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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캐피탈, 불황에도 배당 지속…그룹 정책 '발맞추기'

하나캐피탈, 연간 총 300억 유지…자본비율 관리 과제

이기욱 기자  2024-02-06 16:13:51
하나금융그룹의 여신전문금융업 계열사들이 실적 부진에도 배당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주주환원 정책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두 회사의 배당금은 하나금융지주 배당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하나캐피탈은 지난해와 동일한 금액의 배당액이 확정됐다. 자본비율 관리 문제 등으로 인해 배당액을 늘리지는 못했다. 하나카드는 회계 결산이 완료되지 않아 배당 규모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양호한 자본비율 등을 고려할 때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배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 주주환원 정책 확대 중…캐피탈, 배당 재원 마련 지원

업계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현금 배당 실시 안건을 결의했다. 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455원, 기타주 2800원이다. 총 배당금은 200억원이다. 지난해 7월 실시한 중간 배당(100억원)을 합친 연간 배당액은 300억원이다. 이는 2022년(회계연도 기준) 총 배당액과 같은 수치다.

배당 성향은 전년도 대비 상승했다. 지난해 하나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2166억원으로 전년(2983억원) 대비 27.4% 감소했다. 배당 성향은 10.05%에서 13.9%로 3.85%포인트 높아졌다.

실적 감소에도 배당 규모를 유지한 것은 하나금융그룹 차원의 결정으로 해석된다. 하나금융은 최근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배당금을 늘리는 중이다. 분기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도입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하나은행을 비롯한 하나캐피탈, 하나카드 등 주요 계열사들도 배당을 통해 하나금융지주의 재원 마련에 동참하고 있다.

2020년 5394억원이었던 하나금융의 배당액은 이듬해 9038억원으로 67.6% 증가했고 2022년에도 9767억원으로 8.07% 늘어났다. 지난해 총 배당액도 9799억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추가로 지난해에는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기도 했다.

배당 성향 역시 2020년 20%에서 2021년 26%, 2022년 27%로 지속 상승했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28%를 기록했다. 전체 주주환원율은 2022년 27%에서 지난해 33%로 6%포인트 상승했다. 올해에도 하나금융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낮은 자본비율 배당 정책 '변수'…하나카드, 회계 결산 후 배당액 확정

하나캐피탈은 향후에도 그룹의 주주환원 정책에 맞춰 배당 기조를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다만 조정자기자본비율 관리 등의 문제가 있어 배당액을 크게 늘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하나캐피탈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2.66%로 금융지주계열 캐피탈사들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말 2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13%대 중반까지 자본비율을 끌어 올렸지만 아직 신한캐피탈(17.58%), KB캐피탈(14.2%), 우리금융캐피탈(14.64%) 등 보다는 낮은 수치에 머물러 있다.

이번 배당이 하나캐피탈의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배당 실시 후 자본비율 변화폭은 0.1%포인트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여전업 계열사인 하나카드도 올해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나카드 역시 당기순이익이 2022년 1920억원에서 지난해 1710억원으로 10.9% 줄어들었지만 그룹 배당 재원 마련을 위해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정확한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룹 실적 발표를 위한 가결산은 마무리됐지만 공식 회계 결산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하나카드의 높은 자본비율 등을 고려하면 전년도(750억원)와 비슷한 수준의 배당을 실시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하나카드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7.54%로 금융당국 규제 수준(8%)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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