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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C&E 상폐' 한앤코, '배당 열매' 다시 바라본다

공개매수 청약률 65%…1분기 배당 번복 '초강수', 상폐 후 고배당 재개할 듯

남준우 기자  2024-03-07 10:35:13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쌍용C&E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조만간 예정대로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다.

공개매수 전 쌍용C&E는 1분기 배당 지급을 번복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익잉여금을 최대한 쌓아놓기 위함이다. 업계에서는 한앤코가 컨티뉴에이션 펀드 수익률을 10% 이상 유지해야 하는 만큼 쌍용C&E 상폐 이후 고배당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앤코는 지난 6일까지 쌍용C&E 잔여 지분인 1억25만4756주(20.1%) 전량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공개매수가는 주당 7000원이다. 쌍용C&E가 4785만7142주를 우선 사들이고 초과 수량은 한앤코가 매수하는 구조다.

공개매수 기간 동안 쌍용C&E의 주가는 공개매수가 밑을 유지했다. 지난달 27일 698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쓴 이후 가격 변동폭이 거의 없었다. 공개매수 마감일에 6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집계 결과 주관사 NH투자증권으로 접수된 쌍용C&E 공개매수 청약 주식 수는 6551만4주(13.13%)다. 청약률은 65.34%에 달했다. 이로써 한앤코는 기존 보유 지분(79.9%)를 포함해 93%의 지분을 확보했다. 잔여 지분은 교부금 주식교환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이번 한앤코의 쌍용C&E 상장 폐지는 추후 엑시트를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더불어 최근 정부가 주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평가 주식, 혹은 상장 후 주가 관리가 잘 안되는 기업에 대해 주가 부양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

시멘트 사업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 중 하나다. 최근에는 실적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쌍용C&E를 비롯해 성신양회, 고려시멘트 등의 PBR은 각각 2.17배, 0.5배, 0.61배 등에 불과하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저PBR 종목을 타겟으로 하는 만큼 향후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할 수 있다. 특히 쌍용C&E의 경우 작년에 2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한 만큼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다만 쌍용C&E는 이미 주주환원 측면에서 성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한앤코는 펀드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 그동안 쌍용C&E의 고배당 정책을 유지해왔다.

쌍용C&E는 2016년 이후 분기별 배당 지급 정책을 지속 중이다. 2017년 이후 지금까지 현금배당금 총액만 1조1686억원에 이른다. 2018년 이후 현금배당성향은 매년 100%를 초과했다.

그럼에도 주식이 저평가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344억원 상당의 배당을 취소하는 초강수를 뒀다. 지난달 7일 1분기 배당을 하겠다고 공시한 뒤, 15일 돌연 배당을 취소하겠다고 번복했다.

업계에서는 한앤코가 상장폐지 이후 배당을 재개하면서 쌍용C&E 컨티뉴에이션펀드 수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펀드는 1조9000억원 규모로 국내에서도 한국교직원공제회 등 10곳 이상의 LP들이 6000억원을 투자했다. 한앤코는 펀드를 조성하면서 10% 이상의 IRR을 유지하기로 투자자들과 약속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로 한앤코는 쌍용C&E로부터 더 많은 배당을 거둘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며 "상폐 이후 배당을 재개하면서 컨티뉴에이션 펀드 수익률을 유지하고 엑시트 기회를 엿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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