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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

총선전 서두르는 빅이슈어들…LG그룹 '이목집중'

SK하이닉스 부재에 LG계열사 존재감 부각…'유동성 풍부' 현대차그룹 차입축소

손현지 기자  2024-02-14 07:16:36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회사채 시장이 '활황'이다. 4월 총선 이후 채권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 그룹사들 마다 발행시계를 앞당기는 분위기다.

증권사 RM(Relationship Management)들은 특히 LG그룹을 주목하고 있다. 1~3월 사이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등 빅이슈어들을 필두로 LX계열사들까지 연달아 자본시장을 찾고 있어서다.

연초 단골손님인 SK그룹이나 현대차·롯데그룹 등 계열사들도 대거 조달에 나서고 있지만 막상 SK하이닉스 같은 '조 단위' 이슈어들은 드물다는 평가다.

◇LG엔솔·화학 '조단위' 이슈어 대거 복귀

14일 IB업계에 따르면 최근 LG그룹 커버리지를 둘러싼 RM들의 눈치 작전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회사채 시장에서 LG그룹이 공격적으로 현금을 끌어모으고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등 조단위 이슈어들을 시작으로 LX계열사 등까지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1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전후로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등이 조 단위 빅 이슈어들이 발행계획을 결정지었다"며 "그룹 차원에서 총선전 모든 조달을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는 상황이라 RM들도 LG그룹 커버리지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월 회사채 최다 발행사였던 SK그룹 보다도 더 주시하는 기조다. SK그룹의 경우 SK브로드밴드를 시작으로 SK인천석유화학, SK실트론 SK에코플랜트 등 다수의 계열사가 연초효과를 노리고 자본시장을 찾았지만, 막상 SK하이닉스 등 조 단위 빅 이슈어는 없었다.

작년에는 SK하이닉스가 2월 중 국내 회사채 시장을 찾아 1조39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올해는 글로벌본드로 15억달러(1조9950억원)를 조달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아직 SK그룹에선 SK하이닉스 등의 빅이슈어는 아직 출현하지 않은 상태"라며 "현대차그룹도 실적 호조로 내부 유동성이 쌓이면서 차입금을 축소하고 있는 기조, LG그룹에 비하면 발행을 더디게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더벨 리그테이블
◇'총선 전 발행 막차' 우호적 수급환경에 RM들도 주목

채권시장의 변곡점은 4월 총선이 될 확률이 높다. 구조조정에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중소형 건설·증권·캐피탈사 등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총선을 기점으로 향후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수도 있기에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4월 총선 전후로 부동산 PF 사업장과 건설·금융권의 구조조정 우려가 재차 고조될 수 있다"며 "채권 조달하는 입장에선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타이밍을 노릴 수 있지만 그 때의 조달 결정은 지금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수반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러한 심리는 최근 회사채 수급환경 개선에도 영향을 줬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회사채 투자심리가 살아난 데다가, 기관 대기 자금이 집중되는 연초 효과로 유동성이 더해진 측면도 있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된 탓에 대체투자 대신 회사채 조달을 택하는 기업들의 수요도 합쳐졌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4∼6월)에는 시장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돼 1분기(1∼3월) 내내 발행이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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