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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돌 맞은 예금보험공사

111조 공적자금 기록, 특별계정 종료 1년 늦춘다

③누적 회수금액 64조, 서울보증보험 회수 작업 진행형…기금체계 개편 분수령

유정화 기자  2026-06-19 13:50:03

편집자주

외환위기와 저축은행 사태 등 위기마다 금융 안전망 최전선에서 역할을 수행해온 예금보험공사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저축은행 특별계정 운영기한이 올해 말 종료되고 내년에는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 청산 시점이 도래하면서 예금보험제도의 구조를 새롭게 설계해야 하는 분기점에 서 있다. 김성식 예보 사장이 최근 '국민의 금융 일상을 지키고 금융에 안정을 더하는 KDIC'를 새 비전으로 제시했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예금보험공사의 발자취와 공적자금 회수 성과, 금융안전망의 현재와 미래 과제 등을 짚어본다.
외환위기와 저축은행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예금보험공사가 투입한 공적자금은 110조원이 넘는다.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집행된 자금이지만 국민 부담으로 조성된 만큼 회수 여부 역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출자주식 매각과 파산배당, 책임재산 환수 등을 통해 현재까지 절반이 넘는 자금을 회수했다.

특히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설치된 특별계정은 올해 말 운영기한 종료를 앞두고 있어 금융당국은 잔여 부채 정리를 위해 운영기한을 1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라는 위기의 유산을 정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금체계를 설계해야 하는 분수령에 들어섰다.

◇금융위기 막은 안전판, 111조 상환기금

외환위기 당시 예금보험공사는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한 공적자금 집행기관 역할을 맡았다. 금융회사가 연쇄적으로 부실화되면서 예금자 보호와 구조조정을 동시에 수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예보는 예금보험금 지급뿐 아니라 출자와 출연, 자산매입 등을 통해 금융회사 정상화를 지원했다.


올해 4월 말 기준 에금보험공사가 상환기금을 통해 지원한 공적자금은 총 110조8946억원에 달한다. IMF 외환위기와 저축은행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투입된 자금이다. 은행에 가장 많은 44조2292억원이 투입됐고 종합금융회사 21조7080억원, 보험사 19조3885억원, 금융투자회사 12조5264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원 방식도 다양했다. 출자 방식이 50조7937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보험금 지급이 30조3124억원, 출연이 18조6117억원, 자산매입이 10조5799억원이었다. 금융회사 자본 확충과 예금자 보호, 부실자산 정리 등 목적에 따라 자금이 집행됐다. 금융시장 불안을 차단하고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한 비용이었다.


회수 작업도 병행해 왔다. 올해 4월 말 기준 누적 회수액은 63조9582억원으로 회수율은 57.7%를 기록했다. 은행 부문 회수액이 32조795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종금사 9조6808억원, 보험사 8조7906억원, 저축은행 5조907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아직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46조9364억원 규모다.

예보는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출자주식 매각과 파산재단 관리, 채권 회수, 부실 책임자 재산 환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금융회사 정리가 끝난 뒤에도 수십 년에 걸쳐 회수 작업이 이어지는 이유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보증보험이다. 예보는 외환위기 당시 서울보증보험에 10조25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배당과 상환우선주 상환,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회수 작업을 이어왔다. 2025년 IPO 과정에서도 약 1815억원을 추가 회수했다.

특히 2027년 상환기금 청산 시한을 앞두고 서울보증보험 지분은 남은 공적자금 회수의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예보는 2025년 IPO 이후에도 보유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해 회수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실제 예보의 서울보증보험 지분율은 지난해 말 83.9%에서 올해 3월 말 79.56%로 낮아졌다.

◇특별계정 종료 앞둔 기금체계 전환기

관심은 이제 저축은행 특별계정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별계정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구조조정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설치된 별도 계정이다. 당시 저축은행 계정만으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은행과 보험, 금융투자 등 전 금융업권이 함께 부담하는 구조가 도입됐다. 특정 업권의 부실이 금융시스템 전반의 불안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공동 대응 장치였다.

문제는 실제 투입 규모가 예상보다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특별계정 설치 당시에는 약 15조원 수준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제 투입 규모는 약 27조원으로 확대됐다.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비롯한 대규모 부실 저축은행 정리가 이어지면서 비용이 증가한 결과다.

회수 작업도 상당 부분 진행됐다. 예보는 회수자금과 예금보험료 수입 등을 통해 총 22조9000억원을 상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특별계정 부채는 4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4000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운영기한 종료 시점에도 잔여 부채가 남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특별계정 처리 방안이 현안으로 떠올랐다.

금융위원회와 예보는 올해 2월 금융권 간담회를 통해 특별계정 운영기한을 2027년 말까지 1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회수 노력과 예금보험료 지원으로 상당 부분 상환이 이뤄진 만큼 운영기한을 1년 연장하면 잔여 부채를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관련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특별계정 운영기한 종료와 2027년 상환기금 청산은 예금보험기금 체계의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외환위기와 저축은행 사태라는 두 차례 위기의 유산을 정리하는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예보의 역할도 공적자금 회수 중심에서 미래 금융안전망 구축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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