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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우리은행, 지분 투자까지 엮인 장기 동맹의 역사

그룹 주채권은행 역할 공고, 2조 조달 MOU도 체결

감병근 기자  2026-06-17 14:53:06

편집자주

최고재무관리자(CFO)에게 금융기관은 자금 조달을 위해 상대해야 하는 대상이다. 한 기업에서 CFO가 바뀌면 금융기관들과의 관계도 바뀔 수 있다. 각 CFO별로 처한 재무 환경이 다르고, 조달 전략과 가치관도 다르기 때문이다. 더벨은 기업의 조달 선봉장인 CFO와 금융기관과의 관계를 취재했다. 나아가 CFO에서 시야를 기업으로 넓혀 기업과 금융기관의 관계를 집중 조명한다.
효성그룹은 적극적으로 차입을 활용해 사업을 키우는 전략을 활용한다.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는 우리은행이 꼽힌다. 우리은행은 단기 운영자금부터 장기차입, 나아가 그룹 재무를 감독하는 주채권은행까지 맡으면서 효성그룹과 동행 중이다.

효성그룹은 과거 우리은행 지분 투자를 진행한 경험도 있다. 양사의 관계가 재무적 관계를 넘어선 분야까지 확장됐던 셈이다. 이후 오랜 기간 여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거쳐갔지만 효성그룹 주요 계열사와 우리은행의 관계는 변함없이 가까웠다.

효성그룹 주요 계열사를 살펴보면 주요 차입처로 우리은행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효성,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등의 차입금 거래 상대방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차입금 공시 내역이 ‘우리은행 외’ 형태로 묶여 단독 차입금 규모를 분리할 수는 없지만 단기 운영자금부터 장기차입까지 우리은행이 효성그룹의 상시 거래 은행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픽 생성: 클로드

㈜효성의 경우 작년 단기 위주였던 차입이 장기로도 넓어져 연 3.9~4.4% 금리의 우리은행 외 장기차입금 1400억원이 새롭게 잡히기도 했다 이러한 재무전략을 주도하는 건 ㈜효성 CFO인 재무본부장 김광오 부사장이다.

㈜효성 외에도 주요 계열사들은 적극적으로 차입을 활용하는 재무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효성티앤씨다. 효성티앤씨 CFO는 재무실장인 최종일 전무가 맡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작년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 인수 등으로 자금 수요가 늘며 차입금 규모도 연결기준 2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0%가량 불었다. 이 가운데 단기차입금은 1조160억원 규모로 우리은행 외 수출환어음 매각차입이 약 3447억원을 차지했다.

제도적으로도 효성그룹과 우리은행의 관계는 공식화돼 있다. 금융감독원이 선정한 주채무계열에서 우리은행은 효성그룹의 주채권은행을 맡았다. 우리은행 효성그룹 외에도 삼성, LG, 한화그룹 등의 주채권은행을 담당하고 있다.
효성티앤씨 단기차입 구성(그래픽 생성: 클로드)

다만 효성그룹과 우리은행의 관계는 단순히 대출 거래 측면에 한정돼 있지 않다는 평가다. 효성그룹은 2014년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당시 계열사였던 효성캐피탈을 통해 우리은행 주식 250만주를 주당 1만1250원에 매입해 주주 지위를 확보한 적이 있었다.

효성캐피탈의 지분 매입은 효성그룹 주거래은행이었던 우리은행 측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우리은행 지분은 통매각에 실패하고 분할 매각됐는데 효성캐피탈이 매입한 지분은 4차 분할 매각 물량 중 일부다.

효성캐피탈은 금산분리를 위해 매각이 이뤄진 2020년 전까지 지분 97.5%를 보유한 ㈜효성이 지배하고 있었다. 주거래은행이 민영화에 어려움을 겪자 ㈜효성이 재무적으로 도움을 준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다. 우리은행 지분 매입 시점에 ㈜효성 CFO는 노재봉 재무본부장(부사장)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효성그룹과 우리은행의 관계는 최근 더욱 돈독해지는 분위기다. 우리은행은 이달 15일 ㈜효성과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효성네오켐 등을 대상으로 향후 5년간 2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한도를 설정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업무협약의 핵심은 투자 계획 단계에서 대출 한도를 미리 정해두는 '사전 여신한도' 방식이라는 점이다. 이를 통해 효성그룹은 첨단전략산업 투자 자금을 매번 별도 심사 없이 우리은행으로부터 빠르게 끌어 쓸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은 이번 협약이 2030년까지 80조원을 공급을 목표로 하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약이 기존 거래 관계보다는 효성그룹의 사업이 생산적 금융 영역인 첨단산업 분야에 부합한다는 점을 더 크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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