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저축은행 매물 분석

M&A 시장에 쏟아져 나온 저축은행, 인수 매력은

[총론] 4곳 중 1곳이 잠재매물로 평가…NPL 늘며 낮아진 몸값, 리테일금융 확장 이점

유정화 기자  2025-07-04 08:40:11

편집자주

저축은행업계 전반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저축은행 79곳 중 잠재매물로 거론되는 매물은 20여곳에 이른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영업 여건이 악화하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을 필두로 수년간 멈춰 섰던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매자들의 시선은 어떤 저축은행을 향할까. 더벨은 시장에서 거론되는 저축은행 매물들의 히스토리와 강점과 약점을 살펴본다.
다수 저축은행이 매물로 쏟아져 나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잇따른 부동산 대출 부실로 건전성 지표는 물론 수익성도 크게 뒷걸음친 영향이다. 다만 올 들어 변화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간 저축은행 인수합병(M&A)에 발목을 잡아 온 부실채권이 점차 정리되고 있고, 금융당국이 자율적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어서다.

저축은행 인수로 얻는 이점은 뭘까. 업계는 저축은행은 수신 기능이 있는 만큼 리테일(소매금융) 영업을 확대해 안정적으로 현금창출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2020년대 초만 하더라도 저축은행은 M&A 시장 단골손님이었다. 특히 수년간 외형이 축소되며 몸값이 저렴해진 만큼 비금융사의 금융업 진출 통로로도 용이하다는 평가다.

◇늘어난 M&A 잠재 후보군, 리스트 오른 저축은행은

금융감독원 및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M&A 잠재매물로 꼽히는 저축은행은 약 20개사에 달한다. 이는 OK금융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상인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등을 비롯해 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되는 저축은행과 금융당국이 제시한 M&A 기준에서 구조조정 대상에 편입된 저축은행 등을 포함한 숫자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저축은행 사태 이후 엄격히 제한했던 M&A 규제 문턱을 한시적으로 낮췄다. BIS비율이 12%(자산 1조 미만 11%)에 미달하거나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 결과 자산건전성 4등급 이하를 받은 곳을 구조조정 대상 저축은행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영업권 확대 목적 M&A를 허용했다. 자율 구조조정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작년 말 자산총액과 BIS비율을 고려한 M&A 대상 저축은행은 총 11곳에 이른다. 기준치에 미달한 저축은행은 △페퍼저축 △상상인저축 △JT친애저축 △OSB저축 △JT저축 △고려저축 △상상인플러스저축 △HB저축 △동양저축 △영진저축 △라온저축 등이다.

여기에 금융당국 경영실태평가 결과 자산건전성 4등급을 받아 적기시정조치(유예 포함)를 받은 저축은행은 △안국저축 △라온저축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SNT저축 △페퍼저축 △우리저축 △유니온저축 등이 있다. 이외에 시장에서 꾸준히 매물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대아저축, 대원저축, 조은저축 등이다.

그러나 실제 저축은행 M&A는 당국 취지완 달리 대형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5월 SBI저축은행은 교보생명에 지분 과반을 2026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매각해 경영권을 넘기기로 합의했다.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은 OK금융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계열사 간 합병을 제외하면, 마지막으로 진행된 저축은행 M&A는 2022년 초다. 한빛자산관리대부(이하 한빛대부)가 대구·경북 지역 영업권역을 기반으로 하는 참저축은행을 우회적인 인수 방식으로 품에 안았다. 2021년에는 다올저축은행의 전신인 유진저축은행은 대주주 적격성 이슈가 불거졌고 다올투자증권에 매각된 바 있다.

◇낮은 PBR·수신 기능은 메리트, 금융당국 허들은 '변수'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저축은행 M&A는 활발하게 이뤄졌다. 2021년 SK증권은 MS저축은행을 인수했다. 미래그룹과 대광그룹은 2020년과 2019년 스마트저축은행과 대한저축은행을 사들였다. 비슷한 시기 한빛대부가 지분 100%를 갖고있는 사모펀드 HB투자파트너스에서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HB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신규 인가가 사실상 불가능해 진입장벽이 높은 동시에 지역기반 영업망이 확고하기 때문에 안정적 현금창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79개 저축은행 체제는 2015년부터 유지되고 있다. 게다가 당시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딜 사이즈가 500억원~1000억원 수준으로 자금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매력도를 키우는 요인이었다.

업계는 현재 저축은행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동시에 주요 고객인 중·저신용자의 상환 여력이 악화하면서 과거보다 더 많은 부실채권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79개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2018년 2조9924억원에서 2021년까지 3조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2022년 이후 급증해 올 1분기 고정이하여신은 10조2291억원을 기록했다. 부실채권이 정리되며 작년 말(10조4551억원)보단 2260억원 감소했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 후에 추가 부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유상증자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NPL이 저축은행 몸값을 낮췄다"며 "업계 호황기 시절과 비교하면 주가순자산비율(PBR)도 낮게 책정될 개연이 크다"고 했다.

저축은행의 수신 기능도 보험사, 증권사, 캐피탈사 등 금융사의 관심을 끄는 요소다. 은행보단 비용 부담이 크지만 자체적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 리테일 영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 최근 대손충당금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했으나 저축은행 이자마진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과 비교하면 고위험 차주를 상대하기 때문에 심사만 잘 이뤄진다면 은행보다 큰 수준의 이자마진을 거둘 수 있다"며 "또 자산이 줄어든 만큼 비금융사 입장에서 과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저축은행을 인수해 금융업에 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국도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긴 하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 허들을 넘는 작업은 간단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호저축은행법 제10조의 6에 따라 저축은행의 대주주가 되고자 하는 자는 금융위원회에 승인을 받아야한다. 이 과정에서 인수예정자의 자금출처증빙 및 향후 사업계획에 대한 강도 높은 심사가 이뤄진다는 평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