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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사분석

HD현대일렉 공모채, 치열한 4월 첫주 '원픽'될까

수주잔고 확대하고 수익성 개선, 신용등급 상향조정

안정문 기자  2024-03-29 15:38:01
HD현대일렉트릭이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신용등급 상향이라는 호재를 맞이했다. 수주잔고 확대 및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주에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회사채들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IB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4월2일 5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구조(트랜치)는 2년물 200억원, 3년물 200억원, 5년물 100억원이다. 희망금리밴드는 모두 개별민평 기준 -30bp~+30bp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규모는 최대 7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번 발행의 주관은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이 맡았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10년을 기준으로 6번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 기간 KB증권, 한국투자증권과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5번씩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렸다.


NH투자증권은 4번으로 뒤를 이었다. 대신증권은 3회로 지난해부터 꾸준히 주관사단 지위를 따내는 성과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5월에 이어 이번까지 2번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렸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번 회사채를 은행차입을 갚는 데 쓴다. 세부적으로는 지난해 7월6일자 만기 1년 차입금 200억원, 12월14일자 1년 만기 차입금 300억원 등을 차환한다. 두 차입금의 금리가 각각 5.44%, 5.43%였던 만큼 이번 차환을 통해 이자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B업계 관계자는 "HD현대일렉트릭은 수요예측에서 희망금리밴드 하단 아래에서 모집액이 채워질 가능성이 있다"며 "4월 첫주 10개가 넘는 회사채 수요예측이 예정됐는데 HD현대일렉트릭이 이 가운데 가장 흥행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28일 기준 HD현대일렉트릭의 금리는 2년물 4.695%, 3년물 4.802%, 5년물 5.633%다. IB업계의 전망대로 금리밴드 하단보다 낮은 가산금리가 적용된다면 각각 최대 4.40%, 4.50%, 5.23% 안팎의 금리에 발행이 가능한 셈이다.

◇HD현대일렉트릭, 발행 직전 등급 상향

HD현대일렉트릭은 이번 회사채 발행을 위한 평가에서 등급이 줄줄이 상향조정됐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등급 및 전망을 'A-, 긍정적'에서 'A0, 안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A-, 안정적'에서 'A- 긍정적'으로 전망을 조정했다.

신평사들은 공통적으로 수주잔고, 수익성 등을 등급상향의 근거로 들었다. 한국기업평가는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되면서 수주잔고가 크게 확충됐다"며 "초과 수요에 따라 선별적 수주, 판가 인상이 이루어지며 수주잔고의 채산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양호한 수주경쟁력을 기반으로 미국, 사우디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면서 2023년말 수주잔고 5조377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52.5% 증가한 것으로 최근 3년 평균 매출의 2.4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중동, 북미, 아시아 유럽 등으로 수주 확대를 노력한 결과 다변화된 해외 매출처를 확보했다"며 "현재 주요 국가별로 진행 중인 신재생에너지 전환, 제조시설 및 신도시 건설, 노후전력기기 교체 등에 필요한 송배전 인프라 구축 규모 및 소요기간 등을 고려할 때, 사업기반이 중단기적으로 성장세를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주요 수출시장인 중동 지역은 2021년 이후 네옴시티 등 대규모 도시 개발 투자가 진행되면서 신규 수주가 증가하고 있으며 북미 지역은 제조업 리쇼어링, 국가 전력망 노후 교체, 신재생에너지 투자 등으로 전력 인프라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수주를 바탕으로 지난해 실적도 개선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3년 연결기준 매출 2조7028억원, 영업이익 3152억원, 순이익 2595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28.4%, 영업이익은 137.0%, 순이익은 60.2% 늘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이같은 상승세를 바탕으로 차입부담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는 "확대된 영업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재무부담을 일정 수준에서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유 현금성자산 및 장단기금융상품(2007억원), 보유 부동산의 담보능력(장부가액 4600억원), HD현대그룹의 대외신인도 및 유가증권 상장업체로서의 자본시장 접근성 등이 재무안정성의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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