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계열사의 주가 상승이 상반기에도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 시가총액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주당 100만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황제주 반열에 오르내렸다. 지주사 한화와 한화오션, 새 식구가 된 한화엔진과 한화시스템까지 방산과 조선, 그 부품을 아우르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꾸린 덕이다.
단일 종목으로는 단연 에이피알의 약진이 눈에 띈다. 소비재 부문뿐 아니라 전체 KRX300 기업 중 시총 상승 면에서는 1위를 굳혔다. 글로벌 각지에서 러브콜을 보낸 현대로템은 시장에서도 선택을 받아 시총 상승 2위에 올랐다. 두 기업 모두 상승률이 300%를 웃돈다.
◇조선·방산 '최적의 포트폴리오' 한화그룹 더벨 SR본부는 KRX300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활동현금흐름, CAPEX(무형자산 제외 기준), 부채비율, 순조달, 그리고 시가총액 등 7개영역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 산업의 흐름을 짚어봤다. 한화그룹의 계열사들은 상위 25곳의 기업 중 5곳을 차지할 만큼 고르게 좋은 성과를 보였다.
한화그룹을 넘어 국내 시장에서 가장 극적인 가격상승을 이룬 기업은 단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연초 시가총액 15조5686억원에서 상반기말 시총이 49조원 이상까지 오르며 20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시총 상승은 배경이 분명하다.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확실하게 굳혔고, 잔여 수주액을 보면 앞으로의 호실적도 예견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상반기 1조4257억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56%에 달하는 성장세다. 1조291억원이 확대됐다.
계열사들도 상반기 몸값을 재차 올렸다. 조선과 방산을 아우르는 좋은 포트폴리오를 지닌 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약진 속 그룹 자체의 투자 신뢰도도 높아진 덕으로 보인다. 지주사인 한화와 조선사 한화오션, 선박 엔진을 제조하는 한화엔진과 방산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화솔루션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화의 같은 기간 상승률은 216.45%다. 한화오션과 한화엔진, 한화시스템이 각각 193.39%, 141.31%, 117.15%로 그룹 내에서 뒤를 이었다.
◇상승률 300% 넘긴 에이피알·현대로템 기업별로 보면 에이피알이 단연 1위다. 상승률은 328.44%로 2위인 현대로템의 304.03%도 훌쩍 뛰어넘는 압도적 성과를 냈다.
에이피알은 해외 매출 비중을 7할까지 높인 데다 글로벌 전략이 주효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매출액 2660억원으로 전년대비 79% 상승, 영업이익은 546억원으로 전년대비 97% 확대됐다.
2분기에도 최대 실적을 이어가면서 상반기 누적 매출액이 5938억원으로 전년대비 95% 늘었다. 2분기 지역 비중에서 미국이 29%까지 늘었고 메디큐브 등 화장품의 매출이 2271억원으로 전년대비 217% 급증했다. 연간 매출액 목표였던 1조3000억원도 현실화 단계라는 평가다.
현대로템은 상반기 방산 부문인 디펜스 사업의 수익성이 탄탄하게 받쳐주면서 누적 매출액 2조5938억원, 영업이익 4604억원을 기록했다. 또 폴란드 K2 추가 계약에 대한 소식이 상반기 이어지면서 주가 상승에 탄력이 붙었다. 철도 부문도 모로코 등에서 조단위 수주계약을 따냈고 주주환원 메시지도 전했다.
◇코스닥, 제약사 평정…'에이비엘바이오' 280%↑ 코스닥 기업 중에서는 다섯 곳이 상위 25위 안에 안착했다. 3곳이 제약사일 만큼 바이오 기업의 시총 상승이 눈에 띄었다. 그중 에이비엘바이오는 전체에서 3위를 차지할 만큼 상승률이 높았다. 281.09%로 차석과의 차이가 40% 이상이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4월 영국 GSK와 IGF1R(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 수용체) 기반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 기술이전 계약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크게 올랐다. 당시 오른 주가가 하락하지 않고 우상향을 유지하면서 시총을 키웠다.
펩트론과 파마리서치도 나란히 10위와 11위를 기록했다. 펩트론이 같은 기간 190.29%, 파마리서치가 156.16%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