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경기 침체와 대규모 투자 집행에도 지난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명품 소비와 외국인 매출이 백화점 성장을 이끌었고, 면세점 적자 축소와 자회사 구조 재편도 본격화됐다. ㈜신세계는 개선된 실적을 발판으로 배당 확대와 자기주식 소각을 병행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에 나선다.
◇4Q 백화점 큰폭 성장...명품·외국인이 실적 견인 ㈜신세계는 지난해 연결기준 총매출 12조77억원, 영업이익 4800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고 영업이익은 0.6% 늘었다.
실적 개선의 키는 4분기였다. ㈜신세계의 4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3조4196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6.5% 늘어난 172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1~3분기에는 투자비 집행으로 이익 개선폭이 크지 않았으나 4분기에 백화점을 중심으로 그간의 투자가 결실을 맺으면서 이익이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핵심 사업인 백화점 부문은 지난해 연간 매출 7조4037억원, 영업이익 4061억원을 기록해 성장을 견인했다. 이는 대전·대구·광주 신세계백화점 실적까지 합산한 수치다. 명품과 하이주얼리, 럭셔리 워치 판매 호조에 외국인 매출 비중 확대까지 겹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실제로 작년 4분기 기준 외국인 매출 비중은 5.7%로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점포별로는 신세계 강남점이 연매출 3조6720억원을 기록해 확고한 1위 자리를 굳혔다. 센텀시티점 매출은 2조2640억원으로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매출 3위를 유지했다.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점(대전)은 매출 1조410억원을 달성, 개점 후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면세점 사업(신세계DF)은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연매출은 2조30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9% 늘었고 영업손실은 74억원으로 축소됐다. 2024년 영업손실은 374억원이었다. 공항점 철수 등 수익성 중심 운영 전략이 본격화하면서 손익 구조가 개선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신세계DF는 오는 4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DF2 구역(화장품·향수·주류·담배)에서 철수한다. 2023년 객당 단가 기준의 임대료 산정 방식이 고환율 및 구매력 저하 상황과 맞물려 수익성에 부담이 커지자, 회사는 지난해 말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했다. 대신 신세계DF는 시내점과 DF4 구역에 집중해 수익성을 더욱 높인다는 복안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 패션과 수입 화장품 부문의 선전에도 실적이 다소 주춤했다. 국내 패션 소비 둔화와 자주 사업 부문 양수도 과정에서 발생한 회계적 손실 등의 영향이다. 지난해 연매출은 1조1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11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자주 사업을 포함했을 경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억원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중장기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비효율 브랜드 정리와 함께 해외 패션·수입 코스메틱 등 수익성이 검증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이다. 회사는 올해 패션·코스메틱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M&A와 지분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까사도 주택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아 연매출은 2470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50억원을 기록했다. 입주 물량 감소로 가구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물류·매장 운영 부담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까사도 비용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판매관리비 절감과 유통 구조 개선을 통해 손익 개선 여지를 키우고 그룹 내 유통·라이프스타일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2025년 결산 배당 5200원, 밸류업 계획 2년 앞당겨 ㈜신세계는 2025년 결산 배당금을 전년 대비 16% 상향한 주당 52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회사가 제시했던 밸류업 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 달성한 것이다. ㈜신세계는 앞서 주당 배당금을 최소 4000원으로 하고, 2027년까지 이를 5200원으로 끌어올린다고 밝혔다.
자기주식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도 속도를 낸다. ㈜신세계는 지난해 상반기 20만주의 자기주식을 소각한 데 이어 올해 추가로 20만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2.1%)를 소각할 예정이다. 배당 확대와 자기주식 소각이라는 투트랙으로 주주 수익률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회사는 주주들의 현금흐름 개선을 돕기 위해 분기 배당 도입도 적극 검토 중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지속적인 자기주식 소각과 배당 확대를 통해 주주 환원 정책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