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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동 상무, '해외 부동산' 손실 IR에서 고백

상업용부동산 투자 부진 탓 4분기 적자…올 상반기 추가 비용 반영 전망도

이정완 기자  2024-02-15 15:48:08
신한투자증권이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탓에 연간 순이익도 전년도에 비해 80% 가까이 줄었다. 작년 3분기 순손실이 홍콩 젠투파트너스 펀드 사태로 인한 것이었다면 이번엔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이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초부터 신한투자증권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은 이희동 전략기획그룹장(상무)은 이번에도 IR(Investor Relations) 전면에 나서 손실 배경을 설명했다. 부동산 비즈니스 중에서도 코로나19 이전에 투자한 해외 대체투자 상품으로 인한 타격이 컸다.

◇1600억 넘는 대체투자 평가손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122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에도 18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적자가 2분기 연속 이어졌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1009억원으로 전년 4125억원 대비 76% 줄었다.


2022년 사옥 매각으로 인해 순이익에 차익이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난해 실적은 아쉬운 수치다. 2020년 154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뒤 2021년 3028억원, 2022년 4000억원 넘는 수치로 증가하다가 다시 1000억원대 초반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수익성 감소는 대규모 영업외비용을 처리한 탓이 컸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531억원으로 전년 1210억원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외비용이 1160억원에 달했다. 신한금융그룹 2023년 연간 실적발표회에서도 이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이 비시장성 유가증권 평가손실에 대해 물었고 CFO인 이희동 상무가 직접 설명했다.

이 상무는 "지난해 연말 결산하면서 보수적이고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는다는 입장을 취했다"며 "주로 부동산PF와 해외 대체투자 자산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이전에 투자한 상품에 대해 자산 재평가를 진행했는데 이로 인해 손실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희동 신한투자증권 CFO(상무)가 신한금융그룹 2023년 연간 실적발표회에서 답변하고 있다.(출처=Youtube)
이 상무의 설명대로 신한투자증권이 작년 4분기에 반영한 대체투자 자산 평가손실만 1633억원에 달한다. 수익증권이나 출자금처럼 비시장성 유가증권 중 손상 징후가 내재된 종목에 대해 회수가능가액 평가를 실시했는데 1600억원이 넘는 자금에 대해 회수가 어렵다고 여긴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코로나19 직전까지 부동산 관련 IB(투자은행)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섰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상업용 부동산의 메자닌 투자를 활용했다. 중위험 중수익을 노리는 전략이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이 급변하면서 손실 우려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아직 작년 사업보고서가 공시되지 않아 손실이 발생한 해외 대체투자 자산이 무엇인지 파악은 어렵지만 작년 3분기 보고서에서 일부 확인이 가능하다. 신한투자증권은 회사가 지분 80%를 보유한 '피델리스Global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2호'의 장부가액을 전년 말보다 낮춰 잡기도 했다. 2022년 말 219억원이던 장부가액은 지난해 3분기 말 120억원으로 줄었다. 이 펀드는 미국 뉴욕 몬드리안호텔에 투자한 펀드 지분을 가지고 있다.

◇'유튜브 IR'에서 손실 알리기 지속

신한투자증권은 신한금융지주가 2021년부터 시작한 유튜브(Youtube) IR에 CFO가 지속 참여하고 있다. 올해 초 CFO로 선임된 이 상무도 전임자와 마찬가지로 손실과 관련해 솔직하게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도 분기 적자 원인을 묻는 질문에 "작년 8월 사적화해를 결정했는데 젠투 펀드와 관련해 1199억원의 비용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2020년 홍콩계 자산운용사인 젠투파트너스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회사 차원의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셈이다.

신한투자증권 입장에선 이 같은 비용 문제가 재발하는 것을 피하고 싶지만 올해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해외 상업용부동산 손실은 연초 추가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서도 현재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상업용부동산 투자 리스트를 사업장 단위로 살피고 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여느 대형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신한투자증권도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펀드에서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했다"며 "올해 상반기까지 추가 평가손실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출처=THE C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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