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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최근 6개월간 한국캐피탈 주가가 43% 오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수년 넘게 500원대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올 들어 주가는 900원선까지 회복하며 "동전주 졸업이 머지 않았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주요 금융지주의 주가 상승률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흐름입니다. KB금융(21%), 신한지주(33%), 하나금융(41%) 등 주요 금융지주 주가상승률을 웃돌았는데요.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캐피탈 업종까지 밸류업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Industry & Event 한국캐피탈은 캐피탈 업권에서도 드물게 매년 순이익이 우상향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2020년 순이익 321억원에서 2021년 531억원, 2022년 651억원으로 계단식 성장을 이뤘는데요. 작년에는 811억원까지 순이익이 증가했습니다. 올해 목표는 순익 1000억원 달성입니다. 현재까지의 흐름을 볼 때 무리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입니다.
그럼에도 주가가 가장 높았던 시점은 2021년 6월 18일입니다. 당시 일시적으로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장중 1000원을 돌파한 것이 전부입니다. 실적과 무관한 일시적 기대감에 따른 급등이었죠. 이후로는 의미 있는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올 들어선 기관 관심도가 상당해진 모습입니다. 한국캐피탈 관계자는 "기관 미팅 요청이 급격히 늘었다"며 "배당을 중시하는 기관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한국캐피탈은 최근 3년간 평균 배당성향이 12.7%에 달하며 안정적인 배당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시가배당률도 4%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른 관계자 역시 "기관들이 한국캐피탈 주식을 눈여겨보고 있고 실제로 매수도 이어지고 있다"며 "배당주로서의 안정성이 투자 포인트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7월 주주명부 폐쇄 이후 주주명부에선 지금까지 한국캐피탈 주식을 장기 보유해 온 주주에 더해 최근 들어 기관 주주들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올 들어 크게 늘어난 기관들의 관심을 상법개정안에 '3% 룰'이 담긴 영향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난달 여야는 본회의에서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 룰 도입을 포함한 상법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기관투자자들의 기업 감시에 대한 요구를 반영한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개정으로 상장사 전반에 걸쳐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관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배력 집중도를 보이는 한국캐피탈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캐피탈의 최대주주는 군인공제회로 80.4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자사주 0.91%를 제외하면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량은 약 19%에 불과합니다. 실질적으로는 이 중 일부만 실제로 거래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움직이는 물량은 전체의 약 15%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이처럼 낮은 유통물량은 거래량 확대 시 주가 상승으로 직결되지만 반대로 매수세가 빠질 경우 급락 리스크도 있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으로 평가됩니다.
◇Market View 시장 일각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배 미만인 수준이라 저평가 매력은 분명하지만 실적 대비 배당이 아쉽다는 것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PBR이 3배 미만이라면 시가배당률이 최소 7~8%는 돼야 투자 매력이 있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라며 "지금 배당 수준이 낮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극적인 주주환원 의지를 보여야 보다 강한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주주환원의 근간이 되는 이익 측면에서 정상철 한국캐피탈 대표는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올해도 자산과 순이익 모두 전년 대비 우상향하는 성장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는데요. 다만 최근에는 실적보다도 회사를 둘러싼 주주와 고객, 신용평가사 등 이해관계자들이 '좋은 회사'로 인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대표는 "현재 한국캐피탈이 가진 신용등급 수준으로는 고신용자 대상 영업 확대에 한계가 있다"며 "내년 하반기까지는 주요 신용평가사 3곳으로부터 등급을 한 단계라도 상향받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단순히 순익 1000억을 넘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고신용자까지 포함해 영업할 수 있는 회사가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지금이야말로 레퓨테이션 관리와 재무지표 개선 모두를 통해 신용등급 상향을 이루어야 할 결정적인 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캐피탈의 주가는 오랫동안 실적과 괴리된 채 저평가 상태를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캐피탈 업종에도 밸류업 바람이 닿으면서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배당 안정성과 실적 추이, 낮은 유통 물량이 맞물리며 주가 반등이 시작된 가운데 향후 기관 수요와 신용등급 상향이 주가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적과 시장 평가가 달랐던 한국캐피탈이 그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