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부터 우리은행까지 우리금융 계열사의 IB 조직들이 여의도에 둥지를 틀었다. 경쟁사들은 일찍이 CIB 조직을 여의도로 모아 시너지 확대를 추진한 바 있다. 우리금융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여의도 집결 1차 계획을 마무리 지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31년에는 인수한 여의도 미래에셋증권빌딩(옛 대우증권 건물)의 재건축이 완료된다. 이때는 지주까지 이 건물에 입주할 계획이다. 회현 본사에는 사실상 우리은행만 남게 된다.
이에 우리금융의 여의도 이전은 단순한 계열사 CIB 시너지 창출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기업금융 명가라는 타이틀에 맞는 실적을 거두고 이를 통한 금융지주 순위 변동이라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원대한 전략이다.
◇이례적 겸직 인사로 가교…같은 지역에 모인 CIB 조직 우리금융은 지난해 4월 이명수 우리은행 부행장(IB 그룹장)을 우리투자증권 CIB시너지본부장으로 겸직 발령했다. 이례적인 인사였다. IB 분야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주의 기조 하에 이 부행장에게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 두 회사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부여했다. 이에 이 부행장은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와 함께 우리금융 CIB 운전대를 잡았다.
이에 맞춰 우리투자증권도 CIB시너지사업본부와 그 산하 CIB시너지추진부를 신설했다. 신설 조직은 인수금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인프라 금융, 글로벌 공동 투자 등 핵심 영역에서 은행과 증권의 협업 모델을 구축하는 데 주력 중이다.
조직 정비에 맞춰 물리적 거리도 좁혔다. 여의도라는 한 지역으로 모이기로 결정했다. 같은 시기 우리은행 IB그룹은 여의도 파크원으로 이전을 마쳤다. 그보다 1년 앞서 우리투자증권은 TP타워에 자리를 잡았다. 우리자산운용과 우리PE자산운용도 파크원에 입주해 있다. 그룹 자본시장 계열사 네 곳이 모두 여의도에 모인 셈이다.
◇미래에셋타워 인수로 거점 마련…경쟁사와 실적 격차 좁힌다 우리금융 IB 조직의 여의도 집결은 장기 계획이다. 사옥을 마련해 남대문에서 여의도로 그룹의 중심을 옮겨가는 대형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2024년 우리자산운용을 통해 여의도 미래에셋타워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미래에셋타워는 1984년 준공된 옛 대우증권 사옥이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합병한 2016년 미래에셋 자산에 편입됐다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여의도 핵심 업무권역에 자리한 우량 오피스로 평가받았다.
빌딩 인수 시점은 우리금융이 포스증권을 인수한 때와 겹친다. 10년만에 다시 증권업에 진출하면서 '자본시장 중심'이라 불리는 여의도가 주는 공간의 의미까지 바구니에 담으려는 의도였다.
우리금융은 이 건물을 재건축해 그룹의 미래 거점으로 삼는다. 2027년 착공해 2031년 완공되면 자본시장 계열사가 한 건물에 모인다. 단순히 계열사를 하나로 모은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종합금융그룹 시장의 후발주자인 우리금융이 상위 사업자를 따라잡기 위한 발판 작업이다.
KB금융은 본사가 여의도에 있고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2012년과 2017년 IB 조직을 여의도로 옮겼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그룹 가운데 CIB 거점을 가장 늦게 여의도로 일원화하는 셈이다.
벌어지고 있는 실적 격차를 좁히고 순위 변동까지 노려보겠다는 구상도 담겨 있다. 올해 1분기 실적만 비교해도 우리금융의 IB 역량 집결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1분기 KB증권은 3480억원, 신한투자증권은 2884억원, 하나증권은 103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우리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976.9% 늘어난 140억원을 거뒀지만 경쟁사와는 적게는 7배, 많게는 25배까지 순이익 차이가 난다.
비은행 손익 기여도 면에서도 KB금융이 43%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우리금융은 23.5%에 머물렀다. 각 계열사의 IB조직이 우리금융 추격 작업에서 해줘야 할 역할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