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 전반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저축은행 79곳 중 잠재매물로 거론되는 매물은 20여곳에 이른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영업 여건이 악화하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을 필두로 수년간 멈춰 섰던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매자들의 시선은 어떤 저축은행을 향할까. 더벨은 시장에서 거론되는 저축은행 매물들의 히스토리와 강점과 약점을 살펴본다.
OSB저축은행의 최대주주는 일본 금융그룹인 오릭스코퍼레이션이다. 2010년 전신인 푸른2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일본 자본 가운데 가장 먼저 국내 저축은행업에 진출했다. 초기 OSB저축은행은 오릭스 지원을 받으며 성장을 지속했지만, 2022년부터 이어진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건전성과 수익성 모두 악화한 상태다.
OSB저축은행은 잠재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과거 매각을 추진한 경험과 더불어 BIS비율이 12%를 하회하면서 영업권 확대 목적 M&A 허용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서울, 인천·경기권을 비롯한 전국 4개 영업권을 뒀고 부동산담보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에도 비교적 건전성 지표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점은 강점으로 평가된다.
◇2019년 매각 추진했으나 가격 이견으로 철회
OSB저축은행은 일본 오릭스가 한국에서 투자활동을 시작한 초창기 투자 포트폴리오다. STX엔파코 지분 18%를 매입한 이후 2년 뒤 기업공개(IPO)로 엑시트한 이후 발굴한 투자처가 바로 OSB저축은행이다.
OSB저축은행 지분 구조. / 사진=OSB저축은행
2010년 오릭스는 1300억원을 웃도는 금액을 투입해 OSB저축은행의 경영권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올림푸스캐피탈에 OSB저축은행 지분 약 23%를 393억원에 넘겨, 현재는 OSB저축은행 지분 76.77%를 소유한 대주주다.
스마일저축은행을 자산·부채 이전(P&A) 방식으로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인수 당시 7551억원이었던 자산규모는 2015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며 업계 6위로 도약했고, 2018년에는 2조원을 넘어섰다. 배경에는 담보대출이 자리했다. OSB저축은행은 주로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승인하며 건전성을 관리해 왔다.
오릭스는 인수 9년 만인 2019년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며 OSB저축은행 매각을 본격화했다.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SI) 및 재무적 투자자(FI)를 대상으로 투자안내문(Teaser Letter)을 발송한 뒤 매물에 관심을 보이는 복수의 원매자를 추려 비밀유지약정(NDA)을 체결했다.
그러나 매각가를 두고 원매자 측과 이견이 컸다는 후문이다. 원매자 측은 순자산가액의 1배 수준인 1700억원이었던 반면 매각 측은 PBR 2배 수준을 적용한 3400억원을 제시했다. 당시 매각 측은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양호하다는 점과 개인소액대출로 영업을 확대할 여력이 있다는 점을 셀링 포인트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가격에 대한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았고 오릭스 측은 매각 철회를 결정했다. 희망가를 굳이 낮출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당시 오릭스는 M&A 적기가 아니라고 판단해 대주주가 매각을 종료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에도 OSB저축은행은 부동산 시장 호황에 힘입어 성장을 지속해 2022년 자산 3조원을 넘어섰다.
OSB저축은행 경영 상황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크게 악화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274억원, 359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 1분기에도 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기업대출 특화 포트폴리오 불구 건전성 비교적 '양호'
자기자본도 감소세에 있다. 2022년 2846억원이었던 자기자본은 올 1분기 2132억원까지 줄었다. 경영 여건 악화에도 모그룹을 통한 유상증자나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이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OSB저축은행은 그간 축적된 이익잉여금을 통해 위험가중자산(RWA) 정리하며 BIS비율을 관리하고 있다.
OSB저축은행의 올 1분기 BIS비율은 11.75%로, 영업권 확대를 위한 M&A 기준을 충족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저축은행 사태 이후 엄격히 제한했던 M&A 규제 문턱을 한시적으로 낮춰 BIS비율이 12%(자산 1조 미만 11%)에 미달하는 저축은행에 대한 M&A를 예외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OSB저축은행이 보유한 영업권 역시 저축은행 인수를 희망하는 이들에겐 매력적인 요소다. OSB저축은행은 서울, 경기·인천뿐 아니라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라·제주 등 총 4개 영업구역을 갖췄다. 사실상 지역 내 여신 규제와 상관없이 전국구 영업을 펼칠 수 있다는 의미다.
OSB저축은행 용도별 대출금 현황. /사진=OSB저축은행
OSB저축은행은 기업금융 특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올 1분기 기준 기업대출 비중이 72.9%, 가계대출 비중은 21.5% 수준이다. 담보별로 보면 총여신 1조7413억원 중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63.2%, 신용대출 비중은 19.9%로 나타았다.
반면 유사그룹으로 묶이는 타 저축은행과 비교해 리스크 관리도 잘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가령 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순고정이하여신비율, 연체율을 비교하면 OSB저축은행은 각각 11.45%, 13.59% 수준이다. 반면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은 모두 20%대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OSB저축은행은 부동산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사세를 키운 것 치고는 건전성 지표가 나쁘지 않다"며 "일본계 금융사답게 부동산 관리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OSB저축은행은 수도권 영업구역을 모두 확보한 몇 없는 중·대형 저축은행"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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