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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는 지금

제주항공 이사회 내 존재감 커진 이정석 전무

2021년부터 사내이사, 의사결정 참여…조달안건 설명하고 질의 답변

김형락 기자  2023-10-06 15:35:46
제주항공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정석 경영기획본부장(전무)의 이사회 내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 CFO 부임 초기에는 미등기 임원으로 담당 안건을 보고만 하다가 2021년부터 사내이사로 합류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주요 자금조달 안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사진 질의에 대한 답변도 도맡았다.

이 전무는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부사장)와 사내이사진을 구성하는 C레벨 임원이다. 나머지 등기임원은 △김흥권 전 서울특별시 행정부시장 △조영조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준법감시인 겸 CISO) △조남관 전 법무연수원장 등 사외이사 3인과 △지주사 AK홀딩스 CFO인 이장환 기타비상무이사다.


이 전무가 제주항공 CFO로 부임한 건 2020년 1월이다. 전임 재무기획본부장이었던 김태윤 당시 상무가 이스타협력단장으로 보직이 바뀌면서 이 전무가 후임 재무기획본부장을 맡았다.

이 전무는 곧바로 사내이사로 선임되지는 않았다. 전임 CFO인 김 전 상무가 사내이사직을 유지했다. 당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하고 있었다. 그 해 3월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약 545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120억원을 납부했다. 다만 진술 보장의 중요한 위반 미시정·거래종결 기한 초과로 그 해 7월 주식매매계약은 해제됐다.

미등기 임원인 이 전무는 이사회에 안건 보고자로 참여했다. 2020년은 코로나19 발발로 항공사들이 경영난을 겪던 시기였다. 주요 조달 안건을 실행하기 위해 이사회 승인을 얻어야 했다. 의장이 이사회에 조달 관련 안건을 상정하면 진행 일정과 절차 등 세부 사항은 이 전무가 설명했다.

이 전무는 재무건전성 악화를 최소화하면서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설계했다. 제주항공은 2020년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모 유상증자(1506억원) △사모 영구 전환사채(CB) 464억원 발행 등 자본성 조달로 유동성을 확보했다. 그 해 영구CB 발행액은 300억원이다 .

유상증자는 두 차례 일정이 밀렸다. 2020년 5월 이사회에서 유증 안건을 가결한 뒤, 6월 이사회에서 한 차례 일정을 바꿨다가 7월 이사회에서 다시 미뤘다. 이스타항공 인수가 불발돼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사회에 증자일정 변경 안건을 보고한 이 전무에게 질문이 이어졌다. 의장인 김이배 대표는 증자 일정을 단축할 수 있는지, 당시 사내이사였던 김태윤 전 상무는 반기보고서 제출 전 잠정 실적공시 필요성을 질의했다. 이 전무는 변경한 일정 내에 증자를 마치도록 관계 기관과 협의했고, 잠정실적 공시는 금감원 결정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 전무는 2021년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제주항공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김태윤 전 상무가 2020년 12월 사임하면서 생긴 공석을 이 전무가 채웠다.


이 전무는 애경그룹에서 재무, 전략기획 부문 주요 직책을 역임하며 전문성을 쌓았다. AK홀딩스에서 기획담당 부장(2009~2015년)으로 일하다 AK플라자로 이동해 차례로 재무기획실장·경영기획본부장(CFO)(2015~2019년)을 지냈다. 제주항공에서는 재무기획본부장(2020년)을 거쳐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 전무가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에도 이사회에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주요 조달 안건이 올라왔다. 제주항공은 2021년 자본잠식을 탈피하기 위한 무상감자와 더불어 △주주 배정 후 실권주 공모 유증(800억원)을 진행하고 △사모 영구CB(300억원)를 발행했다. 지난해에도 △사모 영구채(790억원)를 발행하고 △주주 배정 후 실권주 공모 유증(2173억원)을 실시했다.

올해 추가로 자본을 확충한다. 제주항공은 다음 달 28일 404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AKIS 지분을 50%(보통주 390만주)씩 납입하고, 각각 202억원 상당 제주항공 신주를 배정받는 현물출자 방식이다.

이 전무가 이사진에게 현물출자 유증 필요성을 설명하고, 승인받았다. 의안 논의 과정에서 조용조 사외이사는 비상장사인 AKIS 순자산가액을, 김흥권 사외이사는 증자 공시 이후 시장과 주주 예상 반응을 질의했다. 이 전무는 현물출자가 공정거래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고 답하고, 항공업 현황과 IR 활동 계획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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