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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C에너지 등급 '스플릿', 하향수렴 가능성 적다

한기평과 한신평의 등급변동 기준 차이 커, 근거논리는 비슷

안정문 기자  2023-12-14 07:59:35
사업형 지주사 SGC에너지의 신용등급 스플릿이 발생했다. 한국기업평가가 등급을 하향조정한 것인데 한국신용평가는 기존 등급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당분간 스플릿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SGC에너지의 신용등급 및 전망이 지난 12일 'A+, 부정적'에서 'A, 안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자회사 이테크건설의 우발채무 리스크 확대로 지원부담이 커지면서 늘어난 부담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A로 낮아진 신용등급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업평가는 3년 평균 순차입금 EBITDA 2.5배 이하를 상향, 8.0배 초과를 하향 변동요인으로 들었다. 올 3분기 수치까지 더한 3년 평균치는 4.3으로 상향 및 하향 기준과 모두 격차가 크다. 2024년과 2025년 모두 2 이하의 수치를 이어가게 된다면 2026년 쯤에야 'A+' 복귀가 가능한 셈이다.

SGC이테크건설은 2020년~2021년 저금리 시기에 토건사업을 확대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인한 준공 지연으로 책임준공의무를 제공한 사업장의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면서 SGC에너지의 신용보강을 통해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했다.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시장 경색과 부동산 경기 저하로 SGC이테크건설이 일부 PF대출 차환에 어려움을 겪어 SGC에너지의 신용공여를 기반으로 리파이낸싱했다.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4066억원 규모의 자금보충약정을 체결하는 등 리스크가 높은 우발채무가 확대됐고 대여금 지급(200억원), 사모사채 및 일반차입금(810억원)에 대한 연대보증 등 직간접적 지원이 증가했다.

기존엔 분할·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중도금 대출과 이행보증에 대한 연대보증, 책임준공 등 리스크가 낮은 우발채무가 대부분이었다.

SGC에너지가 가장 큰 규모의 신용공여를 제공한 사업장은 2210억원의 원창동 물류센터다. SGC이테크건설은 임대차계약 체결 후 매각, 담보대출 등의 방식으로 신용공여를 해소하려 하고 있지만 물류센터 공급 과잉으로 임차인의 요구 조건이 높아져 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

이외 사업장은 분양대금 수취, 준공 후 매각 등을 통해 PF대출을 상환할 예정이나 원자재 가격 상승, 높은 인건비 등 인플레이션 영향에 따른 공사비 증가로 고분양가가 책정되어 분양실적은 저조한 상황이다.

2023년 10월 중대재해법 위반에 따른 영업정지 행정처분도 부담요인이다. SGC이테크건설은 지난해 10월 경기 안성시 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추락사고로 영업정지 8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토목 부문 매출 비중은 올 9월 말 기준 23.4% 수준이다.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행정처분이 실제 효력을 발휘하기까지 시일이 걸리겠지만 영업정지 가능성은 남아있다. 영업정지가 토목건축공사업에 한정됐고 계열의 주력 사업이 플랜트라는 점은 SGC에너지에 위안거리다.


◇한국신용평가는 A+ 유지할 듯, 전망 안정적 복귀설도

한국신용평가는 6월 'A+, 안정적'에서 'A+, 부정적'으로 조정한 등급 및 전망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SGC에너지의 등급은 스플릿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신평의 등급하향 검토 기준은 별도기준 3년 평균 순차입금/EBITDA 7 초과, 부채비율 250% 상회다. 한신평의 레포트에 기재된 3월 말 기준 SGC에너지의 순차입금/EBITDA 수치 4.1을 적용한 3년 평균치는 순차입금/EBITDA는 4.83으로 하향변동 요인과 격차가 크다.

부채비율 역시 157.7%로 하향트리거와 100% 가까이 차이난다. 오히려 등급 전망이 안정적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SGC에너지는 한국신용평가의 등급전망 안정적 조정 기준을 만족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의 등급논리가 비슷하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SGC이테크건설에 대한 자금 대여, 사모사채 및 일반대출 지급보증, PF 차입금 자금보충약정 등 직접적 방식의 재무적 지원 부담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SGC에너지는 SGC계열의 사업지주회사로 2020년 삼광글라스 투자부문과 이테크건설 투자부문, 군장에너지의 합병으로 출범했다. 올 9월 말 기준 이복영 회장 일가 등 특수관계자가 지분 53.8%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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