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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건 관련기사
셀트리온 CFO의 부채 관리법
부채만기 관리는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기본적 책무 중 하나다. 차입금 만기가 특정시점에 몰리면 유동성 부담이 커지는 만큼 이를 장기화하고 만기를 다채롭게 하는 게 상식이다. 그래서 시장은 단기차입 비중이 큰 회사를 부정적으로 본다. 1년 내 갚아야 할 빚이 많으면 그만큼 상환부담도 크고 현금관리가 어려워진다. 셀트리온은 그런 면에서 특이한 회사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 후 재무구조 변화를 살펴봤는데 단기차입금 비중이 유독 크다. 작년 말 총차입금 1조8904억원 가운데 85%(1조6076억원)가 만기 1년 미만인 단기차입금이다. 잔존만기가 1년 내인 유동성장기부채까지 합치면 94%에 이른다. 합병 전에도 단기차입(+유동성장기부채) 비중은 70~80% 수준이었다. 통합 셀트리온의 CFO가 된 신민철 사장은 왜 이런 식으로 부채관리를 하는 것일까. 물론 셀트리...
원충희 THE CFO부 차장
'한국형' 이사회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조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SK그룹은 오래전부터 이사회중심 경영을 주문하고 있다. 수펙스추구협의회와 같은 최고 의사결정 기구가 있지만 계열사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한다. 그 과정에서 이사회의 견제와 지적을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 롯데도 최근 이사회 중심 경영을 선포했다. 사외이사를 이사회의장으로 선임하고 부득이 사내이사가 이사회의장을 맡을 경우 선임사외이사를 도입하기로 했다. 사외이사들의 영향력을 그만큼 높이려는 시도다. 이사회는 한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이사회에서 내려진 결정을 수행하는 역할은 사내이사들이 맡는다. 이사회 중심 경영을 한다는 것은 사외이사에 더 역할을 준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상적인 이사회는 무엇일까. 이사들은 주주를 대신해 경영진을 감시,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능력 있고 전문성이 있는 이사들이 경영진이나...
최명용 THE CFO 부장 겸 부국장
경영진 인센티브의 명암
주요 기업 중에서 경영진을 대상으로 장기성과 인센티브 제도를 실시하는 곳이 많다. 단기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를 운영토록 설계된 보수체계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주당수익률, 세전이익률 등을 평가해 3년 평균연봉을 기초로 이사보수한도 내에서 산정, 3년간 현금으로 분할 지급한다. 최근 이 제도가 의도치 않은 오해를 일으켰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는 수원, 화성 등 주요 사업장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며 쟁의 투쟁을 위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임금교섭 협상이 뜻대로 풀리지 않은 탓인데 올해 들어 역대급으로 노조가입률이 올랐다고 한다. 성과급 이슈가 이 같은 현상의 기저에 깔려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의 대규모 손실로 대다수 부서의 성과급이 급감했다. 반도체 부문 직원들의 경우 초과이익성과급(...
X세대 회장 시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하늘의 별이 됐다. '효성'이란 이름처럼 새벽별이 됐다. 조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던 시절 지근에서 여러가지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있다. 조 회장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전경련(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직을 맡았다. 각종 경제 문제 뿐 아니라 사회 이슈, 교육 문제까지 높은 식견에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재벌 서열이 높지 않았음에도 전경련 회장에 추대된 이유이기도 하다. '쌀' 얘기도 인상 깊었던 스토리다. 농산물 개방이 논의되던 시기였던 터라 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많았다. 조 회장은 일본의 쌀 품종과 고대미, 흑미 등의 종자를 언급해 가며 문제를 짚었다. 당시 그는 '인당 쌀 소비량이 80kg도 안 되는데 두배쯤 비싼 쌀을 개발하는 고급화 전략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산 농산물 걱정을 할 게 아니라 고급 품종으로 새로운...
최명용 THE CFO부장 겸 부국장
밸류업? 문제는 지배구조
요즘 재계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한창이다. 절대 오르지 않는다던 일본 증시가 상승하기 시작한 배경에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기업을 상장 폐지한다는 강력한 밸류업 정책이 있다는 점에서 착안, 정부의 주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장사 평균 PBR이 1배 미만인 국내 시장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기업들이 내놓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너무 배당, 자사주 등 주주환원에 편중돼 있다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가치가 제값을 못 받는 근원적 문제를 도외시한 채 단기부양 카드만 꺼낸다는 것이다. 이들이 꼽는 최대 문제점은 지배구조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들의 전략이 결국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인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오너가 예민하게 구는 지배구조 이슈를 건드려 압박강도를 높이려는 의도지...
엔비디아 1.8억달러 매도
미국 증시의 화제는 단연 엔비디아다. AI 반도체로 부각되면서 주당 926달러, 시가총액 2조3167억달러까지 치솟았다. 한화 3000조원이 넘는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코스피 전체 종목의 시가총액이 2180조원, 코스닥종목 시가총액 전체는 408조원 규모다. 엔비디아 한 종목이 한국 증시 전체보다 더 무겁다. 이런 엔비디아에 '악재'가 터졌다. 이사 두명이 대규모로 지분을 매각했다. 텐치 콕스 이사가 주식 20만주를 850∼852달러에 팔았다. 마크 스티븐스 이사는 비슷한 가격대에 1만2000주를 매도했다. 두 이사가 매각한 주식 금액은 1억8000만달러, 한화로 2370억원 규모다. 주가가 급등하던 중 경영진이 주식을 매각하면 악재로 통하는 게 일반적이다. 내부에서 더 이상 오르기 힘들다고 본다는 시그널이다. 악재를 미리 알고 팔았다면 내부정보 이용에...
재벌가 상속과 대타협
"어느 가족이나 상속이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최근 마무리한 '상속 & 거버넌스' 시리즈를 보고 한 대기업 임원이 전한 말이다. 해당 기업은 얼마 전 상속 문제를 비교적 수월하게 넘겼으나 막대한 세금 때문에 총수일가가 주식을 팔면서 가끔씩 화두에 오르고 있다. 앞서 10년 전쯤 큰 회장님들 간의 해묵은 상속 분쟁으로 그룹 사이가 애매해진 곳이기도 하다. 비록 당사자들이 모두 별세한 지금은 오너 세대들이 서로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물려받는 지분 가액이 큰 대기업 그룹일수록 상속은 더 어려워지는 문제다. 소위 '회장님의 유언장'이 없을 경우 유가족끼리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자기 몫을 주장하다 싸우기도 한다. 반대로 롯데나 옛 한진그룹처럼 유언장이 있어도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화가 생긴 사례가 있다. 유언장이 상속 분쟁 예방수단으로서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
네이버의 거버넌스를 어떻게 할까
네이버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1516만주, 9.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의 총수는 이해진 창업자, 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다. 지분율은 3.7%에 불과하지만 공정위는 총수를 이해진 GIO로 지목했다. 네이버는 총수없는 대기업으로 봐달라고 공정위에 의견을 전달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총수없는 대기업을 자청한 이유는 총수로 지정되면 생기는 여러가지 불편 때문이다. 친인척 회사에 대한 공시부터 각종 서류 제출에, 규제를 받는 일도 상당하다. 또 하나는 이 GIO의 보유 지분이 미미한 수준이란 점이다. 단순히 말해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세배가량 많은 데 3%대 지분을 보유한 이 GIO를 총수라 하기엔 애매하다. 반면 공정위가 이 GIO를 총수로 보는 것은 실질적인 지배력 때문이다. 지분율은 낮지만 네이버의 주요 경영에 깊숙히...
최명용 CFO부장 겸 부국장
이사회를 쥔 송영숙, CFO를 쥔 임주현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의 경영통합이 발표된 후 해당 내용을 팔로업하던 중 양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에게 이번 딜에 대한 코멘트를 받아보려 했다. 황영민 OCI홀딩스 부사장과 신성재 한미사이언스 상무. 대면과 서면 등 여러 방식을 모색했지만 성사되진 않았다. 예상했던 일이다. 이번 딜은 사실상 두 그룹의 오너 간에 다이렉트하게 이뤄진 거래다. 이 과정에서 CFO가 할 일은 많지 않다. 또 총수일가의 결정에 대해 고용된 경영자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정무적으로 좋지 않은 일이다. 특히 신성재 상무는 경영관리본부에 속해 있다. 한미사이언스 경영관리본부를 총괄하는 이가 송영숙 회장과 함께 이번 딜을 주도한 임주현 사장이다. 통상 경영관리본부는 인사, 재무·회계, 기획, 총무 등을 관장한다. CFO를 비롯한 한미사이언스 재무라인과 지원부서들이 임 사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
달라진 시대, 달라진 빅딜
OCI와 한미약품의 통합이 연초 자본시장을 핫하게 만들었다. 태양광과 제약업체간 이종 결합이란 것 자체가 독특하다. 매각도 인수도 아닌 그룹간 결합이다. 적대적 M&A가 아닌 별개의 업종간 자발적인 결합은 한국 재계 역사에 드문 일이다.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가 상속세를 낼 재원이 필요해 자금 조달에 나섰다는 얘기는 있었지만 이런 빅딜이 전격적으로 이뤄질진 예상못했다. IB업계에선 불과 일주일 만에 딜이 성사됐다는 후문이 돈다. 하루 앞서 삼성 오너 일가의 지분 블록딜 소식이 있었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가 3모녀가 삼성전자 지분 약 2조2000억원 어치를 매각했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생명 지분도 함께 매각했다. 총 2조8000억원 어치다. 딜 사이즈만으로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