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난해 국내 각 기업은 적정 주가를 평가받겠다는 일념 하에 '기업가치제고계획' 일명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각 기업의 상황에 맞춰 운영, 재무전략부터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잇달아 내놨다. 하지만 현시점 기업별로 성과는 엇갈린다. 조기 달성에 성공해 새로운 목표를 제시한 곳이 있는 반면 예상치 못한 대내외 리스크로 달성이 요원한 곳들도 존재한다. 더벨은 관련된 각 기업의 핵심 지표가 밸류업 계획 발표 전후 어떻게 변했는지 또 약속한 주주환원은 얼마나 이행됐는지 점검해 본다.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제고계획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이나 주주환원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은행주와 달리 성장주라는 특성을 감안해 외형 확대와 수익성 제고를 중심으로 전략을 세웠다. 성장의 근본 동력을 고객 트래픽과 인게이지먼트(T&E)로 삼고 2030년까지 ROE(자기자본이익률)을 15%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카카오뱅크는 수신 경쟁력을 강화하며 2027년까지 3000만명의 고객수를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에는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나 고객 기반 확대가 수익성 제고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핵심 전략이던 Fee 앤 플랫폼 부문의 수익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고 규제로 인한 대출 성장 정체로 ROE(자기자본이익률)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고객수 2620만 달성…3000만 목표 가까이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제고계획은 다른 은행주들과는 달리 주주환원이 아닌 성장이 핵심이다. 타 시중은행과 비교해 성장 여력이 남아있는 만큼 외형 확대 및 수익성 제고에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특히 성장의 근본 동력인 T&E를 를 확대해 수익성을 높여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종합 금융플랫폼 도약을 통해 2030년까지 ROE(자기자본이익률) 15%를 달성하는 게 장기 목표다.
수신 기반 성장을 강화하는데에는 꾸준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말 수신잔액은 65조7000억원으로 전년말(55조원) 대비 19.5%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요구불 중심의 수신 성장이 지속되며 저원가성 예금 비중도 59%를 기록했다. 은행권 전체 평균(39%) 대비 20%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비용효율적인 조달 구조를 갖추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시그니처 상품인 모임통장에 더해 락인 효과를 유도할 수 있는 수신 상품을 새로 출시하고 있다. 지난 9월 출시한 우리아이서비스도 미성년자 고객과 부모의 동시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으로 출시 한달 만에 이용자수가 10만명을 넘었다. 카카오뱅크는 통장 및 적금을 시작으로 펀드 등 다양한 금융 상품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2027년까지 타깃한 고객 수 달성 목표에도 가까워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밸류업 계획을 통해 중장기 적으로 고객수 3000만명 확보, MAU는 250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 3분기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고객수는 2620만명, MAU는 2000만명을 돌파했다. 전년말(2490만명, 1890만명) 대비 각각 5.2%, 5.8% 증가한 수치다.
◇ROE 분기별 하락세 이어지며 주가도 정체 밸류업에서 발표한 중장기 전략 중 하나는 비이자수익 성장이다. 카카오뱅크는 2027년까지 피앤플랫폼 수익의 연평균 성장률 타깃을 20%로 정했다. 대출비교서비스 및 투자, 광고 플랫폼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해 이자수익 외에도 수익기반을 만들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올 한 해 피앤플랫폼 수익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3분기 누적 수익은 2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성장에 그쳤다. 체크카드 관련 가맹점 수수료 인하 영향, 정부 규제로 인한 대출비교서비스 등 수요 감소 등의 영향이다. 같은 기간 고객 기반이 확대됐음에도 외부 요인으로 인해 수익성 증가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여신 성장에도 정체되면서 ROE도 하락세가 나타났다. 올해 카카오뱅크의 ROE는 1분기 8.54%로 고점을 찍었다가 2분기 8.09%, 3분기 7.57%를 기록하며 수치가 떨어지고 있다. 확대된 수신 잔액을 기반으로 투자운용 확대에 힘썼지만 줄어든 이자이익을 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성장 정체가 이어지며 주가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11일 종가 기준 카카오뱅크 주가는 2만1450원으로 전년말(2만1050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월 태국 가상은행 인가 획득 및 스테이블 코인 관련 기대감으로 장중 3만875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