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이 디지털 플랫폼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보험판 다이소'로 불릴 정도의 저렴한 가격과 간편한 가입 절차를 플랫폼의 강점으로 내걸고 20·30 세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최근 플랫폼에 롯데손보의 메인 상품인 장기성보험도 탑재해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고객 이탈이 적은 보험 특성상 20·30대 비중이 클수록 보험료 확보에 유리하다는 걸 고려했다.
◇이은호 대표 '픽' 앨리스, 가파른 성장세 롯데손보가 전사적으로 힘을 쏟는 곳은 디지털 플랫폼이다. 이은호 롯데손보 대표가 직접 회사의 성장 축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앨리스에 자동차 온라인 채널(CM) 상품과 장기보장성 보험을 탑재해 디지털 보험 플랫폼 회사의 핵심 성장 축으로 육성하겠다"며 "이를 통해 대내외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앨리스는 롯데손보의 디지털 플랫폼이다. 고객들이 생활에 꼭 필요하지만 어려운 보험을 부담 없이 시작하도록, 저렴한 상품 중심으로 선택지를 늘리고 계약 절차를 간소화한 게 특징이다. '덕밍아웃상해보험'과 '빌런 보험'이 대표적이다. 덕밍아웃상해보험은 콘서트와 페스티벌에서 생길 수 있는 피해를 보장해 주고, 빌런 보험은 직장과 학교 내 괴롭힘 등의 피해를 보장한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소액 단기 보험(미니보험)을 앞세워 고객을 빠르게 모으고 있다. 2023년 2만7500건이었던 누적 계약 체결 수는 지난해 18만8500건으로 늘었다. 이달 18일 기준으론 30만9400건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가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올해 35만건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2030 세대 중심으로 보험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중년층이 주 고객인 골프보험을 제외하면 체결한 계약 중 2030 세대 비중은 70%에 달한다. 원데이 자동차보험의 경우엔 7만8000건의 계약 중 2030 세대 비중이 90%가량으로 집계됐다.
통상 PC 중심으로 설계된 보험 플랫폼을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한 점이 젊은 세대를 유치하는 데 주효했다. 롯데손보는 보험 가입이 모바일에선 기대보다 편하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간편 가입 시스템을 도입했다. 한 번에 이해하기 힘든 보험 용어를 쉽게 풀어 설명하고, 가입 완료까지 필요한 화면 터치 수를 업계 평균 40회의 절반인 20회로 대폭 줄였다.
◇장기보험도 탑재해 2030 락인효과 극대화 롯데손보가 젊은 세대 중심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개편하는 건 락인 효과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읽힌다. 초기 비용 부담이 있는 데다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장기 계약이 많아 비교적 고객 이탈이 많지 않은 만큼, 2030 세대를 적극적으로 끌어모으겠다는 것이다.
최근 앨리스에 장기성보험을 탑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달 앨리스에 'FOR ME 아파도 안아파도 암보험'과 'FOR ME 아파도 안아파도 뇌심보험'를 탑재했다. 일반적으로 질병 이력이 있으면 서면 심사로 전환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서면 심사 없이 고객 맞춤형 계획을 설계해 주는 게 큰 특징이다. 고객 중심으로 보장 범위를 대폭 확대한 것이다.
롯데손보에 장기보험은 핵심 사업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총원수보험료 중 장기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한다. 롯데손보는 신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됐을 당시,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용이한 장기성보험 영업에 집중했다. 계약 기간이 지날수록 CSM이 이익으로 반영되는 걸 고려했다.
앞서 플랫폼으로 유입한 젊은 고객들이 장기보험에도 가입하면, 락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익성을 높이는 데도 큰 보탬이 되는 것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앨리스는 보험이 어렵고 부담스럽다는 고정관념을 타파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생활 밀착형 플랫폼"이라며 "편리함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제공해, 고객들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보험 플랫폼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