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투자자를 만나러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임 회장은 취임 이후 비은행 확장을 그룹 전략의 축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증권사 출범과 보험사 인수로 비은행 사업을 키워 왔다.
이렇게 다진 수익 기반과 개선된 자본 여력을 시장에 알리는 게 이번 출장의 목적이다. 증시 호황과 주주환원 강화에도 불구하고 금융주 소외 현상이 발생하는 시점에서 회장이 직접 IR에 나선 것이다. 주가 저평가를 끝내고 밸류업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흘간 1:1 미팅 릴레이…투자자 기반 넓히기 임종룡 회장은 22일부터 25일까지 일본과 대만에서 해외 IR을 진행한다. 현지 주요 투자기관과 1대 1 미팅을 갖고 경영 전략과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설명한다.
목적은 투자자 기반 확대와 신규 투자자 발굴이다. 두 국가를 선택한 이유도 명확하다. 일본은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은 시장이다. 대만은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다.
임 회장은 대외 불확실성과 시장 변동성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그룹의 자본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한다. 근거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우리금융 CET1은 13.60%로 개선됐다. 임 회장은 이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생산적 금융 공급과 미래 성장산업 지원을 늘리고 있다는 점을 알린다.
아울러 주주환원 기조도 내세운다. 우리금융은 국내 은행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비과세 배당을 실시했다. 앞으로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역시 개선된 CET1과 맞물려 있는 부분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도 주요 설명 대상이다. 우리금융은 임 회장 1기 체제에서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고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했다. 올해부터 시작된 2기 체제서는 동양생명 완전 자회사화, 증자를 통한 증권 사업 확대 등이 남아 있다.
은행에 쏠려 있던 수익구조를 보완하기 위한 행보다. 이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체계를 갖추고 수익 기반을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중장기 이익창출력을 높이겠다는 청사진도 함께 제시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영진 IR을 추진하며 국내외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시장 신뢰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주환원 확대와 반비례 한 주가…괴리 좁힌다 최근 우리금융의 실적은 IR 포인트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비은행 실적은 개선을 보였다.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60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6169억원보다 2.1% 줄긴 했지만 우리은행 이익이 16.2% 감소한 것을 비은행이 메웠다.
같은 기간 비은행 순이익은 1630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610억원 대비 167% 급증했다. 동양생명이 250억원을 보태며 편입 후 처음으로 그룹 실적에 기여했다. 비은행 손익 비중은 1년 새 8.8%에서 23.5%로 늘어났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우리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2024년 33.3%에서 2025년 36.8%로 올랐다. 배당성향도 같은 기간 28.9%에서 32.0%로 높아졌다.
올해 1분기 분기배당은 주당 22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 늘렸다. 연초 약속한 2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도 마무리했다. 이달 10일 신탁계약을 통한 자사주 취득을 끝내고 598만6638주를 18일 소각했다고 공시했다.
문제는 주가가 이런 성과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이 시장과의 소통을 늘려 나가는 이유다. 현재 우리금융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7배다. 주가수익비율(PER)도 7.08배로 동일업종 평균 8.65배를 밑돈다.
외국인 소진율은 22일 기준 45.37%다. 해외 투자 수요를 끌어와 저평가를 해결하는 게 임 회장의 이번 출장 실질 과제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