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효과를 보고 있다. 3년만에 총차입금이 2조원대로 내려오면서 차입 및 이자 부담을 경감시켰다.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개선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차입 구조가 단기화됐다는 점은 부담 요소다. 물론 CJ ENM의 현금 창출력이 개선되고 있고 대규모 투자 계획도 당장엔 없는 만큼 상환 및 차환 여력은 충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3개년 차입금 ‘우하향’ 추세, 자산 유동화 ‘유효’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ENM의 2024년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2조885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말 대비 11.4% 감소한 수치다. CJ ENM의 총차입금은 2022년 3조5892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후 줄곧 우하향 중이다.
CJ ENM의 차입금이 급증하던 건 2021년부터다. 당시 △콘텐츠 제작 역량 고도화 △음악 메가 IP 확보 △디지털 역량 강화 △제작역량 글로벌화를 진행하기 위해 향후 5년 동안 5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2021년 9200억원을 들여 미국 할리우드 제작사인 엔데버콘텐츠(현 피프스시즌)을 인수하기도 했다.
다만 공교롭게도 2022년부터 CJ ENM의 수익성이 저해되기 시작했다. 광고 시장의 침체와 콘텐츠 제작비 증가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영향이었다. 2023년에는 거금을 들여 인수한 피프스시즌이 미국 작가·배우 파업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규모 투자와 함께 수익성이 저해되자 CJ ENM은 외부 차입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2020년 1조1930억원이던 총차입금은 2021년 2조1518억원, 2022년 3조5892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CJ ENM은 ‘자산 유동화’ 카드를 꺼내들고 비영업용 자산을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4년 차입금 감소 배경 역시 자산 유동화에 있다. 지난해 7월 CJ ENM은 보유 중인 넷마블 주식 429만7674주를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지분 5%를 2501억원에 처분했고 이를 재무건전성 제고에 투입했다. 이를 포함한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투자의 처분으로 유입된 현금은 총 2818억원 수준이다. 유형자산 처분을 통해서도 1696억원의 현금 유입이 있었다.
2024년 연결 기준 CJ ENM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조4026억원이다. 2023년 대비 8.3% 증가한 수치다. 반면 비영업자산 매각 과정 속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9358억원을 기록했다. 현금 지출 폭이 2023년 대비 3300억원가량 줄어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차입금 상환 등 재무활동을 통해 5694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2022년과 2023년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각각 1조2034억원, -1275억원이었다.
◇차입 구조는 단기화, 커버리지 자체는 ‘개선’ 총차입금 규모는 작아졌지만 부채비율도 오히려 153.3%로 15.1%p 증가했다. 이는 2024년 CJ라이브시티 처분손실 등을 반영하면서 당기순손실 5808억원을 기록한 영향이다. 해당 당기순손실이 이익잉여금을 차감하면서 자본총계가 5000억원가량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차입 구조도 단기화된 양상을 보였다. 2024년 말 연결 기준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CJ ENM의 단기성 차입금은 1조457억원으로 2023년 말 9129억원 대비 14.5% 증가했다. 이에 따라 단기차입금의존도도 13.9%에서 18.7%로 늘어났다. 장기차입금을 상환한 대신 단기차입금은 추가로 조달한 영향이다.
다만 상환이나 차환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CJ ENM의 현금창출력이 개선되고 있다. 2024년 CJ ENM은 영업이익 1045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1조7062억원으로 7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영업활동현금흐름도 함께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여기에 차입금 축소로 이자 비용에 대한 부담도 경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CJ ENM이 부담한 이자비용은 총 1786억원으로 2023년 대비 3.2% 증가했다. 이는 CJ ENM 영업이익 1045억원보다도 높은 금액이다.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차입금 규모가 급감하기 시작한 만큼 이자 비용으로 인한 지출도 눈에 띄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CJ ENM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장 상황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며 "25년에도 재무 건전성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효율적인 사업 전략 추진으로 이익 턴어라운드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