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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한화손보 vs 현대해상

글로벌 첫발 뗀 한화, 선제적 확장 현대

⑥[글로벌 전략]인니 손보사 인수로 첫 진출…30년 전 미·중·일 거점 확보

정태현 기자  2026-04-27 16:09:12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한화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해외 전략의 실행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한화손보는 한화생명으로부터 인도네시아 손해보험사를 넘겨받아 첫 해외 거점을 확보했다. 반면 현대해상은 수십 년 전부터 해외 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여러 지역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두 곳의 차이는 진출 지역 수보다 공략 방식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한화손보는 그룹 차원의 글로벌 확장 전략하에 현지 손보사를 육성하는 역할을 맡았다. 현대해상은 수십 년간 쌓아온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존 거점 확대와 신규 시장 검토를 병행하는 분산형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생명 이어 리포손보 육성, 그룹 글로벌 전략 뒷받침

한화손보는 인도네시아 손해보험사 리포손해보험을 통해 처음으로 해외에 직접 진출했다. 지난해 한화손보는 한화생명이 보유하던 리포손보 지분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리포손보는 한화생명이 2023년 인수할 당시 현지 70개 손보사 중 14위였다. 2년가량 한화생명 체제에서 외형을 키워 지난해에는 9위로 올라섰다.


이 과정은 그룹 내 글로벌 역할을 재배치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노부은행 인수를 기점으로 현지 은행업 안착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신 리포손보는 손해보험업 전문성을 가진 한화손보로 넘겼다. 리포손보의 초기 성장을 한화생명이 맡았다면 이후 수익성과 포트폴리오 고도화 단계는 한화손보가 맡는 식으로 현지 전략이 구체화된 모습이다.

자회사 편입 이후 거버넌스 정비와 신뢰도 제고 작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리포손보가 글로벌 신용평가사 에이엠베스트(A.M. Best)로부터 재무건전성 등급 A-(우수)를 받은 배경에는 한화손보 인수에 따른 신인도 제고와 한화손보의 업종 전문성에 대한 평가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시장 최적화를 위해 한화손보가 일반보험팀장(상무)을 리포손보 감사위원회 위원장으로 배치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한화금융의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도약 구상과 궤를 같이한다. 인도네시아 내 은행·생명·손보·증권·자산운용 라이선스를 완비한 구조 속에서 리포손보는 손해보험 축을 담당하는 핵심 거점이다. 리포손보를 한화손보가 직접 맡는 구조는 그룹 전략과 손해보험업 전문성이 맞물린 전략적 포석이라는 평가다.

◇50년 관록 글로벌 강자, 신규 진출지 지속 모색

현대해상은 선제적으로 해외에 진출한 손보사로 정평이 나 있다. 1970년대 업계 최초로 해외에 지사를 세운 데다 일본, 미국, 싱가포르 등 글로벌 금융 허브로 평가되는 곳에도 가장 먼저 진입했다. 싱가포르 보험중개법인과 베트남 VBI 지분 투자까지 더하면 장기간 축적한 글로벌 네트워크의 폭이 강점으로 꼽힌다.


실적 지표도 견고한 확장세를 뒷받침한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해외 점포 수입보험료는 일본 2746억원, 미국 2887억원, 중국 2249억원으로 합계 7882억원에 달했다. 2023년 4654억원, 2024년 6180억원에 이어 꾸준히 외형이 커졌다. 해외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으로 성장한 모습이다.

지역별로 사업 방식을 다층화한 점도 긍정적이다. 일본에서는 한국계와 외국계 물건을 함께 인수하는 식으로 장기 영업을 이어왔다. 미국에서는 주택종합보험과 상업용 자동차보험으로 현지화를 진전시켰다. 중국에서는 레노버홀딩스, 디디추싱과의 합자 기반 아래 신에너지 공유 차량 보험과 전용 프라이싱 모델을 앞세워 현지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현대해상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신규 시장 진출 가능성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 이미 진출한 시장 중심으로 오가닉 성장과 신규 시장 검토를 병행 중이다.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베트남 하노이, 중국 북경에 사무소를 두고 현지 정보 수집, 네트워크 관리를 통해 현지 진출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인도네시아 등 아직 진출하지 않은 신흥 시장에 대해서도 지분 투자나 합작 방식의 인오가닉 성장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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