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배당을 실시한다. 최대주주 신창재 회장이 받게 되는 배당금은 2년치를 더해 800억원대에 이른다. 신 회장은 현재 일부 PE들과 여전히 풋옵션 행사 가격을 놓고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시간이 길어지면서 신 회장의 자금 부담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배당금의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이자비용 등 자금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신 회장에겐 숨통을 틔어줄 것으로 보인다.
◇2년 연속 배당, 신 회장 배당 수익 800억원대 12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어 2025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190원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195억원으로 전년보다 0.8%가량 감소했다. 배당성향은 1.5%포인트(p) 낮아진 15.7%를 보였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763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킥스비율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면서 2년 연속 배당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 측은 "주주 배당 요구에 부합하며 재무건전성 확보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지급여력(킥스·K-ICS)비율은 배당 전 203.2%에서 배당 후 201.4%로 소폭 낮아진다.
교보생명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신창재 회장이 지분 33.78%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이번 배당을 통해 404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지난해의 경우 보통주 1주당 1200원, 전체 1205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신 회장이 받은 배당금은 407억원으로 2년간 받은 배당금을 모두 더하면 811억원이다.
교보생명은 꾸준히 배당을 해오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 배당을 건너뛴 건 2023년밖에 없다. 2022년 지주사 전환을 결정하며 831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 데다, 킥스비율 경과조치를 신청하며 배당 제한을 받게 돼 배당을 쉬었다. 당시 교보생명의 재무적 투자자(FI)인 어피니티 컨소시엄(어피니티, GIC, IMM PE, EQT)이 배당 확대를 요구하면서 주주제안을 냈으나, 안건이 통과되지 못했다.
이 때를 제외하면 매년 적게는 500억원대, 많게는 1500억원대 배당금을 꾸준히 지급했다. 배당성향은 10~30%대를 오갔다.
◇분쟁 길어지며 자금 수요↑, 배당 수익은 '가뭄에 단비' 배당금은 신 회장의 유일한 수익원이다. 교보생명은 보험업계 자산 3위 수준의 대형 보험사지만 신 회장의 보수는 다른 보험사 오너들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2023년 7억원대, 2024년 8억원대의 보수를 받았다. 같은 기간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이 각각 25억원대, 27억원대의 보수를 받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신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영향인데 그런 만큼 배당 수익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신 회장은 현재 IMM PE, EQT와 여전히 법정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협상이 가능한 곳부터 먼저 정리하면서 지난해 어피니티(9.05%)와 GIC(4.5%)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은 SBI금융그룹과 함께 사들였다. 신 회장은 이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주기 위해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자금을 빌렸다. 신 회장은 보유 지분 일부와 PE들로부터 인수한 지분을 담보로 상환 자금을 조달해왔다.
법적 분쟁이 길어지면서 필요한 자금도 계속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후속 FI 대응이 이어지면서 원금 부담이 커졌고, 이자비용까지 겹치며 전체 비용 부담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추가 자금 수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지분 매각 대신 중재 절차를 이어가고 있는 IMM PE, EQT의 교보생명 합산 지분율은 약 11%다.
이들은 풋옵션 가격으로 주당 41만을 주장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신 회장 측 지급 부담은 2조원 안팎으로 분석된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신 회장 측이 IMM PE, EQT에 하루 20만달러, 약 2억8830만원의 간접강제금을 지급하라고 판단하기도 했다. 다만 해당 판결만으로 신 회장에게 간접강제금 지급 의무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은 FI인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2012년 1조2000억원(주당 24만5000원)에 교보생명 지분 24%를 사들이면서 시작됐다. 당시 주주 간 계약에는 회사가 약속한 기한(2015년 9월)까지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하면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되팔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IPO가 무산되자 어피니티는 2018년 주당 41만원에 풋옵션을 행사했고 신 회장은 계약 자체가 무효라며 대금 지급을 미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