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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승진 '공식'

②정지선 회장도 경험한 핵심 부서…재무·인사 총괄 경험 CEO 배치 이어져

박서빈 기자  2024-01-23 09:59:07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현대백화점은 그룹의 주춧돌과 같은 곳이다.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 형제가 대타협을 통해 단일 지주사 체계를 구축하기 전까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다.

현대백화점의 핵심 조직 중 하나는 '경영지원본부'다. 현대백화점에서 '경영지원'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조직은 CFO 역할을 하는 자리로, 재무·총무·회계·내부회계 뿐만 아니라 조직 내 사람을 다루는 인사 영역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현대백화점의 기획조정본부가 그룹 차원의 전략 수립을 수립하고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전략 이행 점검 등의 역할을 한다면, 경영지원본부는 재무 회계를 비롯한 집안 전체 살림살이 뿐만 아니라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업경영 부문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오너인 정지선 회장도 1997년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오너 수업으로 활용할 만큼 회사의 전반적인 사항을 단 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자리란 의미다. 오너 일가에 신용을 얻어야지만 앉을 수 있는 자리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친 이후 요직으로 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볼 수 있다.

2023년 기준

지난 10년 동안 현대백화점 CFO를 거친 인물들은 대표이사로 승진하면서 요직에 배치됐다.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사장), 윤기철 현대리바트 대표이사(사장)가 지난 현대백화점의 CFO라고 볼 수 있는데,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한 이후 모두 승진가도를 걸었다. 민왕일 부사장은 지난 2020년부터 지금까지 현대백화점 CFO를 역임하고 있는 사람이다.

지주사를 이끄는 장 사장은 현대그룹 종합기획실에서 14년간 근무한 인물로, 1990년대 말부터 현대그룹이 소그룹으로 분리되면서 이때 계열사 중 하나로 이동하면서 현대백화점에 발을 들였다. 2001년 현대홈쇼핑 개국 시기에 홈쇼핑으로 이동했다 이후 현대백화점으로 복귀하면서 관리본부를 맡았다. 관리본부는 경영지원본부의 전신이다.

2013년 기준

2013년도 기준 당시 현대백화점의 조직도를 살펴보면 관리본부는 인재개발팀, 노사협력팀, 인재개발원, 총무팀, 발주관리팀, 재무팀, 회계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전에는 기획, 회계, 재무 위주로만 보다가 인사, 노무 등을 포함해서 전체를 살핀다고 볼 수 있다.

장 사장은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하고 난 이후 승진가도를 달렸다. 기획조정본부장을 약 5년 동안 역임하며 사장으로 승진한 뒤 현대백화점 대표이사로 영전했다. 2023년 말에는 단일 지주사 체제로 개편을 마친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이사(사장)을 밟았다.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현대지에프홀딩스의 기반을 닦을 인물로 낙점했다고 볼 수 있다.

윤 사장 역시 경영지원본부장을 수행하면서 전무서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2019년에는 사장단 인사에서 현대리바트 대표로 선임됐다. 1989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윤 사장은 기획조정본부 경영개선팀장과 기획담당, 목동점장을 거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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