정에 들어갈 소재인 극자외선 광원용 소재 2종이 상업 생산에 들어갔다"며 "유리기판용 소재와 더불어 신제품을 활용해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와이씨켐이 양산 중인 소재는 MOR(Metal oxide resist) 포토레지스트 전용 신너와 디벨로퍼인데요. EUV MOR은 기존 유기 타입 EUV 포토레지스트를 대체할 무기 타입 포토레지스트로 차세대 공정용 소재입니다. 신너는 포토레지스트 스핀코팅 후 실리콘 웨이퍼 가장자리에 불필요한 이물질을 제거하는 데 사용되는 소재입니다. 디벨로퍼는 일정 부위 포토레지스트를 제거해 패턴을 형성하는 데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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