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은 지난 1년간 주식 시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국내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삼성생명 주가도 주춤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생명의 탄탄한 펀더멘탈이 원동력이지만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가치도 한몫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는 100조원을 넘었다. 삼성생명의 기업가치를 좌우할 만큼 영향력을 지닌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변수다. 삼성생명은 올해 초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처분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으로 자회사 삼성화재를 포함한 지분율이 법적 한도를 초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법 개정 등 변수도 여전하다.
◇삼성생명, 보유 '삼전' 가치 100조 넘어…1조대 현금화 성공 삼성생명은 지난 29일 주식 시장에서 26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 대비 6.84% 줄어든 가운데 최근 국내 주식 시장의 변동성과 맞물려 지난 1년간 보였던 상승세가 꺾인 모양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10만원대에 머물렀던 삼성생명 주가는 상법 개정 등의 영향으로 올해 6월 한때 51만6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보험업계 1위라는 타이틀과 더불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치가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고 본다. 탄탄한 펀더멘탈은 과거에도 유지됐던 만큼 이례적인 주가 상승을 견인한 원동력은 반도체 호황기가 맞물리며 급증한 삼성전자 지분 가치 때문으로 해석됐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4억9766만185주(8.51%)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를 고려하면 100조원이 넘는 가치다. 올해 1분기 말 삼성생명의 별도 기준 자산총계가 329조원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으로 얻는 실익도 상당하다. 우선 삼성전자가 주주환원을 확대하면서 연간 7000억원이 넘는 배당 수익이 들어오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 주식은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 비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물론 주가 하락 시 받는 영향도 있지만 예년 대비 상승한 주가는 기본자본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하면서 1조원 넘는 현금화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425만여주를 매각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도 624만여주를 처분해 총 1조4400억원 상당을 현금화했다. 이와 관련 삼성생명 재무 조직은 삼성전자에서 유입되는 배당 수익이나 현금화한 재원 활용을 두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전략을 수립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삼성생명이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 명함을 내밀기 시작한 배경으로 꼽는다. 삼성전자 지분 매각 및 배당금 등으로 유동성이 넉넉해진 만큼 자본을 투하할 매물을 찾는 것이다. KDB생명 인수전에도 이름을 올린 상황이며 글로벌 자산운용사 지분 투자 및 M&A 등도 검토 중이다.
◇'금산법·보험업법' 규제 곳곳, 지배구조 개편 핵심 삼성전자 지분이 삼성생명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례로 최근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한 것도 피할 수 없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삼성생명이 자회사 삼성화재와 보유한 지분율이 10%를 초과할 수 있어 선제적으로 처분한 것이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은 금융사가 비금융사의 지분을 10% 이내로 보유하도록 규정한다. 삼성생명은 자회사 삼성화재와 삼성전자에 대한 합산 지분율이 10%에 거의 근접한 상황이다. 금산법을 준수하기 위해선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했다. 1조원대 현금 확보란 이점도 있지만 삼성전자에 삼성생명 자본재분배가 연동된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삼성전자 지분은 고민거리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10년 전 삼성생명은 지배구조 개편에서 중간금융지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현재는 중간금융지주 제도가 동력을 잃으며 중단됐지만 삼성전자 지분의 처리 방향은 전체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다. 여기에 정치권도 보험업법 개정안(일명 삼성생명법) 등으로 압박하고 있다. 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채권 등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재 총 자산의 3%를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할 수 없게돼 있는 만큼 시가 평가 시 삼성생명으로선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회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생명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의 지분 가치가 예년보다 더 커진 상황인 만큼 그동안 거론됐던 삼성물산에 매각 등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