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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덕 승승장구, '목표주가'도 뚫은 삼성생명

견조한 실적과 삼성전자 지분가치 영향…보험 업종 내 최고 주가 상승률

조은아 기자  2026-02-05 07:37:00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오천피' 시대입니다. 선두에는 당연히 삼성전자가 있습니다. 최근 JP모간은 삼성전자 주가가 앞으로도 45~50%가량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천장'이 어디일지 주주들도 연일 행복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주가 움직임을 삼성전자 주주만큼이나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삼성생명 주주들입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지분 가치에 삼성생명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삼성생명은 한때 공모가조차 밑도는 '만년 저평가주'였습니다. 명실상부 생명보험사 '원톱'이지만 주가만큼은 이름값을 못했습니다. 수년간 제자리걸음하던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한 건 2024년부터입니다. 2024년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등으로 박스권에서 벗어난 주가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는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층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삼성생명 주가는 4일 19만7500원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역대 최고가로 20만원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불과 3주 전 나온 증권사 리포트의 목표주가도 가뿐히 뚫었습니다.

올해 들어 상승률은 26.4.%에 이릅니다. 오천피를 이끈 주요 대형주와 비교하면 낮아 보일 수 있지만 다른 보험사들과 비교하면 상당합니다. 한화생명의 경우 올해 주가가 18% 올랐습니다. 삼성화재 주가는 3.82%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KRX보험 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12%입니다.


◇Industry & Event

삼성생명은 2010년 유가증권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습니다. 하지만 상장 나흘 만에 공모가(11만원) 밑으로 떨어졌고 3년 넘게 공모가 아래에 머물렀습니다. 이후에도 반등하는가 싶으면 다시 반락하는 지지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오랜 기간 6~7만원대 사이에 갇혀있던 주가가 탄력을 받기 시작한 건 2024년부터입니다. 1월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계획을 밝힌 뒤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보험사 가운데 최고의 자본력을 갖춘 삼성생명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주주환원을 확대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주가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2024년 10만원대를 찍었습니다.

진짜는 2025년부터입니다. 삼성생명 주가는 한 차례 더 업그레이드됩니다. 지난해 삼성생명의 주가 상승률은 66.2%에 오릅니다. 주가를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으로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꼽힙니다. 삼성생명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면서 지분 가치가 재평가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최근엔 삼성전자의 특별배당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배당의 수혜를 입는 삼성생명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보험업법 개정안(삼성생명법)도 빼놓을 수 없죠. 이 법이 통과돼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면 엄청난 매각 차익을 얻게 됩니다. 이 자금을 어떻게 쓰든 삼성생명에겐 득입니다.

실적도 좋습니다. 최근 몇 년 삼성생명의 순이익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순이익이 2조302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수치입니다.

◇Market View

증권가도 삼성생명의 실적 외에 삼성전자 지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1월 13일 삼성생명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9% 상향한 17만6000원으로 제시했습니다.

김도하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총자산의 19%가 삼성전자 지분"이라며 "직전 목표주가 산정 시점과 비교해 사업 가치는 유사하나 보유지분 가치가 37%(5조3000억원) 상승한 점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이전 대비 19%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별도기준 총자산에서 삼성전자 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말 10%에서 2025년 말 19%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연말과 비교해 삼성전자 주가가 30% 이상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이 비중은 더욱 확대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1월 23일 실적과 함께 삼성전자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연간 순이익 2조원 이상의 이익 체력이 확인될 것으로 보이며 안정적인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 확보 능력으로 업종 내 가장 견조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라 삼성전자가 특별배당을 실시한다면 삼성생명은 배당수익 증가 등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며 "보험 업종 최선호주"라고 평가했습니다.

전망은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1조3000억원 규모의 특별배당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특별배당을 더한 연간 총 배당 규모는 11조1000억원입니다. 이에 따른 삼성생명의 배당수익만 9400억원에 이릅니다.

◇Keyman & Comments

삼성생명이 기업가치 제고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 시기는 주가가 상승세를 탄 시기와 비슷합니다. 총주주환원율 목표로 50%를 제시한 것도 2024년입니다. 이후 꾸준히 배당을 늘리면서 지난해 배당성향(총주주환원율)이 41.3%를 기록했습니다. 2024년의 38.4%보다 3%포인트가량 높아진 수치죠. 조금씩 목표를 향해 다가서고 있습니다.

단순히 배당을 늘리는 게 아니라 주주와의 소통에도 한층 신경을 쓰는 모양새입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경영지원실 산하에 IR팀을 새로 구성했습니다. 기존 IR 부서는 재경팀 아래 IR파트였는데 이를 팀 단위로 격상해 IR 부문에 힘을 실어줬죠. 신설된 IR팀에는 IR파트와 더불어 기업가치전략파트를 신설했습니다. IR파트가 투자자 대상 IR 활동을 하는 부서라면, 기업가치전략파트는 주주들의 요구사항을 듣고 소통하는 주주 커뮤니케이션 창구입니다.

삼성생명의 기업가치 제고 전반은 이완삼 경영지원실장(CFO)이 이끌고 있습니다. 그는 순수한 재무 전문가보다는 '현장 밀착형 CFO'에 가깝습니다. 경영지원 업무 수행 경험은 물론이고 영업과 전략 등에도 높은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삼성생명은 현재 시장으로부터 꾸준히 밸류업 계획 공시를 요구받고 있지만 아직은 시기가 불투명합니다.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는 역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문제가 꼽힙니다.

이 CFO는 지난해 11월 IR에서 "밸류업 공시가 지연되고 있는 점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재 대내외 시장 상황과 정부의 자사주 소각 관련 법 개정 방향성 및 진행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데 적절한 시기에 공시가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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