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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

LX하우시스, 모처럼 개선된 실적에 배당금 대폭 늘렸다

총배당금 규모 170억원으로 전년 대비 8배 넘게 확대

김위수 기자  2024-02-02 10:39:57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LX하우시스의 실적은 2017년을 기점으로 큰 변화를 보였다. 2017년까지 매년 '1000억원대'를 유지하던 영업이익이 이듬해인 2018년 7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후 LX하우시스는 2021년까지 7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고, 2022년에는 이 금액이 149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에서야 영업이익 1000억원대를 회복했으니 꽤나 긴 불황을 겪었다고 할 수 있다.

배당금도 실적과 같은 추이로 움직였다. 2017년 180억원에 달했던 총배당금 규모는 이듬해 25억원으로 86% 감소했다. 많아야 30억원이었던 총배당금은 지난해 실적이 개선세를 보임에 따라 170억으로 늘어나며 2017년 수준을 회복했다. LX그룹 출범 후 LX하우시스로부터 유의미한 규모의 배당을 받지 못했던 지주사 LX홀딩스로서도 희소식이다.


◇배당금 '8배' 넘게 늘린 LX하우시스

LX하우시스는 매년 배당을 실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배당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LX하우시스 측은 "투자, 현금흐름, 재무구조, 배당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당을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LX하우시스의 배당금을 살펴보면 배당성향 등이 일정하게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실적의 큰 흐름과 배당금의 추이는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실적이 크게 꺾인 2018년부터는 배당금도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2018년과 2019년에는 25억원이, 2021년에는 30억원이 배당금으로 쓰였다. 2018~2021년 700억원 안팎을 유지사던 영업이익이 159억원으로 감소한 2022년 총배당금은 20억원이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구원투수'로 10년 만에 돌아온 한명호 LX하우시스 대표이사 사장이 회사의 지휘봉을 잡으며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고급화 전략으로 공략한 해외시장에서 성과가 났고, 여기에 원재료가가 하락하는 등 운도 따랐다. 또 그간 LX하우시스의 수익성을 갉아 먹던 자동차 소재·필름 사업의 흑자전환도 성공했다.

LX하우시스는 지난해 109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전년 대비 635.1% 늘어난 금액이다. 2017년 이전 15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점에 비해서는 아쉽지만 7년여에 걸친 부진을 이겨내고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실적이다.

실적흐름과 같이 배당금도 증가했다. LX하우시스가 책정한 총 배당금은 170억원이다. 그간 7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시기에 25~30억원을 총배당금으로 집행한 것에 비해 규모가 크다.

개선된 재무구조도 배당금을 높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LX하우시스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86.3%로 200%가 넘었던 2022년보다 32.1%포인트(p) 감소했다. 2022년 1조원에 달했던 차입금도 지난해 말에는 795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는 같은 기간 40.3%에서 33.3% 수준으로 떨어졌다.

◇LX홀딩스, 수익원 다변화됐지만…

2021년 그룹이 출범한 이래 LX홀딩스는 LX하우시스로부터 큰 배당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30%의 지분율을 토대로 계산해 보면 2021년에는 9억원, 2022년에는 6억원을 수령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LX하우시스의 배당금 규모가 대폭 상향된 올해의 경우 LX홀딩스의 몫은 51억원으로 계산된다. LX하우시스가 LX홀딩스의 자회사로서 톡톡히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실적이 유지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주사로 충분한 규모의 배당금을 올려보낼 가능성이 큰 것이다.

LX홀딩스의 수익원이 이전에 비해 다변화된 셈이 됐다. 단 LX홀딩스가 수령하는 전체 배당금 규모는 올해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LX하우시스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이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발표, 배당금을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2022년 1079억원의 배당을 집행했던 LX인터내셔널은 올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영업이익 하락폭이 55%에 달한다. 배당금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규모가 2022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732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던 LX세미콘은 2023년 총배당금으로 293억원을 책정했다. LX MMA의 배당금은 같은 기간 30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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