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신임 CFO가 사내이사로 합류하면서 이사회 재정비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본시장 안팎의 관심을 모았던 사외이사 추가 선임이 이뤄지지 않아 이사회는 기존 5인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새로운 곳간지기는 기존 이사회와 빠르게 호흡을 맞추며 자금 조달과 지분 정리 등 핵심 과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중장기적으로 지주사와의 합병 이슈가 제기되는 가운데 CJ올리브영은 올해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 동력 발굴에 더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이사회를 중심으로 글로벌 전략에 필요한 자본을 재배치하며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트폴리오 전략 2실 출신 장지민 CFO 신규 선임, 사내이사 2인 체제 유지 CJ올리브영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진행한 후 장지민 경영리더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기존 사내이사였던 이우진 CJ올리브영의 경영리더(CFO)가 CJ제일제당으로 이동하면서 진행된 후속 인사다. 올해 초 장지민 경영리더가 CJ올리브영의 CFO로 부임하면서 사내이사 등기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장지민 경영리더는 2022년 말 진행된 '2023년 정기인사'에서 CJ의 경영 리더로 승진했다. 사업관리실에서 주요 계열사를 관리하다 2023년 말 CJ그룹이 전략기획과 사업관리 기능을 통합해 포트폴리오 전략실을 출범시키면서 포트폴리오 전략 2실로 소속이 조정됐다. 해당 조직은 CJ ENM(엔터테인먼트·유통), CJ올리브영(H&B), CJ CGV(극장) 등의 사업을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이다.
특히 포트폴리오 전략 2실은 CJ올리브영의 기타비상무인 이종화 리더가 이끄는 조직이다. 이 곳에서 역량을 인정 받아 CJ올리브영의 새로운 CFO로 낙점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장 CFO는 계열사의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경험을 쌓아 온 것으로 분석된다. 지주사의 사업TF팀 책임 시절이었던 2022년 오너 일가의 가족회사로 불리는 씨앤아이레저산업의 감사, 2023년 CJ올리브네트웍스의 기타비상무 이사, 2024년 CJ인베스트먼트의 기타비상무이사로 활약했다. 2025년 3월 말 기준으로 CJ올리브영 이사회에만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태다.
CJ올리브영 이사회의 움직임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21년부터다. 글랜우드PE로부터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4140억원의 프리 IPO 투자를 유치했다. 2대 주주가된 글랜우드PE 측의 정찬욱 부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기업공개 작업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모셨다. 허성욱 서울대 로스클 교수와 장금주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정기현 메타코리아 전 대표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회사의 성장세까지 고려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인 상장회사에 버금가는 이사회를 꾸렸다. 다만 증시가 악화되면서 상장 작업은 잠정 중단됐고 이 시기 정기현 전 대표도 사외이사직을 사임하며 이사회 정원이 줄었다.
기업 공개 작업이 예상보다 늦어지자 지난해 CJ그룹이 글랜우드PE 측의 지분을 되사오면서 이사회에 또 변화가 있었다. 정찬욱 글랜우드PE 부대표가 빠졌고 이우진 CFO가 CJ올리브영 이사회에 참여하게 됐다. CFO가 이사회에 참여한 것은 2022년 이후 약 2년 만이었다. 이번에 이 CFO의 공백을 장 CFO로 채우면서 재무 역량에 힘을 싣는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해석이 된다.
◇사외이사 증원없이 '허성욱·장금주' 재선임, 이선정 대표 글로벌 확장 속도 지난해 글랜우드 PE와의 관계를 정리하면서 자본 시장에서는 CJ올리브영의 기업공개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추가 선임 여부가 IPO 추진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변수로 주목받았다. 결과적으로 CJ올리브영은 사외이사 증원없이 5인 체제를 유지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사회 재편 후 지분 정리와 시장성 자금 조달 등의 현안을 속도감 있게 처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5월 초 한국뷰티파이오니어(신한은행·신한투자증권이 설립한 SPC)가 가진 CJ올리브영 지분 11.3%를 자사주로 취득했다. 외부지분을 회수하면서 CJ와의 합병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6744억원 규모의 서울 동자동 KDB생명타워 사옥 인수를 위해 45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를 발행했다. 그동안 자체 현금 곳간이 넉넉해 외부 조달에 적극적인 편은 아니었으나 접점을 넓히면서 시장 내 신뢰도를 쌓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해석이 됐다. 지주사에서 CJ올리브영의 재무와 사업을 두루 살핀 만큼 장지민 CFO 부임 후 공백 없이 체계적으로 과제를 이행하는 모습이다.
장 CFO가 곳간지기 역할을 충실히 하는 가운데 이선정 대표는 올해 글로벌 대표 뷰티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해 일본 법인 설립에 이어 올해 초 미국에도 'CJ 올리브영 USA를 법인을 신설했다. 현지화된 상품 조달, 마케팅, 물류 시스템 등을 구축해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연내 개점을 목표로 미국 현지 오프라인 매장 1호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이우진 CFO의 이동 후 장지민 경영리더가 CFO로 선임되면서 시장의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