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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한화손보 vs 현대해상

확장의 한화, 내실의 현대…상위권 재편 조짐

①[종합]한화손보, 설계사 확충 가속…현대해상, 효율 경영 기조 속 4분기 적자

정태현 기자  2026-04-14 07:58:22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한화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이 같은 장기보험 시장을 두고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외형 확대에 속도를 내고 현대해상은 몸집보다 조직 효율을 챙기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영업 전략의 차이에 따라 업계 상위권 경쟁 구도에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설계사 채널과 수익성 지표에서 이런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한화손보는 최근 등록 설계사 수와 분기 당기순이익에서 현대해상을 앞섰다. 현대해상은 연간 순이익에선 우위를 유지했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적자를 기록해 열위 처지에 놓였다. 설계사를 줄이고 영업 기조를 보수적으로 전환한 내실 경영의 결과로 풀이된다.

◇한화, 설계사 수 4위로 부상…현대, 되려 설계사 수 감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의 지난해 말 등록 설계사는 총 2만391명이다. 직전 분기 1만9806명 대비 585명(3.0%) 늘었다. 현대해상 2만273명을 제치고 업계 4위로 올라섰다.


등록설계사에는 전속설계사와 교차모집 설계사가 속한다. 영업 기조가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채널은 전속설계사다. 두 곳 모두 전속설계사 비중이 70%에 육박한다. 두 곳의 등록설계사 순위가 바뀐 것도 전속설계사에서 비롯됐다. 한화손보가 지난해 4분기 전속설계사 410명을 충원할 동안 현대해상 전속설계사는 되려 603명이 줄었다.

한화손보는 외형 확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캐롯손해보험과의 합병 이후 자동차보험과 여성보험에서 공격적인 영업 기조를 보인다. 디지털 기반 접점과 기존 대면 영업 조직을 결합해 두 상품군을 유기적으로 키우는 하이브리드 채널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자동차보험에서 유입한 고객을 여성보험 등 장기보험 판매로 연결하려는 구상도 외형 확장 기조와 맞닿아 있다.

반면 현대해상은 설계사 수를 늘리기보다 채널 정비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이에 맞춰 설계사 해촉 규모도 평소보다 확대하고 채널 운영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형 경쟁에 무리하게 뛰어들기보다 중장기 수익 기반을 다지는 모양새다.

◇분기 실적 뒤집은 한화…연간 순익 격차도 축소

두 회사의 전략 차이는 4분기 실적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한화손보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별도 기준 668억원으로 현대해상의 마이너스(-) 730억원을 앞섰다. 분기 기준 격차가 1399억원으로 벌어지면서 상반된 전략의 단기 향방은 한화손보에 더 유리한 결과로 귀결된 모습이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1분기 1426억원, 2분기 799억원, 3분기 716억원, 4분기 668억원으로 순이익 흑자 흐름을 이었다. 외형 확대로 초기비용을 투입하면서도 손익의 급격한 흔들림은 피한 모습이다. 영업 조직 확대와 채널 다변화가 단기 손익 방어에 일정 부분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해상은 작년 상반기 이후 분기 실적이 꾸준히 둔화했고 4분기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자동차보험 손익 악화와 업황 부진 같은 외부 변수의 영향이 큰 데다 효율 중심의 전략이 당장의 순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두 곳의 연간 누계 순이익 차이도 2024년 6484억원에서 지난해 2000억원으로 줄었다.

단기 흐름만 놓고 보면 한화손보의 존재감이 비교적 커졌지만 중장기 승부는 이 흐름이 이어질지 단언할 수 없다. 외형 확장 전략이 예실차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고 내실 경영 전략이 안정적인 이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계리가정 변경과 신회계제도(IFRS17) 체제가 고도화되는 만큼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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