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금융사 중 유일하게 KRX300 시가총액 상위 2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넘어선 실적 개선과 적극적인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해외법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내수 중심에서 벗어나 글로벌 수익 구조를 확보한 점이 돋보인다. 향후 미래에셋증권의 추가적인 성장 동력은 자기자본 운용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IMA 인가 여부에 달려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4조→11조 시총 급증, 올해 상반기 ROE '10.9%' 더벨 SR본부는 올 상반기 KRX300 종목들의 △매출 △영업이익 △영업활동현금흐름 △CAPEX(무형자산 제외 기준) △부채비율 △순조달 △시가총액 등 7개 영역 데이터를 비교하고, 상·하위 25개 기업을 지표별로 살폈다.
그 결과 미래에셋증권은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상승 지표(연초부터 올해 9월 9일 기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상위 25개 기업 중 유일하게 금융사로 이름을 올린 곳은 미래에셋증권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시총 상승율(139%) 기준 전체 14위를 차지했다. 코스피 기준으로는 11위에 달했다.
연초 4조7009억원을 기록했던 미래에셋증권 시가총액은 지난 9일 종가 기준 11조2352억원을 기록했다. 9개월 만에 6조원 이상 급증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시총 10조원 이상을 넘긴 것은 대우증권 합병 이후 처음이다.
상법 개정안 등 정책 수혜 기대감에 더해 증권업 호황이 맞물린 결과다. 실제 KRX 증권업 지수는 연초 732.46포인트에서 1426.07포인트로 94%나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35%를 훌쩍 넘기는 수치다.
증권 지수 상승을 주도한 대형 증권사 중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의 상승률이 높았던 이유는 복합적이다. 먼저 안정적인 수익창출력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 66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0.3%나 증가한 수치다.
해외법인 실적 호조와 안정적인 퇴직연금 수익이 실적을 견인했다. 미국과 중국 혁신기업 투자 평가이익도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투자목적자산은 흑자 전환했고 2분기에는 13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 결과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ROE는 10.9%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올해 밸류업 목표치(ROE 10% 이상)를 이미 넘겼다. 주주환원을 위해 매년 보통주 1500만주와 우선주 100만주 이상을 소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배력 확대에 따른 추가 주주환원 기대감도 한몫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지주사 체제 없이도 창업주 박현주 회장을 중심으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박현주 회장→미래에셋컨설팅→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증권으로 이어진다.
실제 미래에셋증권 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 7월까지 약 100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증권 보통주를 장내매수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그룹은 상위 계열사(컨설팅, 자산운용, 캐피탈)에 대한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증권과 생명 등 자회사에 대한 지분을 늘릴수록 주주환원 확대 시 상위사의 효용이 커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운용의 묘' 발휘 기회인 IMA 1호 인가 해외 법인 성장성도 강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 세전이익 2242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연속 세전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연환산 순익 기준 ROE도 8%에 달한다. 통상 증권업종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이유로 내수 중심 사업이 꼽히는 만큼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증권업종이 오랜 기간 저평가됐던 점도 상승 요인 중 하나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자기자본 규모 1위를 자랑하고 있음에도 최근 3년 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배 이하에 그쳤다. 올해 5월 기준으로도 0.6배를 기록했다. PBR이 낮았던 기업일수록 투심 회복시 주가 상승 폭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하반기에도 주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장에서는 상반기 증권사가 이미 최대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추가 성장을 위한 동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요인 중 하나로는 IMA 인가 등 신규 라이선스 획득이 거론된다.
IMA 1호 사업자로 지정되면 오는 2028년까지 수신자금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험자본(중소·벤처기업·VC)으로 구성해야 한다. 현재 자기자본 200%로 제한된 발행어음 한도도 IMA 포함 300%까지 확대된다. 리테일 경쟁력 강화 등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12조4190억원에 달한다. 별도 기준으로도 10조원을 넘겼다. 8조원 이상이라는 조건은 이미 충족한 만큼 IMA 지정 신청 후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IMA 인가를 위한 TF팀을 꾸려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MA는 발행어음과 규모와 범위 면에서 차이가 크다"며 "발행어음은 본질적으로 단기 상품인데 당장 프리 IPO 기업 투자를 한다고 해도 최소 3년에서 5년은 걸린다. IMA 사업 진출 여부가 향후 증권사 경쟁력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