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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한화손보 vs 현대해상

GA 급성장한 한화, 주춤한 현대 '뒤집힌 순위'

④[영업채널]한화 작년 실적 급증, 올해 현대 추월…현대, GA도 보수적 운용

정태현 기자  2026-04-22 07:48:26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한화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의 보험대리점(GA) 채널 흐름이 뚜렷하게 갈렸다. 지난해 연간 실적으론 현대해상이 앞섰지만 한화손보가 가파른 성장세로 격차를 빠르게 줄였다. 흐름을 탄 한화손보는 올해 1분기 현대해상을 앞섰다.

한화손보는 상품 경쟁력과 지원 조직 확충을 앞세워 외형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해상은 효율과 질 관리에 무게를 두고 채널을 운영하는 모양새다. 1200% 룰 시행을 앞두고 GA 선점 경쟁이 치열해진 국면에서 두 곳의 전략 차이가 뚜렷한 실적 격차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점유율 한화 13% 육박, 현대 11%대

GA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화손보의 GA 채널 보장성 인보험 월납환산초회보험료는 143억3300만원으로 시장 점유율 12.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 126억4000만원, 11.3%보다 앞섰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점유율은 현대해상(10.9%)이 한화손보(10.1%)를 앞서고 있었다.


이번 역전은 단발성 반전이라기보다 지난해부터 누적된 변화의 연장선에 가깝다. 한화손보의 지난해 GA 채널 연간 실적은 전년 대비 43.6% 늘었다. 중대형 손보사 중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해상은 10.0% 감소해 주요 대형사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월별 흐름으로 봐도 한화손보의 추격은 꾸준했다. 지난해 일부 월에서는 현대해상을 근소하게 앞서거나 턱밑까지 따라붙는 장면이 반복됐다. 연간 실적 차가 1년 만에 수백억원대에서 수십억원대로 좁혀진 데 이어 올해 1분기 순위가 뒤바뀌었다.

절대 규모만 놓고 보면 현대해상의 기반이 훼손됐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업계는 한화손보의 성장 탄력과 현대해상의 둔화 흐름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1200% 룰 시행 전 보험사들이 GA 채널 선점에 나선 상황에서 두 곳의 실적 격차가 더 극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든든한 한화 계열사 GA들…현대는 출혈 경쟁 자제

현장에서 먼저 거론되는 두 곳의 차이는 상품 경쟁력이다. GA 설계사에게는 결국 팔기 쉬운 상품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최근 한화손보가 여성 건강보험 등 특화 상품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구축해 보험료와 인수 기준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반면 현대해상은 최근 GA 채널에서 확실한 판매 동력을 만들 상품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판매를 뒷받침하는 조직력 차이도 거론된다. 업계에선 한화손보의 약진 배경으로 설계매니저 확충과 제휴·계열 조직 확대를 함께 꼽는다. 잘 팔리는 상품에 더해 실제로 밀어줄 조직까지 늘리면서 외형 확대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한화금융 계열의 GA는 총 네 개다. 한화손보는 GA 설계사를 돕는 설계매니저(SM) 확충에도 집중한다.

반대로 현대해상은 상품을 주력으로 밀 수 있는 조직 증가 폭이 한화손보보다 크지 않았다. 자회사 GA에 대한 전략적 활용도도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결국 팔아줄 조직의 규모와 결속도에서 차이가 벌어진 모양새다.

운영 철학의 차이도 무시하기 어렵다. 현대해상은 GA뿐 아니라 전체 영업조직 운용에서도 효율과 질 관리에 더 무게를 둔다. 캐롯손해보험과의 합병으로 채널 확장에 적극적인 한화손보와 상반된 전략을 펼친 셈이다. 일각에선 현대해상의 수익성 중심 전략이 단기적으로 GA 설계사들이 판매할 요인을 줄게 했다고 본다. 실제로 현대해상은 보수적인 영업 기조로 전환하면서 설계사 인센티브를 줄이는 흐름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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