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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매물 분석

'관리 모드' HB저축, 영업 대신 대출채권 양수

최대주주 한빛대부, 2023년 매각 추진했으나 곧 철회…영업축소 불구 올해 가계대출 급증

유정화 기자  2025-07-11 07:42:55

편집자주

저축은행업계 전반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저축은행 79곳 중 잠재매물로 거론되는 매물은 20여곳에 이른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영업 여건이 악화하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을 필두로 수년간 멈춰 섰던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매자들의 시선은 어떤 저축은행을 향할까. 더벨은 시장에서 거론되는 저축은행 매물들의 히스토리와 강점과 약점을 살펴본다.
HB저축은행은 저축은행 매물을 언급할 때 빠짐없이 거론되는 곳이다. 서울에 본점을 두고 있어 영업구역상 이점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2023년 최대주주인 한빛자산관리대부(이하 한빛대부)는 HB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최근엔 BIS비율이 하락하면서 영업권 확대를 목적으로 한 M&A 허용 대상에 포함됐다.

HB저축은행은 업황이 악화한 2022년부터 본격적인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 영업 확대보단 부실채권 정리에 주력했다. 2022년 스탁론에 이어 2023년 6월엔 신용대출 영업을 중단했다. 대신, NPL 회사처럼 다른 금융사로부터 대출채권을 양수해 여신을 관리하는 모습이다.

◇수도권 영업구역 강점, 다만 대손비용 늘며 수익성 악화

HB저축은행의 최대주주는 한빛자산관리대부다. 한빛대부는 지분 100%를 갖고있는 사모펀드 HB투자파트너스에서 특수목적법인(SPC) 지에프1호를 설립해 2020년 ES큐브를 인수했다. ES큐브의 손자회사인 HB저축은행(당시 라이브저축은행)을 우회 인수를 통해 품에 안게 됐다.

HB저축은행 주주현황. /사진=HB저축은행

이후 HB홀딩스그룹이 HB저축은행에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지분을 늘렸다. 올 1분기 기준 HB저축은행 주주현황을 보면 HB홀딩스그룹이 58.95%, ES큐브가 38.57%, 양은혁 한빛대부 회장이 1.21%, 양 회장 아내 이서연씨가 1.21%, 변강우씨가 0.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HB홀딩스그룹은 한빛대부가 지분을 보유한 중간 지주 성격의 회사다.

한빛대부는 인수 3년 만인 지난 2023년 말 삼일PwC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면서 HB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기존 금융업에 진출하지 않았던 중견기업들이 인수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지만 매각 측과 원매자 간 가격을 두고 이견이 커 한빛대부가 결국 매각을 철회했다는 후문이다.

HB저축은행의 장점은 영업권역을 서울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상호저축은행법은 영업권역을 서울,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강원, 광주·전남·전북·제주, 대전·세종·충남·충북 등 6개로 나누고 있다.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 권역 저축은행의 경우 다른 권역에 속한 저축은행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HB저축은행은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경영 여건이 크게 악화한 상태다. 2022년만 하더라도 1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나 2023년과 2024년 연이어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 부실채권에 따른 대손비용 지출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 1분기에도 128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자본적정성 지표도 악화했다. HB저축은행의 올 1분기 BIS비율은 11.70%로 전년 동기(13.22%) 대비 1.55%p 하락했다. 이에 영업권 확대를 위한 M&A 기준이 충족됐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저축은행 사태 이후 엄격히 제한했던 M&A 규제 문턱을 한시적으로 낮춰 BIS비율이 12%에 미달하는 저축은행에 대한 M&A를 허용했다.

◇2023년부터 신용대출 판매 중단, 이달 디지털뱅크 앱 운영 종료

업황 악화 속에 HB저축은행은 부실채권 상·매각에 주력하고 있다. 대손충당금에서 부실채권 상·매각으로 차감된 비용을 보면 2023년 918억원, 2024년 469억원 수준이다. 올 1분기엔 212억원을 추가로 쌓고 53억원을 상·매각에 활용했다. 올 1분기 말 대손충당금 잔액은 754억원 수준이다.

영업도 대폭 축소했다. 2022년 10월 주식을 담보로 주식 매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스탁론 판매를 중단했다. 이듬해 6월엔 신용대출 3종 판매를 멈췄다. 추가로 여신을 확보하기 보단 보유한 대출 관리에 주력하기 위한 판단이었다. 현재 HB저축은행이 판매하는 상품은 담보대출 3종이 전부다.


디지털 플랫폼인 'HB디지털뱅크' 앱 서비스도 이달부터 운영을 종료했다. 대출 영업을 축소한 만큼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022년 말 3942억원이던 가계대출 규모는 신용대출 판매 중단 이후 작년 말 2150억원까지 축소됐다.

그런데 HB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규모는 올 1분기 3707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대출 영업을 재개해서가 아니라 타 금융사의 대출채권을 양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 금융사 채권 양도 현황을 봤을 때 HB저축은행은 주로 카드사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대출채권을 양수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타 금융사의 NPL을 매입하는 건 통상 대부업체가 담당하는 업무라는 점에서 이례적인 행보다. 이는 최대주주인 한빛대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빛대부는 대형 NPL 매입·추심 금융사다. 작년 말 기준 자산총계는 3조5825억원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52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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