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안식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재무실장(부사장)은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며 차입금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내후년까지 글로벌 방산·조선·해양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투자 계획을 이행한다. 윤 부사장은 투자 성과가 가시화하기 전까지 현금 창출력을 끌어올려 추가 차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부터 중장기 투자 계획을 추진 중이다.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투자에 내후년까지 연결 기준(이하 동일)으로 최소 11조700억원을 쓸 예정이다. 투자는 방산 부문(약 10조원)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조선·해양·에너지 분야에 배분했다. 투자 영역은 △해외 투자 6조2700억원 △연구개발(R&D) 1조5600억원 △지상 방산 인프라 투자 2조2900억원 △항공·우주 산업 인프라 투자 9500억원 등으로 나눴다.
항공·우주 분야 지분 투자도 활발하다.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자회사 한화시스템은 각각 한국항공우주(KAI) 지분 2.74%(2800억원), 0.58%(599억원)를 취득했다. 올해 추가로 주식을 취득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결 실체가 보유한 KAI 지분은 4.99%로 늘었다. 지난달 KAI와 방산·우주·항공 분야 미래 사업을 협력하는 협약도 맺었다.
◇ 내후년까지 투자 단계…상환은 2029년 이후 지난해 11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재무실장으로 부임한 윤 부사장은 투자 재원 마련과 재무 안정성 관리 임무를 맡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6월 수립한 중장기(4개년) 투자 계획과 주주 환원 정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재무 전략을 펴야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중장기적으로 상환에 무게를 둔 재무 전략을 짰다. 내후년까지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을 투자에 쓰는 성장 투자 단계로 설정했다. 축적한 기술력과 해외 거점을 기반으로 성장이 빨라지는 시기는 2029년이다. 이때부터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 건전성 개선을 도모한다. 2035년 실적 목표는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이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2.6배, 영업이익은 3.2배 커진 수치다.
주주 환원 규모는 성장 단계에 맞춰 늘린다. 내후년까지는 2024년 환원액(주당 배당금 3500원, 배당금 총액 1591억원) 이상을 배당하기로 했다. 지난해 결산 배당은 주당 7000원(배당금 총액 2601억원)으로 결정했다. 오는 24일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다음 달 지급한다.
올해는 투자 집행액이 가장 큰 해다. 연간 투자 계획은 △지난해 2조2644억원 △올해 4조7918억원 △내년 2조7354억원 △내후년 1조2785억원이다. 올해 주요 투자 분야는 방산 부문 해외 투자(2조2605억원)와 조선·해양·에너지 부문 해외 투자(9013억원)다.
지난해 유상증자로 투자 재원을 상당 부분 확보해 둔 덕분에 자금 운용은 한결 수월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1조3000억원)와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유상증자(2조9188억원)로 4조2188억원을 조달했다. 그해 장·단기차입금을 늘려 현금 2조1334억원도 유입시켰다.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전년 대비 4조6112억원 증가한 7조9018억원이다.
지난해 유동성 증가분(4조6112억원)은 대부분 유상증자 미사용 자금(4조128억원)이다. 사실상 사용처가 정해져 있는 돈이다. 내후년까지 △해외 방산 업체 지분 투자(2조2188억원) △해외 조선 업체 지분 투자(8000억원) △모듈형 추진장약(MCS) 스마트 팩토리 구축·운영 등 시설 투자(5133억원) △무인기 개발, 항공·우주 설비·운영 등 시설 자금(4807억원)으로 쓸 계획이다.
◇ 지난해 유상증자 뒤 재무 안정성 개선, 4조 미사용 자금으로 보유 윤 부사장이 투자 계획과 주주 환원 정책 이행 과정에서 차입 부담이 커지는 걸 최소화하려면 현금 창출력을 키우고, 운전자본에 현금이 묶이지 않도록 현금흐름을 관리해야 한다. 지난해 자본을 확충하고, 2024년 12월 종속기업으로 편입한 한화오션 1년치 실적이 온전히 반영돼 재무 안정성 지표와 현금 창출력을 개선했다.
차입금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순차입금/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024년 3.6배에서 지난해 1.2배로 개선됐다. 증자 뒤 유동성이 늘어 지난해 말 순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전년 말보다 2조4790억원 줄어든 4조9236억원이다. 같은 기간 한화오션 연결 편입 효과 등으로 EBITDA는 1조8992억원 증가한 3조9621억원이다.
현금 창출력과 함께 잉여현금흐름(FCF)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FCF는 전년 대비 1조3411억원 증가한 1조8607억원이다. 그해 한화오션 FCF(5980억원)가 온전히 반영되며 연결 실체 가용 현금이 늘었다. 그해 방산 부문도 EBITDA가 전년 대비 6513억원 증가한 2조4914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FCF는 대부분 지분 투자로 빠져나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관계·공동기업 주식 취득에 1조3565억원(처분액 차감)을 썼다. KAI, 넥스트데케이드(미국 액화천연가스(LNG) 기업) 등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취득에도 6710억원(처분액 차감)을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