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이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하는 전략을 세웠다. 외형 확장에 집중하기보다 내실 경영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판단에서다. 손익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매출 경쟁이 격해져 영업 환경이 악화한 걸 고려했다.
미래 보험수익의 원천인 보험계약마진(CSM)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직을 개편하고 자체 지표를 도입해, 제도 변화에 대한 리스크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키운 신계약 수익성을 토대로, 자본적정성도 중장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자체 지표 '관리CSM'으로 제도 리스크 방어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실손보험에 대한 계리적 가정 변경과 신회계제도(IFRS17) 도입뿐만 아니라 고령화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 현대해상도 지난해 말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여파로 자본 지표가 악화하고 CSM이 줄었다. IFRS17 도입 후 생긴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배당 여력도 떨어졌다.
2023년 출범한 신계약 CSM 전략태스크포스(TF)를 지난해 12월 정식 조직인 CSM 전략파트로 전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제도가 급변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이에 대한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는 경각심이 작용한 것이다. 이 조직은 CSM뿐만 아니라 지급여력(킥스·K-ICS)비율과 같은 리스크 지표를 관리한다.
올해엔 관리CSM이라는 내부 지표도 만들었다. 수익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CSM에다 자본 관리력을 살펴볼 수 있도록 지표를 조정한 것이다. 현대해상은 이 지표를 영업 부문의 핵심성과지표(KPI)로도 설정했다. CSM상품과 담보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채널별 경쟁력 강화와 유지·손해율을 개선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연초 선보인 '내삶엔(3N) 맞춤간편건강보험'도 이런 상황을 반영해 출시했다. 관리CSM을 개선하는 데 특화한 상품인 셈이다.
◇자본관리 원천 된 상위권 신계약CSM배수 현대해상의 체질 개선이 가장 먼저 효과를 본 건 신계약CSM배수다. 신계약CSM배수는 신규 계약에서 CSM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배수가 높을수록 수익성이 큰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 신계약CSM배수는 14.1배로, 전년 동기 10.4배보다 3.7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매 분기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주요 손해보험사인 메리츠화재·삼성화재·DB손해보험 중 매 분기 이 배수를 개선한 곳은 없다. 삼성화재와 DB손보는 각각 3.4배, 1배씩 감소했다. 메리츠화재는 12.1배에서 12.2배로 0.1배 증가에 그쳤다.
장기보험 계약유지율에서도 성과를 냈다. 지난해 하반기 현대해상의 2차년도 이상 장기보험 계약 유지율은 37회차 66.7%, 54.1%로 업계에서 가장 높다. 13회차 4위(87.1%), 25회차 2위(73.3%)에서 1위로 올랐다.
관건은 신계약CSM배수 관리를 통해 킥스비율을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올해 1분기 킥스비율은 159.4%로, 전년 동기 166.9%에서 7.5%포인트 떨어졌다. 금융당국 권고치 150%(3분기부터 130%)를 살짝 웃돌고 있다. 기본자본비율도 지난해 말 기준 57.5%로 집계됐다. 100% 안팎의 경쟁사보다 열위하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자본력을 개선하기 위해 신계약 수익성을 개선하고 리스크 증가 억제, 보유계약 관리 강화와 같은 내실 중심 전략을 추진했다"며 "신계약CSM배수를 개선하면 장기적으로 자본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