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삼양그룹은 5년 단위로 중장기 사업 계획을 짠다. 2021년 발표한 5개년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국내외 반도체 소재, 스페셜티(고기능성) 화학 기업을 인수·합병(M&A)하면서도 보수적 재무 운영 기조를 유지했다. 외형 확장을 위한 투자금을 차입하더라도 차입금 의존도는 30%대로 관리한다. 순차입금은 현금 창출력으로 2~3년 안에 상환할 수 있는 선까지 보유한다.
삼양홀딩스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연결 기준(이하 동일) 차입금 의존도가 30% 밑이었다. 2010년 4475억원이었던 총차입금이 2020년 말 1조1415억원으로 약 2.6배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자산총계도 2조4020억원에서 3조8936억원 약 1.6배 증가해 차입 부담을 완화했다. 해당 기간 부채비율은 100% 밑이다.
삼양그룹은 2021년 1월 스페셜티 제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비전 2025'를 발표했다. 제자리에 머문 그룹 영업이익을 늘리기 위한 확장 투자를 결심했다. 글로벌 M&A도 준비했다. 창업 4세대인 김건호 사장은 당시 삼양홀딩스 IC(Innovation Center) 글로벌성장PU(Performance Unit)장을 맡아 그룹 글로벌 전략 수립에 일조했다.
삼양그룹은 국내 M&A부터 착수했다. 2021년 12월 삼양홀딩스가 엔씨켐(반도체 포토레지스트(PR) 소재) 지분 60.27%(780억원), 씨티케미칼 지분 100%(150억원)를 인수했다. 반도체용 소재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투자다. 이듬해 엔씨켐이 씨티케미칼을 흡수합병했다. 엔씨켐은 지난해 삼양엔씨켐 상호를 바꾸고, 지난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198억원을 조달했다. 공모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섰다.
2023년에는 글로벌 M&A를 진행했다. 그해 12월 미국 퍼스널 케어용 계면활성제 제조사 버든트스페셜티솔루션스 경영권(3332억원)을 인수했다. 삼양홀딩스는 100% 자회사인 미국 지주사(Samyang Specialty Solutions)를 인수 주체로 세웠다. 계면활성제 사업 영역 확장과 글로벌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다.
삼양그룹은 차입을 늘려 버든트 인수대금으로 썼다. 2023년 말 삼양홀딩스 총차입금은 전년 말 대비 2291억원 증가한 1조5915억원이다. 2022년 말 30%였던 차입금의존도는 2023년 말 31%로 상승했다. 2023년 말 부채비율은 84%로 여전히 100% 아래다.
지난해 잉여현금흐름(FCF)과 유동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투입했다. 그해 말 삼양홀딩스 총차입금은 전년 말 대비 966억원 줄어든 1조4949억원이다. 차입금의존도는 28%로 내려갔다. 그해 FCF는 864억원이다. 기말 유동자금은 382억원 줄어든 9209억원이다.
올해는 차입을 일으켜 유동자금을 늘리는 재무 전략을 폈다. 올 3분기 말 삼양홀딩스 총차입금은 전년 말 대비 524억원 증가한 1조5484억원이다. 같은 기간 유동자금은 1406억원 증가한 1조615억원이다. 올 3분기 FCF 281억원도 유동성으로 쌓아뒀다. 올 3분기 말 차입금 의존도는 28%, 부채비율은 73%로 안정권이다.
현금 창출력을 유지해 차입금 상환 능력도 확보했다. 삼양홀딩스는 2022년부터 올 3분기까지 연 환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000억~2700억원 수준이다. 2023년 3배까지 상승했던 순차입금/EBITDA는 지난해 2.2배, 올 3분기 1.9배로 떨어졌다.
차입 규모가 커지면서 이자 지출은 늘었다. 2022년 338억원이었던 연간 이자비용은 2023년 474억원, 지난해 618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3분기 연 환산 이자비용은 604억원이다. 다만 현금 창출력은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올 3분기 연 환산 EBITDA(2549억원)는 이자비용을 4.2배 웃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