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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그리고 최대실적' 종근당, 30년 장수 CFO 바꾼다

재무통 구자민 상무 퇴임, 이동하 팀장 선임 '사내이사' 예고…김영주 대표는 4연임

차지현 기자  2024-02-29 08:24:48
종근당이 30년간 장기 근속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교체한다. 이 자리는 재경팀장 및 기획팀장 등을 역임한 새 인물로 채웠다.

글로벌 제약사와 대규모 빅딜을 성사하면서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상황에서 신임 CFO는 외형성장과 내실 경영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신규 모달리티 확보 계획을 내놓은 데 따라 투자 시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총서 김영주 대표 재선임·이동하 팀장 신규선임 의결

종근당은 다음달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영주 대표이사 사장 재선임과 이동하 기획팀장 신규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안건이 통과되면 김 사장은 4연임하게 된다. 그는 2015년 종근당에 합류하면서 대표이사가 된 인물이다.

CFO 교체를 예고했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이제껏 CFO 역할을 맡았던 구자민 상무가 물러나고 이 팀장이 해당 직을 대체한다. 구 상무는 종근당에서만 30여 년 근무한 인물이다. 재무전략에서 잔뼈가 굵은 인재로 정평이 나 있다.

재경팀장, 경영관리1부 이사,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역임한 그는 지주사 전환, 연구개발(R&D) 투자 등 종근당 현안에 깊숙이 관여했다. 입사 이후 줄곧 회계·재무업무를 담당했고 지주사 전환 이후 신설법인에서 줄곧 사내이사를 맡았다.


구 상무의 임기 만료 시점은 오는 3월 26일이다. 업계선 작년부터 종근당 CFO가 교체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왔다. 다음달 주총 안건이 공개되면서 이 같은 얘기들이 사실로 확인됐다.

신임 사내이사 후보에 오른 이 팀장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다. 연세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고 종근당에서 재경팀장과 기획팀장을 거쳤다는 점 정도만 공개됐다. 주총에서 이번 안건이 통과하면 향후 3년간 사내이사직을 맡게 된다.

◇작년 역대 최대 실적…외형확대·내실 두 토끼 잡는다

종근당이 재무적으로 중요한 변화를 맞은 시점에서 장수 CFO를 교체한다는 건 의미가 있다.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상황에서 새로운 재무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종근당의 작년 매출은 1조6694억원으로 전년보다 12.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24.4% 늘어난 2466억원이었다. 출범 이후 매년 신기록을 경신 중인데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확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주요 품목이 고르게 성장한 데 이어 글로벌 빅파마와 대규모 기술수출 빅딜까지 성사한 덕분이다. 자체개발 의약품과 도입신약을 통해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 이에 더해 작년 11월 노바티스와 총규모가 13억500만달러(1조7302억원)에 달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CFO 데뷔전을 치르는 이 팀장은 외형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종근당이 호실적을 내면서 제약업계 최초 연 매출 2조원 달성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올 초 신년사에서 이장한 회장이 내실 경영을 강조한 만큼 비용감축 등 수익성에 신경쓰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도 예상된다.

투자 행보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종근당은 최근 들어 신약 기반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세포유전차치료제(CGT)부터 항체약물접합체(ADC) 범위도 넓다. 이 회장이 바이오신약 개발에 필요한 신규 모달리티 창출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시각에 힘을 보탠다.

종근당 관계자는 "아직 주주총회 이사회 결의 전이라 확정된 건 없다"면서도 "내달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하면 임기 만료에 따라 기존 CFO 역할을 했던 구자민 상무가 물러나고 이동하 팀장이 해당 직을 이어받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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