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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IR 현주소

보수적인 IR 기조, TSR 하락으로 이어지나

③유한·GC녹십자·종근당 2년 연속 TSR 마이너스

심아란 기자  2023-02-22 15:39:18

편집자주

제네릭(복제약)에서 태동한 국내 제약산업이 혁신 신약을 장착해 글로벌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제약사들은 존슨앤존슨(J&J), 화이자(Pfizer)와 같은 빅파마를 꿈꾸며 연구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주주와 소통하는 방식에서는 혁신을 체감하기 어렵다. 1배 수준에 머무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의 원인을 IR에서 찾아볼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THE CFO는 코스피에 상장된 국내 5대 제약사의 IR 현주소를 짚어보기로 했다.
국내 상위 5대 제약사가 제한적인 IR 활동을 펼치는 동안 주주들의 기대수익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동안 주가 등락률과 배당, 자사주 매입 등을 감안한 총주주수익률(TSR)이 손실 구간에 머무는 사례가 발견된다.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무상증자 등 주가 부양책을 실시했으나 TSR을 양(+)의 값으로 돌리진 못했다.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2곳 정도가 TSR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업계 2위 GC녹십자, TSR은 최하위

THE CFO는 2021년 매출액 기준으로 상위 제약사 5곳을 선정해 IR 현황과 TSR을 살펴봤다. 상위사에는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이 포함된다.

이들 가운데 22일 기준 공개적인 실적 발표회를 실시한 사례는 없다. 대부분 애널리스트에 한정한 IR을 고수하고 있다. 2022년 내부 결산 이후 IR 자료를 공개한 업체는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2곳으로 집계된다.

보수적인 IR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지난해 TSR이 손실 상태인 곳은 유한양행, 녹십자, 종근당 3곳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이 -4.36%(예상), 종근당은 -15.95%, 녹십자는 -40.34%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경우 2022년 결산 배당금액을 공시하지 않은 상태로 잠정 TSR을 산출하기 위해 최근 2년간 주당 배당금(400원)을 참고했다.


TSR은 주주의 실질 수익률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다. 주주 입장에서 가장 큰 손실이 불가피했던 투자처는 녹십자다. 주당 배당금을 단순 비교하면 상위사 가운데 가장 높지만 주가 낙폭이 커 TSR을 메우기엔 어려움이 따랐다. 2022년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이 1조7000억원대로 업계 1위 유한양행과 비슷해진 점을 감안하면 TSR 지표는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다.

녹십자의 IR 활동과 주가 안정책 등은 경쟁사와 비교해 공백이 발견된다. 자체 IR 자료는 한 건도 공개하지 않으며 자기주식 취득이나 무상증자 등 주가 부양책으로 대표되는 활동 역시 펼치진 않았다. 물론 무상증자를 실시한 유한양행과 종근당도 TSR이 손실 구간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5대 제약사 작년 대비 개선세, 한미·대웅만 수익 전환

지난해 상위 제약사 5곳의 TSR 수치가 2021년보다는 개선된 상태다. 2021년에는 5곳 모두 TSR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당시에도 손실률이 가장 컸던 업체는 녹십자로 -50.06%에 달했다.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2곳의 TSR은 올해 이익 구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2021년 -20.55%였던 TSR을 지난해 11.6%로 개선했다. 5대 제약사 가운데 정보 공개 측면에서는 타사 대비 주주친화적인 면모를 보인다. 자체 IR 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으며 IR 실시 공시도 빠짐없이 진행한다.

대웅제약도 한미약품 정도의 IR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 가지 차이점은 상대적으로 최대주주 주식 소유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최대주주인 지주회사 대웅과 그 특수관계인이 대웅제약 주식 57%를 소유한다. 작년 9월 말 기준 소액주주 비중은 약 28%로 5대 제약사 평균치 41%를 밑돈다.

주주 구성 등과 관계 없이 TSR을 장기적으로 끌어올리려면 주주와 소통을 확대할 필요성이 언급된다. 상위 제약사 TSR이 플러스를 기록했던 2020년에는 대부분 코로나19 테마주로 묶여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했으나 이듬해 급락을 경험했다.

올들어서도 종근당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의 주가는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2021~2022년 결산 배당수준을 고려한 21일 종가 기준 TSR은 종근당을 제외하고 모두 음수를 기록 중인 상태다.

주주들에게 현금을 배분하는 효과를 내는 자기주식 소각도 TSR 개선을 위한 선택지로 언급된다. 현재 상위 제약사 5곳은 모두 자기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추후 활용 방안을 공개하진 않은 상태다.

작년 9월 말까지 발행된 보통주 기준 유한양행의 자기주식 소유 비율은 8.5%, 녹십자가 2.3% 그리고 종근당이 3.1%를 기록 중이다. 이어 한미약품은 0.9%, 대웅제약은 4.5%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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