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비상장사 재무분석

'IFRS 도입 3년' 야나두, 재무구조 개선 관건 'RCPS'

2년연속 자본총계 마이너스…김정수 대표 "상반기 FI 보통주 전환→자본잠식 해소"

박동우 기자  2024-04-18 15:12:47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온라인 영어교육에 특화된 벤처기업 야나두가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해 재무제표를 작성한지 3년이 지났다. 투자를 유치하면서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부채로 인식됐다. 부채가 대폭 늘고 자본이 급감하는 가운데 2년 연속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자본금을 밑도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재무구조 개선의 최대 관건은 RCPS다. 김정수 야나두 대표(사진)는 "올해 상반기 안에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한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데 동의했다"며 "자연스레 부채가 줄어들고 자본이 늘면서 자본잠식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회계기준 변경…부채 급증, 자본 급감

△김정수 야나두 대표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기준으로 야나두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142억원으로 자본금 16억원을 밑돌았다. 2022년 말에도 총자본이 -129억원을 기록해 자본잠식에 빠졌다. 자산 구성을 살피면 부채총계가 자본총계보다 많은 상태가 이어졌다.

재무구조가 악화한 건 2021년 재무제표 작성법을 전환한 시점과 궤를 같이한다. 당시 야나두는 기존에 적용하던 일반기업회계기준(GAAP)을 탈피하는 대신 국제회계기준(IFRS)을 채택했다. 중장기적으로 증시 입성을 염두에 둔 만큼 상장사들이 쓰는 재무제표 작성 지침을 선제적으로 수용하려는 취지다.

새로운 회계기준을 적용하면서 야나두의 자본이 대폭 줄었다. GAAP 기준으로 2021년 말 자본총계는 741억원이었으나 IFRS로 재작성한 결과 161억원으로 78.3%(580억원) 감소했다. 반면 부채총계가 198억원에서 892억원으로 4배 넘게 불어났다.

투자를 받으면서 발행한 RCPS를 둘러싼 회계처리가 자본과 부채의 급격한 변동을 초래했다. GAAP에서는 RCPS를 형식상 주식으로 판단하는 만큼 자본으로 기록한다. 반면 IFRS에서는 RCPS가 형식으로 보면 자본이나 실질적으로는 상환권이 내재된 만큼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


야나두는 2009년 출범 이래 지금까지 875억원을 유치했다. 2014년에 스틱인베스트먼트가 40억원을 투자하며 첫 발을 뗐다. 2018년에는 KB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이 130억원을 집행했다.

2020년 카카오키즈에 흡수 합병되면서 통합 법인으로 자리매김한 뒤에는 △산업은행 △한국투자증권 △비전자산운용 △푸른파트너스자산운용 등으로부터 시리즈C 자금 405억원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투자를 받은 시점이 2022년으로 당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에서 300억원을 확보했다.

◇김 대표 "추가 증자 고려 안해…8월 예심청구 계획"

잇달아 투자금을 받으면서 인식된 RCPS부채·파생상품부채 평가액은 2021년 말 475억원에서 2023년 말 907억원으로 2배 가까이 불어났다. 부채총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53.3%에서 63.5%로 2년새 10.2%포인트 상승했다.


야나두 경영진은 주주들이 보유한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주에 따른 부채 규모를 줄이면 자본잠식을 해소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선주를 보유한 주주는 △KB증권 △2021큐씨피제15호 PEF △한국투자증권 △산업은행이다.

단연 많은 RCPS 물량을 보유한 주체가 KB증권으로 보통주 327만6890주와 우선주 67만5110주를 합산한 395만2000주 가운데 5.42%(21만4180주)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운용하는 '2021큐씨피제15호 PEF'가 5.16%(20만3780주)를 보유해 뒤를 이었다.


김정수 야나두 대표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지난 1년 동안 긴밀하게 협의한 결과 큐캐피탈파트너스, 산업은행 등 투자자들이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 청구 전에 보유한 RCPS 일체를 보통주로 전환하는데 동의했다"며 "올해 6월 말이면 제반 절차를 완전히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현재 보유한 유동성(560억원)이 향후 5년간 운영 자금으로 활용하는데 충분하다고 판단해 추가 증자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토대로 연내 재무구조 개선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야나두는 2021년에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이래 코스닥 입성을 준비할 적기를 노려왔다. 올해 8월 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목표를 세웠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